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도심, 6번 폭발과 총격전…7명 사망, 20명 부상
  • 지난 14일 오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도심에서 일어난 테러는 자생조직 '카티바 누산타라'의 소행이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당국이 공개한 테러범의 모습. ⓒ인도네시아 언론에 공개된 테러범 영상 캡쳐
    ▲ 지난 14일 오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도심에서 일어난 테러는 자생조직 '카티바 누산타라'의 소행이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당국이 공개한 테러범의 모습. ⓒ인도네시아 언론에 공개된 테러범 영상 캡쳐

    지난 14일 오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도심에서 일어난 연쇄 자살폭탄 테러와 총격전은 인도네시아 자생 테러조직의 소행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총격전 끝에 5명의 테러범을 사살하고, 3명의 용의자를 추가로 검거했다. 테러에 연루된 사람은 최소한 14명에 이를 것이라고 인도네시아 경찰은 보고 있다.

    이날 테러로 사살된 테러범 외에 2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대부분은 외국인 관광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자카르타 테러의 배후에 인도네시아 출신 테러리스트 ‘바흐룬 나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흐룬 나임’은 현재 테러조직 ‘대쉬(ISIS)’의 본거지인 시리아 락까에 머물고 있으며, 이번 테러에 필요한 자금을 보냈다고 한다.

    테러조직 ‘대쉬(ISIS)’ 또한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에 있는 칼리파 전사들이 십자군 동맹을 겨냥해 공격했다”며 자신들과 연관이 있음을 시인했다.

    외신들은 ‘바흐룬 나임’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무대로 활동하는 테러조직으로 ‘대쉬’를 추종하는 ‘카티바흐 누산타라(Katibah Nusantara)’의 두목이라고 전한다. ‘바흐룬 나임’은 인도네시아 자바 섬 중부의 소도시 솔로에서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다 2011년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돼 3년 동안 수감돼 있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그가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계속 감시를 해왔지만, 2015년 ‘대쉬’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떠난 뒤에는 놓쳤다고 한다.

    외신들은 ‘바흐룬 나임’이 인도네시아를 떠나기 전에 운영했었던 블로그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로 쓴 블로그에는 테러 공격을 하는 법, 당국의 감시를 피하는 법, 사제총기 제조법, 도시 게릴라 전법 등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바흐룬 나임’은 블로그에서 파리 연쇄 테러를 찬양하고, IT기술을 통해 테러조직들의 확산이 더욱 용이해졌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번 자카르타 테러가 ‘바흐룬 나임’과 그가 이끄는 ‘카티바흐 누산타라’의 소행이며, 이들이 ‘대쉬’를 추종한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긴장하고 있다.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활동 중인 무슬림 테러 조직들이 ‘대쉬’를 추종하고 이들의 지원을 받으면서, 테러 활동 또한 더욱 빈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대쉬(ISIS)를 추종하는 테러조직 '카티바 누산타라'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대에서 활동 중이다. ⓒ카티바 누산타라 지지자 시위 사진-인도네시아 '나시오날 파블리카' 닷컴
    ▲ 대쉬(ISIS)를 추종하는 테러조직 '카티바 누산타라'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대에서 활동 중이다. ⓒ카티바 누산타라 지지자 시위 사진-인도네시아 '나시오날 파블리카' 닷컴

    외신들은 ‘대쉬’와 추종 세력들의 테러가 주로 관광지라는 점에 주목한다. 서방 국가 국민들이 주로 찾는 관광지를 노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대쉬’와 그 추종 세력들의 관점에서 보면, 관광지에 대한 테러는 사실 ‘선전’ 목적이 강하며, 서방 국가 국민뿐만 아니라 같은 무슬림을 대상으로도 테러를 저지를 수 있음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대쉬’와 추종 세력의 전략적 목표는 전 세계로의 ‘침투’, 특히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가진 나라로의 ‘침투’다. 이러한 나라들이 ‘난민’이나 ‘이민자’에게 보여주는 관용과 연민, 개인의 자유를 무기로 삼아 해당 국가를 이슬람 사회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번 테러가 세계 최대의 무슬림 국가라는 인도네시아 수도에서 일어난 것은 서방 진영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종교와 정치를 분리시킨 인도네시아는 곧 ‘이교도(Infidel)’이며 ‘절멸의 대상’이라는 ‘대쉬’의 사상에 따른 것이다.

    2002년 10월 12일(현지시간) ‘알 카에다 테러 네트워크’의 회원 조직인 ‘제마 이슬라미야’가 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대규모 폭탄테러를 일으킨 이유도 이와 같다. 발리가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힌두교도가 많이 거주한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였다. 

    현재 대테러 전문가들은 시리아와 이라크에 갔다가 돌아온 사람을 포함, 인도네시아에 ‘대쉬’를 추종하는 세력이 적게는 500명에서 많게는 1,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적자의 경우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제외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쉽게 입국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필리핀, 태국, 인도차이나 반도 국가들로 침투해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