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3호’ 미사일 개량형 발사하려는 듯…한미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 엄중 경고
  • 북한이 2월 8일부터 25일 사이 오전 중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국제기구에 통보했다. 사진은 2012년 12월 '은하3호' 발사 전의 모습.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북한이 2월 8일부터 25일 사이 오전 중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국제기구에 통보했다. 사진은 2012년 12월 '은하3호' 발사 전의 모습.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북한 김정은 집단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겠다는 뜻을 국제기구에 밝혔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우주 로켓’으로 위장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국제해사기구(IMO) 본부는 북한이 보내 온 ‘미사일 발사 통보문’을 공개했다.

    전기철 북한 국가해사감독국장 명의로 보낸 통보문에는 “국가우주개발계획에 따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을 쏘아 올리기로 결정했음을 통보한다”고 돼 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기는 2월 8일부터 25일 사이, 시간은 ‘평양시’ 기준으로 오전 7시부터 12시가 될 것이라고 알렸다.

    미사일 잔해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도 밝혔다. 1단계 로켓은 북위 36도 04분, 동경 124도 30분, 2단계 로켓은 북위 19도 44분, 동경 123도 53분, 3단 로켓과 윗부분은 북위 33도 16분, 동경 124도 11분에 떨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북한은 또한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도 “우주로켓을 발사한다”는 내용의 통보문을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인공위성’이라는 ‘광명성’의 궤도, 고도, 지구와의 통신 주파수 등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고 한다.

    북한이 IMO와 ITU에 통보문을 보낸 것은, 과거 사례에서 보듯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우주개발 로켓으로 위장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많다. 북한은 2012년 12월 ‘은하 3호’ 미사일 발사 때에도 국제기구들에 “지구궤도 위성을 올리기 위한 우주로켓”이라는 주장을 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장소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 미사일 시험장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한미 정보자산과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상업용 위성을 통해 촬영한 사진 등에서 미사일 발사대와 인근 건물들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고 사람과 차량이 오가는 모습이 확인된 바 있어서다.

    북한이 발사하려는 장거리 미사일은 2012년에 쏘았던 ‘은하 3호’보다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일부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대륙간 탄도탄(ICBM)’ 개발을 거의 마무리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하려는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평가는 ‘탄두 재돌입체’ 개발이 성공했는지 못했는지에 따라 크게 나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먼 거리를 타격하는 미사일이라 해도 대기권 재돌입체를 갖추지 못하면, 탄두가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공기와의 마찰로 타버리기 때문이다.

    북한이 ‘우주로켓’을 발사할 시기 등을 국제기구에 통보했다는 소식에 한국과 미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며 엄중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2월 중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국제사회는 지난 1월 6일 실시한 4차 핵실험 문제와 연계해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를 준비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