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 "김 대표 전화 걸어 살생부 논란 '말 바꿔달라' 부탁" 파문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서청원 최고위원.ⓒ뉴데일리DB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서청원 최고위원.ⓒ뉴데일리DB

    새누리당이 20대 총선 공천과 관련한 물갈이 명단(살생부) 논란을 두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현역의원 40명의 이름이 담긴 살생부 존재 여부와 관련해 친박계 의원들이 김 대표의 사퇴까지 주장하는 등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공천 학살설이 불거진 데 대해 "정말 참담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 중심에 이유가 어떻든 간에, 그런말을 했든 안 했든 간에 당대표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일찍이 정치사에 없었던 심각한 일"이라고 김무성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은 특히 진위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문제 중심에 서있는 정두언 의원을 불러서 철저하게 진상을 따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천관리위에서도 물갈이 명단 등과 관련해 진상 규명을 요청하기 때문에 최고위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철저히 가려야 할 책무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나아가 김 대표를 겨냥 "이런 파동의 중심에 서있는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그런 문건을 받은 일이 없다, 그런 말 한 일 없다'고 해놓고 국민에게 죄송하단 말을 하지 않고 있다"며 "대단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친박계 내부에서는 김무성 대표에 대한 사퇴 목소리까지 제기됐다. 한 친박계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당을 이런 식으로 위기로 몰고가는 것 자체가 당대표 자질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무성 대표는 "최근 정가에 떠도는 유언을 종합해보면 '이러이러한 말들이 들린다'고 이야기했을 따름"이라며 "저는 누구로부터 또 어떤 형태로든지 공천 관련된 문건이나 이런 걸 받은 일이 없고 말을 전해들은 바도 없다"고 살생부 논란을 해명했다.
  • ▲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왼쪽)과 유승민 의원..ⓒ뉴데일리DB
    ▲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왼쪽)과 유승민 의원..ⓒ뉴데일리DB

    김 대표가 친박계 핵심인사로부터 전달받았다는 현역의원 40여명의 명단에는 비박계 이재오·유승민·정두언·김용태 의원 등의 이름이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두언 의원은 지난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면접을 본 뒤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측근으로부터 물갈이 명단에 포함돼 있다는 말을 들었다. 같은 이야기를 4~5군데에서 똑같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대표와 친박계 모두 살생부를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사태는 실제 살생부가 존재하는지를 놓고 '진실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긴급 진상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당 대표가 대질심문에 나서는 초유의 사태까지 빚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살생부 진상조사를 위한 긴급 회의를 개최, 진상조사에는 정두언 의원을 소환시켜, 김 대표와 대질 심문을 벌인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살생부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자신의 종전 입장을 강조하며 억울함을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정두언 의원은, 김무성 대표가 자신에게 '청와대 관계자가 자기한테 살생부명단을 언급했다"는 점을 거듭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두언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김무성 대표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살생부 논란에 대해 '말을 바꿔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 지도부의 대질심문 결정에 대해 정두언 의원은 "출석 통보를 받은 적이 없는데 (공식적으로) 통보가 오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