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가동 2년 뒤 北노동당 문건에서 “빨리 기술 습득해 자체운영 준비하라” 지시
  • ▲ 지난 18일 KBS는 2006년 北노동당 작성 문건, 2010년 北인민군 6사단 작성 문건을 입수, 단독보도했다. ⓒKBS 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18일 KBS는 2006년 北노동당 작성 문건, 2010년 北인민군 6사단 작성 문건을 입수, 단독보도했다. ⓒKBS 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2월 10일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을 ‘전면중단’한다고 발표하자 북한 김정은 집단은 이튿날 개성공단 폐쇄와 함께 한국 인력들을 모두 강제추방 했다. 이후 한국 내에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협의회와 야당 등을 중심으로 ‘한국 정부 책임론’이 퍼졌다. 과연 그럴까.

    지난 18일 KBS가 단독 보도한 북한 개성공단 내부 문건은 개성공단 폐쇄가 한국 정부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다.

    KBS는 18일 北개성공단 내부 문건 내용을 보도하면서 “북한은 개성공단을 이미 몰수하기 위해 계획을 짜왔다”고 폭로했다.

    KBS에 따르면 이 문건은 2006년 북한 노동당 산하 조직이 작성한 ‘사업계획서’라고 한다. 제목은 ‘당 세포를 충성의 세포로 만들기 위한 사업계획서’라고 한다.

    북한은 이때부터 이미 개성공단을 ‘첨예한 계급투쟁의 마당’으로, 한국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입주기업 관계자들을 ‘적’으로 규정한 뒤 “적들의 첨단기술을 비롯한 선진기술을 뽑아내 빨리 습득하라”고 노동당 당원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이 작성한 ‘사업계획서’에는 “특히 맡겨진 설비와 기재들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준비, 최단시일 내에 공장을 자체적으로 관리,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는 지시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2004년 6월 14일 의류업체 ㈜신원, 주방기기 제조업체 키친아트 등 시범사업체 15곳이 조업을 시작한 지 불과 2년 뒤부터 이미 ‘개성공단 몰수’를 계획해 왔다는 뜻이다.

  • ▲ 지난 11일 북한은 개성공단 폐쇄령을 내리고 한국 인력을 전원 강제추방했다. ⓒ당시 YTN 관련속보 화면캡쳐
    ▲ 지난 11일 북한은 개성공단 폐쇄령을 내리고 한국 인력을 전원 강제추방했다. ⓒ당시 YTN 관련속보 화면캡쳐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이 가동을 시작할 때부터 근로자 감시를 위해 인민군을 위장취업 시켰다는 내용도 해당 문건에 들어 있다.

    개성공단을 건설하면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진, 北인민군 6사단 노동당 위원회가 2010년에 작성한 사업계획서 내에 ‘군중감시망 기록부’라는 감시 지침에는 北인민군 26명이 이름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北인민군은 ‘위장취업’한 군인들에게 근로자들에게 ‘향기로운 자본주의 바람’이 침습하지 못하도록 사상 교양 사업과 투쟁을 강화해야 하며,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대대급 이하 부대는 집중 교양 학습을 진행하라고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KBS의 이날 보도에 대해 통일부 또한 “관련 내용은 정부도 알고 있다”고 확인해 줬다. 문건들 또한 실제 북한 당국이 작성한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을 열 때부터 갖고 있던 인식의 단면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평했다.

    KBS가 공개한 北노동당과 北인민군 6사단 내부 문건이 공개되자, 지금까지 개성공단에서 무슨 일만 생기면, “개성공단은 통일의 마중물”이라면서 “정부가 남북대화의 유일한 통로를 위협한다”며 한국 정부를 비난하던 종북 진영은 쥐죽은 듯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11일 개성공단 폐쇄령을 명령한 북한 당국은 비판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 정부만을 비난하며, ‘정부 책임론’과 ‘전액 배상’을 요구하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침묵’만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