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양강도 삼수군 포성역 김일성 초상화 밑에 김정은 욕설 먹물로 적은 삐라 발견
  • ▲ '나보고 개새끼라고 한 게 이 놈들 중에 하나 아니야?' 최근 북한 곳곳에서 '김정은 개새끼'라고 적힌 삐라가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나보고 개새끼라고 한 게 이 놈들 중에 하나 아니야?' 최근 북한 곳곳에서 '김정은 개새끼'라고 적힌 삐라가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자칭 최고존엄’ 김정은의 끝없는 삽질에 북한 주민들도 꽤나 짜증을 느끼는 모양이다. 최근에는 한 기차역에서 김일성 초상화 밑에 ‘김정은 개새끼’라고 쓴 ‘삐라(전단지)’가 발견돼 당국이 ‘필적 조사’를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2일 보도했다.

    문제의 ‘김정은 개새끼 삐라 사건’은 평양을 오가는 급행열차가 다니는 양강도 삼수군 포성역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지난 1월 1일 먹물로 ‘김정은 개새끼’라고 쓴 삐라가 발견되자 난리가 났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은 “삐라는 평양을 오가는 급행열차가 지나는 역의 김일성 초상화 밑에 붙여졌다”며 “지난 1월 1일 발견 뒤 지금까지도 필체조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소식통은 “당시 신년 행사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동원됐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소식이 퍼졌다”면서 “설날에 발견된 낙서는 먹물로 ‘김정은 개새끼’라고 쓰여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소식통은 “지난 1월 3일 김정은의 신년사 과제를 관철하기 위한 주민결의모임이 포성문화회관에서 있었는데, 모임에 온 1,000여 명의 주민들은 신년사에는 관심이 없고 하나 같이 발견된 삐라 내용에 대해 웅성거리는 분위기였다”면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 결의모임이 오히려 김정은 비하 낙서를 주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개새끼’가 적힌 전단지가 발견된 포성역은 1991년 금광개발로 포성 노동자 지구가 생기면서 개통한 곳으로, 인근 삼수천 기슭에는 주택, 포성중학교, 문화회관, 병원, 상점 등을 갖춘 마을이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의 다른 소식통은 “겨울방학을 맞아 고향에 온 대학생들과 설을 쇠러 온 친척들을 통해 ‘김정은 개새끼’ 삐라 내용이 전국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면서 “여기다 온갖 해괴한 소문까지 덧붙여지는 바람에 김정은 우상화 작업은 진창에 빠져 버린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삐라 사건이 포성역에서만 발생한 게 아니다”라는 놀라운 사실도 전했다. 최근 평양, 사리원, 평성, 함흥, 청진 일대에서도 ‘김정은 개새끼’라고 적힌 삐라 사건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해당 지역에서 사법당국의 철저한 필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소식통은 “포성역의 농장, 광산 노동자 지구에 거주하는 주민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석 달째 필적 조사를 진행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면서 “설날 ‘김정은 개새끼’ 삐라 사건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대로라면, 현재 북한 당국은 ‘김정은 개새끼’라며 ‘최고존엄’을 모욕한 사람을 찾기 위해 수만 명의 주민들에게 필적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한국 네티즌들은 “그럼, 북한 당국이 혹시 수만 명의 주민들에게 ‘김정은 개새끼 써봐’라고 명령하는 것 아니냐”며 “그게 오히려 ‘자칭 최고존엄’을 능욕하는 것 같다”며 실소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