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시일 내에 핵탄두 폭발 시험, 여러 종류의 탄도 미사일 시험 단행” 지시도
  • 2005년을 끝으로 모두 폐기된 美ICBM '피스키퍼'에 장착되는 핵탄두 재돌입체(핵폭탄 W87 내장)의 모습. 원뿔형인 이유는 대기권 재돌입 시 마찰열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한 것이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美국방부
    ▲ 2005년을 끝으로 모두 폐기된 美ICBM '피스키퍼'에 장착되는 핵탄두 재돌입체(핵폭탄 W87 내장)의 모습. 원뿔형인 이유는 대기권 재돌입 시 마찰열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한 것이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美국방부

    김정은이 이번에는 대륙간 탄도탄의 ‘탄두 재돌입체 기술’을 자력으로 확보했다고 선전하기 시작했다.

    15일 北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이 자리에서 “군사대국들이라고 자처하는 몇 개 나라만 보유하고 있는 대기권 재돌입 기술을 자력자강으로 당당히 확보함으로써 커다란 전진을 이룩했다”고 기뻐하며, “빠른 시일 내에 핵탄두 폭발 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北‘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자력 개발’했다고 주장한 탄도 미사일의 대기권 재돌입체 기술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北‘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개발했다는 탄두 재돌입체는 실제 핵탄두가 대기권으로 재돌입할 때 일어나는 열보다 5배가 넘는 열 속에서도 안전했다면서, “대기권 재돌입 시 공기 역학적인 가열로 생기는 높은 압력과 열 흐름 환경 속에서 첨두(尖頭)의 침식 깊이와 내면온도를 측정해 개발된 열 보호 재료들의 열역학적 구조 안전성을 확증했으며, 시험 결과는 모든 기술적 지표들을 만족시켰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보고 받은 뒤 “핵공격 능력의 믿음성(신뢰)을 보다 높이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핵탄두 폭발 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단행하라”며 “해당 부문은 이를 위해 사전 준비를 빈틈없이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北‘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핵탄두 재돌입 기술 개발에 큰 만족감을 표시하며 “더 많은 미사일을 개발, 생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이런 주장에 대해 한국 국방부 등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핵탄두 재돌입 기술을 자체 개발했을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北‘조선중앙통신’이 전한 “대기권 재돌입 환경 때보다 5배 높은 열에도 견뎠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 핵탄두나 우주선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표면 온도는 1,000℃를 넘고, 일부분은 2,000℃를 넘는데,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무려 1만℃를 견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현재 그런 물질은 존재하지 않는다. 참고로 다이아몬드, 탄소 또한 3,500℃에서는 기화한다.

  • 美대륙간 탄도탄(ICBM) '피스키퍼'의 MIRV 발사 시험 장면. ⓒ위키피디아 공개 사진-美국방부
    ▲ 美대륙간 탄도탄(ICBM) '피스키퍼'의 MIRV 발사 시험 장면. ⓒ위키피디아 공개 사진-美국방부

    그러나 다른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가능하다. 90년대 북한이 소련 해체 당시 수많은 무기와 관련 기술을 입수했다는 점을 떠올려 볼 때 舊소련제 핵탄두를 가져온 뒤 20년 동안 다양한 실험을 거쳐 원시적인 수준의 ‘핵탄두 재돌입체 기술’을 얻었을 가능성은 낮지 않다.

    이렇게 재돌입 기술의 복제에 성공한 북한 김정은 집단이 특유의 과장법을 사용해 대남협박을 하는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