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對北전략

    주적이 없는 군사전략은 전략적 넌센스입니다.
    (A Military Strategy without a specified enemy is a strategic nonsense)
    주적이 없는 전략은 전 세계와 싸우겠다는 전략 혹은
    아무와도 싸우지 않겠다는 전략이 되는 것입니다.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블로그)     
      


  • ○  최근 북한핵무장화와 미사일 발사 문제에 응징의 일환으로 개성공단 잠정 폐쇄에 대해 어떤 변호사가 분노하면서 쓴 글을 보았습니다.
    그는 “ 북한 핵을 못 막은 것은 미국인데 한국이 경제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미국과 중국이 북한 핵을
    막지 못한 탓에 우리만 골탕을 먹고 있다는 식으로 말 합니다.

    ​그들은 미국과 중국이 북한 핵을 우선적으로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인 모양인데 왜 미국과 중국이 북한 핵을 우리보다 우선적으로 막아야 합니까?
    북한 핵은 우리에게 직접적이고 실존적인 위협(existential threat)이지만
    미국과 중국도 북한 핵을 우리처럼 생존에 관한 위협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말입니까?
    이 사람들은 북한이 말하는 것처럼 “북한 핵은 한국을 지켜주는 것” 으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인식과 상황판단은 국가전략에 대한 무지와 왜곡된 가치관 그리고 무엇보다 누가 적인지 조차도 구분하지 못한데서 비롯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도 한때 주적이 없다고 주장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주적이 없는데 어떻게 올바른 국가전략을 수립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주적이 없는 군사전략은 전략적 넌센스입니다.
    (A Military Strategy without a specified enemy is a strategic nonsense)
    주적이 없는 전략은 전 세계와 싸우겠다는 전략 혹은 아무와도 싸우지 않겠다는 전략이 되는 것입니다. 국가전략을 위해서는 반드시 명확한 주적을 설정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전략적 동반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으로는 좋은 협력대상국으로 고려될 수 있지만, 국가전략 특히 안보전략차원에선
    전혀 타당하지도 않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대전략은 통일을 이룩하고 강한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통일과 강대국이 되는 것을 전혀 찬성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두 나라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가 된다는 말입니까?

    ​미국과 중국이 싸울 때 우리가 균형적 전략을 추구한다고 말 한 적도 있었는데.
    도무지 말이 안 될 뿐 아니라 실현되면 절대 안 될 위험 한 말이었습니다.

    우리와 미국은 동맹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나라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있는 나라가 될 수 있으며 두 나라가 충돌 할 때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습니까?
    그런 역할을 하고 싶으면 먼저 한미동맹부터 폐기 처분 해야 할 일입니다. 
    전략적으로 미중에 끼어있다는 생각은 아주 잘못된 생각 입니다.
    균형자 역할을 하려면 우리가 비동맹국가가 되어야 합니다.
    아무와도 동맹을 맺지 않은 나라만이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통일을 위한 대한민국의 대북 통일 정책은 정부가 바뀔 적마다 이런저런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목적과 방법을 분명하게 밝힌 통일 정책은 이승만 정부와 박정희 정부의
    “북진통일,” “멸공 통일” 정도 외에는 없었습니다.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통일의 주체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대한민국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었고, 통일의 방법은 궁극적으로 북한의 체제를 제거함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명기하고 있었습니다. 북진 혹은 멸공을 통해 북한의 체제를 대한민국 체제로 바꾸는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는 의미에서 모든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올바르고 이해하기 쉬운 통일 정책이었습니다.

    ​두 개의 체제가 평화적으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하나가 망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건강한 두 체제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예외 없이 전쟁이라는 수단이 동원되었다는 것이 분열과 통합에 관한 국제정치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다 아는 역사의 진리입니다.

    박정희 정부는 북한과 전쟁을 통한 통일을 수단으로서 제외하고 대신 ‘평화 통일’을 목표로 삼게 되었습니다. 멸공 통일이 ‘승공 통일’로 바뀐 것인데 그것은 북한의 패배와 몰락을 전제로 하는
    통일 방안이었고 대한민국이 공산주의를 압도하고 승리하는 것을 전제로 했었습니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 이후 대한민국 역대 정권들은 보통사람은 아무리 읽어도 이해하기 용이치 않은 온갖 통일방법을 제시 했었습니다.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등등) 그것들은 통일을 지향하는 것이기 보다 오히려 ‘분단을 관리’하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북한이 함께 공존하자는 것과 통일을 이루자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2.16 국회연설은 국가안보상 절박한 위기에 이른 대한민국이 북한에게 더 이상 핵개발을 위해 전용 될 수 있는 일체의 지원을 끊고, 더 나아가 북한 정권을 Regime Change 함으로써 안보 문제를 해결하고 통일문제에 접근하겠다는 Paradigm Shift 라 말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 선언이었습니다. 수십 년 만에 다시 접하게 된 진짜 통일 정책이라고 말해도 되겠습니다. 목표가 설정 되었으니 이를 달성할 전략이 요구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을 변화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변화는 북한의 급소인 김정은 정권의 레짐 체인지를 통해 가능합니다.
    북한의 급소는 북한의 군사력도 아니고 북한의 주민들도 아니며 북한의 공장이나 산업체들이
    아닙니다. 모든 독재국가들의 경우 독재가 그 자신이 그 나라의 급소이며,
    미국은 2000년대 이후 급소 타격작전을 성공적으로 실행 해 오고 있습니다.
    미국은 새로운 전략에 따라 후세인, 가다피, 오사마 빈 라덴 등을 차례차례 제거했습니다.
    다음은 누구인가? 아마도 북한의 김정은 일 것입니다.

    김정은 정권의 레짐 체인지를 위해서는 한미연합작전이 중요하며, 심리전과 군사작전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가장 좋은 방안은 독재자 차우세스크가 자국 루마니아 국민들에 의해 제거된 것처럼 북한주민들에 의한 김정은 정권 제거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북한 저원과 북한 주민을 갈라놓는 전략, 김정은 정권을 지탱하는 지휘부를 균열 시키는 전략을 감행해야 합니다.

    ○ 그동안 국가전략의 관점에서 친구가 누구인지, 적이 누구인지, 국제적으로 누구와 친하고,
    누구와 대결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혼돈스론 모습을 보였던 것은 잘 못이며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국가전략차원에서 다루어야 할 THAAD 배치에 대한 찬반여부를 보통국민에게 묻거나, 여론에 의해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잘 못된 접근방법입니다. 국가안보는 국가안보 상황과 전략을 충븐히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가 다루어야 할 문제입니다.

    처칠은 국민들에게 평화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피와 땀과 눈물을 요구 했습니다.
    국가안보를 위해서 지도자는 국민에게 피와 땀을 요구하고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고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

    국가전략과 정책의 전문가들은 지도자가 훌륭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좋은 아이디어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이춘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