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씨세습처럼 햇볕정책도 세습할 것인가?

    개성공단 폐쇄조치는 남북관계 폐쇄조치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햇볕이 주민에게는 밝은 빛이 되고,
    독재정권에는 무서운 열이 된다는 것을 당당히 과시한
    박근혜식 햇볕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장진성(뉴포커스)    
       


  •  현재 언론에선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한국의 물질적 손해만 계산한다. 마치도 개성공단이 한국만의 이익 공간이었다는 듯 말이다. 아니다. 한국은 1억 달러의 손실이지만 북한은 심각한 체제 재난이다.
     
     비유하자면 이렇다. 1000달러가 누구에겐 한 끼 식사값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구에겐 소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현재 남북한 경제규모 차이는 44배이다. 즉 남한의 1억 달러에 의존했던 북한의 경제 과실도 44배로 계산해 볼 수 있다.
     
     개성공단 경협 양자가 남한은 영세기업, 북한은 당 기관인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처음부터 남한은 개성공단 투자기업들의 이익, 북한은 핵이나 미사일 개발과 같은 부분적 국익으로 마주선 구조였다.
     
     오늘의 결과는 남한은 기업손실, 북한은 정권손실인데 어떻게 똑같을 수 있겠는가. 개성공단 폐쇄 고통의 연장도 남한에 비해 북한이 더 길게 갈 수밖에 없다. 남한 인력은 모두 안전하게 철수했지만 북한 정권은 이제부터 해고된 5만 인력의 원성에 시달려야 할 판국이다.
     
     당장은 5만 인력을 외부와 차단시켜 남한독소를 장기간 뽑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줄 식량도 초코파이도 없어 각자의 고향으로 하루속히 돌려보내야 할 처지이다. 그 5만 명에게 달린 가족까지 합치면 거의 10만 내지 20만이나 된다.
     
     한국 때문에 잘 살다 북핵 때문에 쫓겨났다는 구체적인 소문을 들고 몇십만의 인간 삐라가 전국으로 퍼지는 셈이다. 그뿐이 아니다. 북한은 개성공단 내 남한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은 남한 부담을 통째로 떠안았다.
     
     건물들을 부수자니 아깝고, 그냥 방치하자니 한국 전람관, 자본주의 전시장, 자유통일 전망대를 묵인하는 것 같아 눈엣가시 같은 존재일 것이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군사 전연지역으로 선포한다고 했지만 그 이면의 딱한 사정은 그야말로 매일매일 굴욕적일 것이다.

     

  • ▲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공연 후 모란봉악단 단원들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둘러싸고 웃고 있는 모습. ⓒ조선닷컴
    ▲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공연 후 모란봉악단 단원들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둘러싸고 웃고 있는 모습. ⓒ조선닷컴


     
     박근혜 정부가 원했던 DMZ 생태평화공원 구상이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다. 이러한 한국환상 효과가 남북경협 목표이자 개성공단의 가장 큰 업적이라고 햇볕론자들은 강력히 주장한다. 그렇다면 그들부터가 개성공단 폐쇄를 제일 반겨야 한다. 원하던 효과와 목표의 적기가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의 남북경협 업적은 북핵과 장거리로켓의 몫이 되고 만다.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임금 착취, 그 도둑 정권이 쏘아 올린 '광명성4호'가 우주 궤도에 진입한 것을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퍼주기가 아직 부족하다면 북한 3대 세습처럼 햇볕정책도 세습하겠다는 건가?
     
     그늘의 서늘함을 느껴야 햇볕의 따스함도 더 잘 알 수 있다. 한국의 햇볕정책이 정말로 북한변화를 꾀하는 전략으로 되자면 음지와 양지를 아는 과학의 햇볕이 되어야 한다. 북핵은 암흑이고 핵폐기는 아침이라는 것을 북한 정권에 분명히 가르치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조치는 남북관계 폐쇄조치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햇볕이 주민에게는 밝은 빛이 되고, 독재정권에는 무서운 열이 된다는 것을 당당히 과시한 박근혜식 햇볕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