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방문 전 여야 지도부와 환담 나눈 대통령, 스킨십·소통 행보로 평가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왼쪽)가 16일 박근혜 대통령(오른쪽)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뒤로 이종걸 원내대표가 보인다. ⓒ뉴시스 DB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왼쪽)가 16일 박근혜 대통령(오른쪽)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뒤로 이종걸 원내대표가 보인다. ⓒ뉴시스 DB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오전, 국회 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정의화 국회의장 및 여야 지도부와 사전 환담을 나눴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의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김종인 비대위 대표 등이 참석한 환담은 오전 9시 40분부터 본회의 연설 직전까지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스킨십과 소통에 나선 행보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와의 만남에서 차례로 덕담을 건넸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에는 "오래간만입니다"라고 했고,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에는 "이종걸 대표님 교섭단체 연설인데 이렇게 양보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도 덕담이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김 대표에 "입술까지 부르트고, 고생이 많았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안보와 경제가 엄중한 시점에 협조를 당부드리기 위해서 왔다"면서 "국회가 국정의 한 축이지 않느냐. 정책이라는 게 적시에 써야 효과가 있는 법이다"라고 주장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간이 지나가면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취지로 조속히 산적한 쟁점법안을 처리해달라는 메시지였다.

    특히 이날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중국은 북한을 버릴 수 없다는 입장을 잘 참작해서 대중외교를 강화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중국을 너무 믿지 말라. 중국과의 외교는 내면적 협상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이종걸 원내대표와 미묘한 온도 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중국과 확실하게 각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달리 이종걸 원내대표는 일관된 입장을 펴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을 향해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는데 개성공단 중단 사건을 통해 너무 왔다 갔다 한 것이 아니냐"면서 "한쪽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에게 불안하게 비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핵실험도 처음이 아니고, 미사일 발사도 예고돼 있던 상황에서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외교전략으로 갑작스럽게 돌아선 데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열병식에 참석할 때는 중국 쪽에 기우는 모습을 보였다가 사드 배치는 미국 쪽에 가는 모습을 보여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이라는 것은 통일됐을 때 밝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통일을 이뤄가는 과정이나 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단호한 대처는 통일 대박과 모순되는 게 아니다"고 설득했다.

    환담이 마무리될 즈음, 정의화 국회의장이 "박 대통령께서 오셨는데 테러방지법 등 선물을 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여야 견해 차이에 대해 설명했지만, 이종걸 원내대표가 나서 국민안전처를 대테러 정보수집기능을 갖춘 새 기구로 재편하자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결국 이견을 좁히는 데는 실패했다.

    이같은 시각차에 따른 일부 보도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햇볕정책을 포기한다는 게 아니다. 다만 시대와 상황이 적절히 바뀌었기 때문에, 햇볕정책도 보완·발전돼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있었을 따름"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