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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어머니들 "우리 아이에게 '친일인명사전' 안될 말"

정치편향성 논란 '친일인명사전', 시민단체 반발 이어져

유경표, 정성화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16-03-09 12:34 | 수정 2016-03-09 12:57

▲ 자유민학부모연합이 8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서울교육청과 서울시의회의 친일인명사전 배포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치가 떨려 이 자리에 나왔다. 안익태 선생님이나 박정희 대통령을 왜 친일파로 모는가. 김일성과 김정일에 속아 산 것도 억울하고 치가 떨리는데 남한까지 와서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가르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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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평생 북한 김정은 정권 하에서 살아오다 수년 전 탈북해 자녀들과 대한민국에서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김 모(여ㆍ59)씨. 그는 ‘친일인명사전’을 만든 ‘민족문제연구소’가 어떤 곳인지를 알게된 후, 분노를 참기 어려웠다며 상기된 얼굴로 기자에게 말했다. 

탈북민여성단체 자유민학부모연합은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인명사전 강제 배포 중단’,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사퇴 등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탈북 여성들은 “친북ㆍ좌파 인사들의 경우, 선대가 친일행위를 저지른 기록이 명백히 남아있음에도, 친일인명사전에는 빠져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발전시킨 분들은 친일파로 매도하고, 북한쪽 권력자들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있다”며 친일인명사전이 가진 정치 편향성을 지적했다. 

자유민학부모연합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김문수 위원장을 비롯한 서울시의회 야당 소속 교육위원들이 친일인명사전 비치를 거부하는 학교장들에게 시의회 출석을 요구해 반발을 샀다”며 “시의원들이 감히 유권자의 의사도 묻지 않고 직권남용으로 강요하는 ‘친일인명사전’을 우리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고 규탄했다. 

나아가 “교육현장에 배포되는 자료라면, 정치편향성 논란이 없는 객관적 자료여야 한다”며 “임의적인 잣대로 누구는 ‘친일파’로 매도, 다른 누구는 ‘면죄부’를 주는 편파적 자료를 소중한 우리 아이들에게 강제로 읽으라고 한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미화 자유민학부모연합 대표.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친일인명사전 보급’의 목적이 ‘친일청산교육 활성화’라고는 하지만, 친일인명사전 편찬 기준 및 연구진의 좌 편향성 등, 뚜렷한 내재적 한계를 안고 있는 책자를 공인된 자료인양 인식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반론이 적지 않다.

친일인명사전을 만든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 국민공청회 기조발제문’은, 이곳 구성원들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를 의심케 할 만큼 충분히 ‘친북’적이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위 발제문을 통해 밝힌, 친일인명사전 편찬의 기준 자료를 보면, ▲<조선인민공화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 소집요강>(1946) ▲<조선민주주의민족전선의 친일파 규정>(1946) ▲<조선민주주의민족전선의 지방선거 행동강령 중 친일파 규정>(1947) ▲<조선민주주의민족전선의 미소공위 공동결의 6호 답신안>(1947) ▲<북조선노동당의 미소공위 공동결의6호 답신안>(1947) 등, 북한과 남한 내 공산주의자들이 만든 문건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유독 눈에 많이 띄는 <조선민주주의민족전선>은, 박헌영이 주도한 <조선공산당>, 연안파의 지도를 받은 백남훈의 <조선신민당 남한지부>, 여운형 주도의 <조선인민당> 등 40여개의 남한 내 좌익세력이 우파진영에 대항해 만든, 범 좌파 단체다.이런 자료들의 존재는, 친일민족사전이 그 태생부터 ‘친북적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는 치명적 한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친일인명사전 표지. ⓒ뉴데일리DB

앞서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해 말 시의회 의결에 따라 3월 새학기 시작 전까지 서울 시내 583개 중·고교 교내 도서관에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을 한 질씩 비치하기로 하고, 학교당 30만 원의 예산을 내려보냈다.

그러나 서울디지텍고등학교를 포함한 10개의 중·고교가 이를 거부하자 서울교육청은 "목적사업비로 내려보낸 이상 반드시 집행해야 한다"며 "집행하지 않는다면 사유가 무엇인지, 그 사유가 타당한지 등을 따져볼 것"이라고 말해, 친일인명사전 비치를 압박했다.

이 같은 서울교육청의 행태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김문수 교육위원장도 합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친일인명사전 구입을 거부하는 일부 교장들의 교육관이 의심스럽다"며 의회에 출석시켜 친일인명사전 거부 학교 교장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해 이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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