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녀상 이전’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日 성실히 임해라” 입장 밝혀
  • ▲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과 수요집회 참석자들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과 수요집회 참석자들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4일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상이 언론과 만나 ‘소녀상 이전’에 대해 한 말을 두고 한국 정부가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부가 ‘소녀상 이전’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지난 4일 입장자료를 내고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모금해 설치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정부가 (민간에서 건립한 소녀상을 이전하라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한 “위안부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또한 사라져 가는 기록물의 보존을 위해 민간 주도로 추진 중인 사안으로 정부가 관여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윤병세 장관이 이런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한일 정부 간에 합의한 사항을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는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일본 측의 언행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상처 치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며 일본 정부가 더 이상 '언론 플레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부가 이 같은 입장자료를 낸 이유는 이날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상의 기자회견 때문이다.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상은 “위안부 피해지원 재단에 10억 엔을 출연하는 것이 소녀상 철거를 조건으로 한 것이냐”는 일본 기자들의 질문에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은 적절히 이전될 것이라는 인식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상은 또한 “이번 한일 간 합의 취지에 비추어보면, 한국이 위안부 관련 기록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신청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인식한다”는 주장까지 폈다.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상의 발언은 즉각 일본 언론을 통해 전해졌고, 이번 한일 간 위안부 문제 협의에 반대하는 한국 내부 단체들은 일본 언론의 보도를 들고 나와 한국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난했다.

    한국 정부의 입장자료 발표는 이 같은 상황을 배경으로 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