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31일 ‘러시아 연방의 국가안보전략’에 서명하면서 서방 비판
  • ▲ 지난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은 푸틴이 미국과 NATO를 새로운 안보위협요소로 지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화면 캡쳐
    ▲ 지난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은 푸틴이 미국과 NATO를 새로운 안보위협요소로 지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화면 캡쳐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2015년 중동에서까지 대립한 탓일까. 러시아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안보 위협’이라고 명시해 주목을 끌었다.

    파이낸셜 타임스, 로이터 등 영국 언론들은 지난 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NATO를 러시아 국가안보의 위협 요소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2015년 12월 31일 ‘러시아 연방의 국가안보전략’이라는 문서에 서명을 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한다.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러시아 연방의 국가안보전략’은 2009년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서명한 문서를 갱신한 것으로, 이때에는 미국과 NATO를 ‘안보위협요소’라고 명시하지 않았다.

    영국 언론들은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 연방이 미국을 안보위협요소로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러시아로인해 25년 만에 '냉전'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며 우려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의 국가안보전략’ 문서에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전 세계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러시아를 견제하려 시도하며, 이 때문에 러시아가 정치, 경제, 군사적 압박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실려있다고 한다.

    이 문서는 또한 미국이 NATO 동맹국 확장 및 동유럽에서의 군사적 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이 중동에서 반헌법적 쿠데타를 지원하고 있어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일부 외신은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테러조직 ‘대쉬(ISIS)’와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대한 서방 진영의 대응 전략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을 곁들이기도 했다.

    외신들이 푸틴 대통령의 발언과 그가 서명한 ‘러시아 연방의 국가안보전략’에 이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최근 중동 정세가 심상치 않은 점도 한 몫을 한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서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며, 테러조직 ‘대쉬(ISIS)’ 보다 자유시리아군(FSA) 등 온건 반군을 맹공격하고 있으며, 예멘 내전에는 이란을 통해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GCC(걸프협력회의) 회원국, 터키와 이들을 지원하는 미국과 NATO 등 서방 진영과는 대치되는 전략으로, 러시아가 실질적으로는 테러조직 ‘대쉬(ISIS)’가 더욱 확산되도록 돕고 있다는 서방 진영의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러시아는 “중동 정세는 중동 국가에 맡겨야 한다”면서 서방 진영이 시리아 내전에서 알 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려 시도하는 것과 예멘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는 것을 비난하며 맞서고 있다.

    중동에서 양측 간의 대립은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불거진 러시아와 서방 진영 간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때문에 외신들은 "제2의 냉전이 다시 시작되는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