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지상욱 경선 승리… 더민주는 용산 희망했던 이지수 '돌려막기'
  •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열린 정호준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마친 뒤 정호준 의원과 손을 맞잡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열린 정호준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마친 뒤 정호준 의원과 손을 맞잡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정씨 3대 14선의 아성' 서울 중·성동을에 새누리당이 지상욱 후보, 더불어민주당이 이지수 후보를 공천함에 따라 3당의 대진표가 완성된 가운데, 수성(守城)을 노리는 정호준 의원은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통해 세몰이에 나섰다.

    서울 중·성동을 지역구의 전신인 서울 중구는 2대 총선에서 정호준 의원의 조부 정일형 박사가 당선된 이래 정일형 박사가 8선, 정대철 상임고문이 5선의 기록을 세웠다. 정호준 의원의 초선까지 3대에 걸쳐 14선을 기록한 아성이라, 새누리당 지상욱 후보 등 거대 양당 후보의 거센 도전에 정호준 의원이 어떻게 맞설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중·성동을의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경선 결과, 미국 스탠퍼드대와 일본 도쿄대에서 각각 토목공학과 건축공학 석·박사 과정을 밟은 '도시공학 전문가' 지상욱 후보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행 예비후보를 꺾고 새누리당 후보로 결정됐다. 지상욱 후보는 탤런트 심은하 씨의 남편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더민주는 전날 이지수 전 좋은기업지배연구소 연구위원을 서울 중·성동을에 공천했다.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센터 실행위원을 맡았던 이지수 전 연구위원은 이른바 '경제민주화' 전문가로 지난달 15일 영입된 '영입 인사'다.

    이지수 전 연구위원은 당초 서울 용산 출마를 희망했으나, 더민주에 진영 의원이 영입됨에 따라 급히 중·성동을로 출마 지역구를 바꾸게 됐다. 정치권 내외에서 '돌려막기'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맞서 지역구 수성을 노리는 국민의당 정호준 의원은 21일 서울 신당동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세몰이에 나섰다. 개소식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이상돈 선거대책위원장, 문병호 정치혁신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했고, 천정배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박주선 최고위원, 박지원 의원은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개소식 축사를 통해 양당 체제를 맹비난하며 정호준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그는 "기득권 양당은 못해도 1등하고 더 못하면 2등을 하기 때문에 게으르고 대한민국 문제 해결에 관심이 없다"며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이 국민의당을 뽑아줘서 3당 체제가 마련되면 그 때부터 대한민국이 바뀌기 시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우리 정호준 의원은 소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초선(初選)인데 의정활동을 정말로 성실히 했다"고 선거사무소 벽에 붙어 있는 여러 사진들을 가리키며 "여기 있는 사진들은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정말로 많은 일을 했다"고 추어올렸다.

    나아가 "얼마나 평판이 좋은지 의원들 사이에서도 가장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로 알려져 있다"며 "정말로 의젓해서 나이든 다선(多選)들도 상의할 수 있는 보석 같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극찬을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정호준 의원은 "요즘 최근에 인사드리며 제일 많이 듣는 이야기가 '그러기에 아빠를 왜 안 따라갔느냐'"라며 해명에 나섰다.

    정호준 의원은 "청년위원장으로서 전국 청년들이 뽑아준 대표성 있는 자리에 있었지만 도저히 그 정당에는 희망이 없었다"며 "청년위에서 비례대표 2석을 추천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바꿨지만 모든 공천이 민주적으로 되지 못했다"고 더민주와 김종인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당은 필요 없다"고 '사형 선고'를 내리며 "안철수 대표는 반드시 이 양당의 잘못된 구조를 바꿀 리더가 될 것"이라고 자신에 대한 안철수 대표의 극찬에 화답했다.

    한편 이날 정호준 의원의 인사말에서 언급된 '아빠' 정대철 고문은 선거사무소에 있는 건물 1층 출입구에 서서 드나드는 유권자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등 '아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