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통과 후 ‘선박자동식별장치’ 끄고 운항한 듯
  • ▲ '미국의 소리' 방송은 "17일 새벽부터 북한 선박 29척이 남포항 일대에 출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남포항 입구에 정박한 '미림'호 정보. ⓒ마린트래픽 닷컴 검색결과 캡쳐
    ▲ '미국의 소리' 방송은 "17일 새벽부터 북한 선박 29척이 남포항 일대에 출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남포항 입구에 정박한 '미림'호 정보. ⓒ마린트래픽 닷컴 검색결과 캡쳐

    지난 2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가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후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북한 선박들이 남포항에서 일제히 모습을 드러냈다고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는 “지난 16일 선박의 위치 기록 등을 보여주는 민간 웹사이트 ‘마린 트래픽’을 분석한 결과, 현지 시간 17일 오전 1시 현재 남포 항 주변에 선박 29척이 정박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미국의 소리’ 측은 “지난 1월 이후 지금까지 북한 선박을 추적했지만,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남포 항에는 많아야 1~2척의 선박만 포착됐었다”면서 “하지만 현재는 남포 서쪽 해안가에 19척, 대동강과 서해가 만나는 지점에 3척, 대동강 안쪽 대안군 앞에 7척의 선박이 ‘선박자동식별장치’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남포 항 인근에 정박한 북한 선박들 가운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후 며칠 동안 위치 파악이 안 됐던 ‘미림’호, ‘회령’호, ‘세보’호 등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속 선박들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선박들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2270호에 따른 제재 대상이다.

    ‘미국의 소리’는 이처럼 북한 선박들이 갑자기 나타난 이유를 북한의 평소 행태 때문이라고 봤다. 북한 선박은 수시로 ‘선박자동식별장치’를 끄고, 북한 항만 또한 ‘선박자동식별장치’의 수신 장치를 잘 켜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소리’는 남포항에 있는 북한 선박 29척의 편의치적 국적도 밝혔다. 이 가운데 13척은 북한 국적이지만, 캄보디아, 시에라리온 각각 5척, 토고 3척, 타이완, 키리바시, 몽골 선적으로 위장한 선박도 각각 1척씩이라고 한다.

    ‘미국의 소리’ 측은 “이 선박들 가운데 11척의 움직임이 확인됐다”면서 6척은 남포 항 쪽으로 이동 중이고, 5척은 북한을 떠나 서해상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보도에 따르면, 유엔 대북제재 대상에 올라 입항이 금지된 선박 31척 가운데 북한이 아닌 지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북한 선박은 中란샨 항 앞바다에 떠 있는 ‘그랜드 카로’호, 홍콩 앞바다에 있는 ‘골드스파 3호’,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1km 앞바다에 있는 ‘희천’호, 그리고 우리나라 서해상에서 남쪽으로 향하고 있는 ‘오리온 스타’호 등 4척이라고 한다.

    남포 항 외에 청진, 나선, 원산 등 다른 북한 항구에는 한 척의 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보도한 것처럼 북한 김정은 집단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선박자동식별장치’를 끄고 운항을 하고 있어, 대북제재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이와는 별도로 제대 대상이 된 북한 선박을 찾을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