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 확산에 새누리 의원총회 개최...김무성 "국민 당원에 사과"
  • ▲ 29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9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의 공천 살생부 명단 논란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29일 오후 의원총회와 당 지도부 회의를 열고 살생부 논란에 대한 해명 및 대책을 논의했지만, 의혹은 오히려 증폭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이날 살생부 논란에 대한 정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당초 당 지도부는 이날 1시30분 임시최고위를 개회하려고 했지만 정 의원이 '공식적인 참석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회의가 무산된 바 있다. 

    의총에서는 상당수 의원들이 "살생부 파문을 정리하고 갈등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생부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이재오 의원은 "선거 때마다 매번 있었던 일이고 과도한 언론 왜곡으로 벌어진 사단"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살생부 파문과 관련) 의총에서 논의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논란이 있었다"며 "의총 직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실공방에 대한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두언 의원은 지난 27일 "김 대표의 측근으로부터 물갈이 명단에 포함돼 있다는 말을 들었다. 같은 이야기를 4~5군데에서 똑같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청와대의 누군가가 김무성 대표에게 물갈이 대상 현역 의원 40여 명의 명단을 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친박계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 ▲ 29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9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하지만 김 대표는 "제 입으로 그 누구도 공천 관련한 문건을 운운하거나 살생부를 운운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김무성 대표와 정두언 의원이 다른 주장을 펼치면서 사태는 진실게임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특히 친박계 일각에서 "이 모든 논란은 김 대표의 자작극"이라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공천을 둘러싼 여당의 계파갈등이 막장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파악된 상황으로만 본다면 김 대표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크다. 당 대표라는 사람이 자작극을 만들어서 청와대와 우리(친박계)만 부도덕한 사람들인 양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친박계가 살생부 논란을 계기로 김무성 대표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면서, 김 대표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살생부 논란에 대해 "이유야 어찌됐든 의원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국민과 당원을 향해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의총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대표는 "앞으로 그런 일(살생부)이 있으면 막겠다는 뜻이었다"며 "여러가지 말들이 떠돌고 있지만 우리가 여러차례 회의를 거쳐 의결했고 당헌, 당규까지 고쳐서 정한 공천 룰이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정두언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자신에게 살생부 명단 얘기를 분명히 언급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금요일(26일) 아침에 김무성 대표가 얘기 좀 하자고 해서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한참을 얘기했다"며 "거기서 '공천 배제할 사람들이 40명 있다, 그런데 자기는 받아들일 수 없다, 끝끝내 그렇게 한다면 공천장에 도장을 안 찍고 버티겠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당시 상황에 대해 "(김 대표는) 굉장히 비분강개 했다. 그래서 내가 '대표님, 혹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세요' 그랬던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살생부 논란이 정 의원의 자작극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 의원이 자신의 공천 배제가 예상되자 살생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는 속셈 아니냐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