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관악을 지역 유권자로 선거인단 구성… 정책토론·질의응답 거쳐 선출
  • ▲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가 18일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열리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가 18일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열리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논란에 휩싸였던 국민의당 서울 관악을 공천이 숙의선거인단 경선에 따라 이뤄지게 됐다. 김희철 전 의원, 이행자 전 서울시의원, 박왕규 후보 중에서 100% 관악을 지역 유권자로 구성된 선거인단 경선을 통해 새누리당 오신환 의원,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후보와 겨룰 후보자가 선출된다.

    국민의당 최원식 수석대변인은 18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5차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5차 공천에 따라, 부산 연제구에 김형기 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이 단수공천되는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구 공천이 마무리됐다.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해 관심의 초점이 됐던 서울 관악을은 김희철 전 의원, 이행자 전 서울시의원, 박왕규 후보 간의 숙의선거인단 경선 방식으로 공천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인천 계양갑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끝내 의결을 하지 못하고,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간의 '결단'을 통해 마무리짓기로 했다.

    인천 계양갑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보좌관 출신인 이수봉 예비후보와 지역구 의원인 신학용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이도형 예비후보가 공천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당초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에서 고득점을 한 이수봉 후보의 단수공천이 우려됐으나, 신학용 의원은 물론 인천 지역구의 문병호·최원식 의원도 반발해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최원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안철수·천정배) 두 분 대표도 (이수봉·이도형 후보 간의) 점수 차이를 알고 있는 것 같더라"며 "그런 점과 그쪽 선거 지형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결정하는 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관악을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지역구에서 민선 2~3기 구청장과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희철 전 의원과,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서울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8~9대 서울시의원을 지낸 이행자 전 시의원, 지난 2012년 안철수 대표의 대선캠프 '진심캠프'의 대외협력실 부실장을 지낸 박왕규 후보 3자가 대결하는 가운데, 면접에서 박왕규 후보가 고득점을 받아 논란이 됐었다.

    당초 박왕규 후보를 단수공천하는 방안이 추진되다가 지역사회에서 반발이 일자 '면접 50% + 여론조사 50%'로 방침이 변경됐다. 그러나 이미 면접 점수가 다 나와 있는 상황에서 이 역시도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중앙당에서 학계와 시민사회단체·직능단체 등으로부터 절반의 선거인단을 지명하는 숙의배심원단 경선 역시 특정 후보를 사천(私薦)하기 위한 '짬짜미'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배제됐다.

    결국 해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가 당헌·당규에 경선 방식의 하나로 규정돼 있는 숙의선거인단 경선 실시로 탈출구를 찾게 됐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 당헌·당규에는 △여론조사 △당원투표 △숙의선거인단 경선 △숙의배심원단 경선의 네 가지 경선 방식이 규정돼 있다. 그 중 당원투표 방식 경선은 신당이라 진행할 수가 없고, 현재 광주광역시는 숙의배심원단, 광주 외 지역은 여론조사로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 이 와중에 서울 관악을만 숙의선거인단 방식으로 경선이 진행되게 된 것이다.

    서울 관악을에 적용되는 숙의선거인단 경선은 관악을 지역 유권자 100%로 선거인단을 구성한다. △지역 유권자 50% △학계 20% △시민사회단체 15% △직능단체 15%로, 중앙당 지정 선거인단이 절반에 달하는 숙의배심원단 경선 방식과는 다르다.

    선거인단이 100% 지역 유권자로 구성되므로 지역 표심을 반영할 수 있는 반면 정책토론·질의응답과 분과별 토론을 거쳐 선거인단 투표에 돌입하므로 종래 인지도에만 좌우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공관위 면접에서는 박왕규 후보가 최고 점수를 받아 계파 면접 논란이 있었는데, 순수 지역 유권자로만 구성된 숙의선거인단 경선에서도 박왕규 후보가 선출된다면 토론·질의 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뜻이므로 모두가 깨끗이 승복해야 할 것"이라며 "지역 기반이 탄탄한 김희철 전 의원이나 이행자 전 시의원이 선출된다면, 그 또한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 강한 후보를 지역주민이 선택한 것이므로 이 또한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로서 표류를 거듭하던 국민의당 서울 관악을 공천은 그나마 남아 있는 선택지 중 최선의 해법을 찾았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의 공천 혼란에 따른 '이삭줍기'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등 탄력을 받기 시작한 국민의당이 스스로의 공천 혼란을 잘 수습한다면 좋은 여건에서 총선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관악을 숙의선거인단 경선 실시에 따른 선거인단 모집은 21~22일 사이에 안심번호에 따른 휴대전화 모집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관악구 난곡동·난향동·대학동·미성동·삼성동·서림동·서원동·신사동·신원동·조원동 등 관악을 거주 유권자에게만 선거인단 참여 자격이 있으며, 국민의당 지지층이나 무당층을 대상으로 모집한다.

    경선은 23일 저녁 7시부터 제이타워웨딩홀에서 진행된다. 정견발표와 질의응답·후보자간 상호 질의응답, 소그룹 토의와 종합 질의응답의 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총 소요 시간은 4시간 정도 걸려 당일 저녁 11시에 결과가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