제네바 평화회담 중 반군 대표 알 주비 위원장 주장…부대명 ‘철마 1’ ‘철마 7’
  • 시리아의 알 아사드 독재정권은 내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김일성 공원'을 건설하는 등 북한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수 차례 과시했다. ⓒ2015년 8월 '알 자지라' 영문판 보도 캡쳐
    ▲ 시리아의 알 아사드 독재정권은 내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김일성 공원'을 건설하는 등 북한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수 차례 과시했다. ⓒ2015년 8월 '알 자지라' 영문판 보도 캡쳐

    2011년 4월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5만 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백만 명의 난민을 일으킨 참사로,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과 반군, 테러조직 ‘알 누스라 전선’과 이들을 돕는 ‘대쉬(ISIS)’가 개입하면서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 중이다.

    이런 시리아 내전에 북한군이 오래 전부터 파병돼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시리아 평화회담에서, 반군 대표단인 ‘고위협상위원회(HNC)’의 아사드 알 주비 위원장이 “북한군 2개 부대가 알 아사드 정권 편에 서서 국제연합군의 지원을 받는 반군과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은 러시아 타스 통신, 스푸트니크 뉴스 등이 모두 확인했다.

    아사드 알 주비 위원장은 유엔 중재로 열리고 있는 시리아 평화회담에서 현재 내전에 참전한 외국 병력을 설명하면서, 북한군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있다며 “북한군 부대 이름은 ‘철마 1’과 ‘철마 7’로, 반군에게는 치명적으로 위험하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러시아 언론들은 전했다.

    아사드 알 주비 위원장의 주장이 러시아 언론을 통해 세계로 전해지자, “북한군이 시리아 내전에 개입했다”는 과거 군사전문가들의 주장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북한군이 2013년 8월 자국 국민을 대상으로 화학무기를 사용, 수천여 명을 학살한 사건에도 북한군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2013년 11월에는 시리아 야권 인사인 ‘부르한 갈리운’ 시리아국민위원회 초대 의장이 “북한군 조종사들이 시리아 정부군에 파병돼 반군 공습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기에 군사전문가 ‘알렉산더 만수로프’는 美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북한 김정은 정권은 왜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을 구하려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 외무성은 자신들이 알 아사드 정권을 도와 시리아 내전에 참전한 적이 없다고 강변하지만 그 행간은 다르게 나타난다”면서 김정은 집단이 알 아사드 독재정권을 돕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2014년 10월에는 前DIA 선임 정보분석관이었던 ‘브루스 벡톨 美앤젤로大 교수가 “2012년 초부터 2년 동안 북한이 시리아에 수출하는 화학무기 양이 증가했다”면서 “북한이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에 화학전 기술과 훈련을 가르칠 군사고문관을 파견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해외 군사전문가들이 시리아 내전에 북한군이 참전했을 가능성과 알 아사드 정권이 자국민에게 화학무기 공격을 가하는데 북한군이 개입했을 개연성을 크게 보는 이유는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북한-시리아-이라크 간의 무기개발 커넥션 때문이다.

    실제 2013년 4월 터키 정부가 북한을 출발해 시리아로 향하던 리비아 선적 화물선을 검문 검색, 배에서 북한제 소총, 권총 각 1,400정, 탄약 3만 발, 방독면 수백 개를 발견해 압수한 사실은 유명하다.

    일각에서는 2011년 4월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 국제 사회의 제재 때문에 결국에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핵개발 포기에 합의한 이란 등을 거론하며, “이제 그런 커넥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하지만 북한이 시리아에 무기를 수출하고 용병을 보내고, 이란과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공유한다는 것은 주요 강대국에서는 이미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게다가 김정은이 집권한 뒤부터 ‘외화벌이 사업’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 월 5,000달러 이상을 지급한다고 알려진 ‘시리아 용병’은 탐나는 외화벌이가 될 것이라는 주장, 2015년 8월, 알 아사드 정권이 '김일성 공원'을 만들었다는 외신들의 보도도 이에 힘을 보탠다.

    만약 러시아 언론들이 보도한, 아사드 알 주비 위원장의 주장과 함께 북한 김정은 집단이 알 아사드 독재 정권을 도와 민간인 학살에 개입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 문제는 또 다른 대북제재의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