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4명+지역구 21명, 탈당인사 포함시 지역구는 2명으로 줄 수도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운데)와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오른쪽). 왼쪽은 정장선 총선기획단장. 이 세 사람은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공천권을 틀어쥐고 있는 핵심 인사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운데)와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오른쪽). 왼쪽은 정장선 총선기획단장. 이 세 사람은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공천권을 틀어쥐고 있는 핵심 인사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갈등이 다음 주를 기점으로 수면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다음 주면 컷오프(공천 원천배제) 대상자가 윤곽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오는 22일부터 면접에 들어간다. 컷오프 대상자는 면접에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컷오프 대상자 공개 여부는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구체적인 통보방법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개별통보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의 설명에 의하면, 어쨌든 면접에 참여하지 못하는 현역 의원은 당으로부터 컷오프됐다는 점이 확실시되는 셈이다.

    때문에 컷오프 대상자들이 당의 컷오프 방침에 반발하기 시작하면 공천갈등은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경선과정에서 배제되는 인원도 이들과 같은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더민주는 김종인 체제 이후 줄곧 경선 과정에서 물갈이 폭이 넓어질 것이라 예고한 상황이어서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홍창선 공천관리 위원장은 "20%라는 건 의미가 없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 더 좋은 분이 있으면 내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수 대변인도 "공천심사 과정에서는 탈락자가 45%, 50%가 될 수도 있다"며 "이번 컷오프 발표는 (원천배제되는 현역 의원의) 최소숫자를 설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물갈이의 폭이 클수록 당내 반발도 거셀 수밖에 없다. 45, 50%를 물갈이한다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우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행보를 봤을 때는 현역 물갈이 폭이 넓어질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에게 비례대표공천권한을 넘겨 일원화했다. 사실상 공천 과정이 중앙으로 집중되는 모양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 체제 이후 당이 빠르게 안정돼가는 가운데 김 대표는 신기남, 노영민 의원을 중징계하며 친노의 핵심을 겨냥해 날을 세운 바 있다. 결국, 노영민 의원은 20대 총선 불출마를, 신기남 의원은 반발해 탈당을 한 상태다.

    앞으로도 김 대표가 공천 과정에서 친노·운동권을 향해 거칠 것 없이 공천권을 휘두른다면 새 얼굴이 공천을 받을 여지는 적지 않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폭 물갈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더민주 지도부는 19일 비상대책위원회-중앙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지난해 11월 18일을 기준 (소속의원 127명 기준)으로 하위 20%를 배제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바 있다.

    이 기준대로면 127명 중 20%로 지역구 21명, 비례대표 4명이 탈락해야 하지만 변수는 컷오프 대상자 중 탈당한 사람을 포함시킬 경우다. 탈당한 지역구 의원 19명이 컷오프대상에 포함됐다면 실제 컷오프 대상자는 지역구 2명, 비례대표 4명(총 6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

    더민주가 내세웠던 혁신 의지가 뒷걸음질 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당내에서도 탈당 의원을 제외한 현실적인 컷오프 인원은 10여 명 정도로 보고 있다. 이같은 과정이 경선에서도 반복된다면 전체 물갈이 폭은 더민주의 주장인 45%, 50%보다 줄어들 수 있다.

    대폭 물갈이가 어렵다면 그 배경에는 국민의당이라는 신당이 있다. 그간 호남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왔던 더민주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당이 등장하면서 격전지가 돼 버렸다. 유권자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현역도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공천권을 통한 인위적 물갈이가 자칫 경쟁 당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