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이란 간 항공편 운항 등 왕래, 교역 등도 모두 중단…갈등 해소 오래걸릴 듯
  • ▲ 세계 언론들은 5일(현지시간) 사우디에 이어 바레인, 수단도 이란과의 국교를 '단교'했다는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英BBC 관련보도 화면캡쳐
    ▲ 세계 언론들은 5일(현지시간) 사우디에 이어 바레인, 수단도 이란과의 국교를 '단교'했다는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英BBC 관련보도 화면캡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갈등이 폭발하자 수니파 무슬림 국가들이 ‘대동단결’하는 모양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의 ‘단교’한다는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바레인, 수단이 이란과의 ‘단교’를 선언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외교 관계를 대사급에서 공사급으로 격하시킨다고 밝혔다.

    주요 외신들은 5일(현지시간), “바레인에 주재하는 모든 이란 외교관은 48시간 내에 우리나라를 떠나야 한다”는 이사 알 하마디 바레인 공보장관의 성명을 전했다.

    외신들은 또한 “이날 수단 정부도 이란과의 ‘단교’를 선언하고, 자국 주재 이란 대사를 추방했다”면서 수니파 무슬림 국가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비교적 서구화가 돼 있다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또한 이란과의 관계를 대사급에서 공사급으로 격하했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관계도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양국 간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왕래가 금지되기 시작했고, 곧 교역도 중단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일부 언론은 2011년 2월 바레인에서 시아파 반정부 세력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을 때 사우디아라비아가 군 병력을 파병해 유혈진압 했던 사례를 들며, “바레인의 경우 정권은 수니파가 잡고 있지만, 국민의 70%가 시아파인 탓에 시아파 반정부 세력이 이란 등의 지원을 받는 것을 우려해 단교 조치를 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하지만 또 다른 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바레인, 수단,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의 외교적 조치가 예멘 내전과 이라크-시리아에서의 ‘대쉬(ISIS)’ 퇴치 작전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중국을 끌어들인 시아파의 행동이 못마땅한 수니파 국가들의 단결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수니파 국가의 잇단 ‘단교’ 조치에 이란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맹비난하기 시작했다. 자베리 안사리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오로지 정권의 생존을 위해서”라며 “국내 문제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밖으로 돌리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대립 상황을 지켜보는 외부의 시선도 불안하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양국의 단교 소식 직후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란을 도와 ‘대쉬(ISIS)’와 시리아 반군을 공격 중인 러시아의 경우 언론들이 양국 간의 국교단절 소식을 전하며 “지옥문이 열렸다”고 표현하기도 했고, 미국 정부는 양국 간의 대립 자제를 공개적으로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대립은 5일(현지시간)부터 ‘수니’파와 ‘시아’파 간 대립 양상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일각에서는 “1,400년 된 종파 간 갈등이 터질 가능성도 있다”며 수습이 오랜 기간 동안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