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마비 장기화..고민 깊어지는 새누리.. 하태경 "국민에 호소해야"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선거구 획정 관련 여야 회동이 파행으로 끝나자 의장실을 나서고 있다.ⓒ뉴데일리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선거구 획정 관련 여야 회동이 파행으로 끝나자 의장실을 나서고 있다.ⓒ뉴데일리

     
    국회 정상화를 원하는 새누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 사태로 국회가 마비된 상황에서, 입법부 수장마저 입법마비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당 일각에서는 야당의 전유물로 통하던 '장외 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17일 경제활성화법 등 쟁점법안이 국회에서 처리가 안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리도 거리에 나가 국민들을 직접 만나 호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의 입법 마비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장만 압박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
    합법 테두리 내에서 대국민 호소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하 의원은 "거리로 나가 직접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것이 야당의 전유물로만 여겨져서는 곤란하다"며 "국회선진화법 하에서 야당이 오히려 갑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이 여당되고 여당이 야당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입법마비 사태 본질은 야당의 의정활동 포기"라며 "야당이 국회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국민들의 단합된 힘밖에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켓도 들고 유인물도 뿌리고 구호도 외치고 지나가는 분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파고 들어야 한다. 경제 파국의 징조가 보이는 현 시국을 야무진 결단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지도부 역시 손피켓 시위와 결의안 채택 등에 나서는 등 야당에서 흔히 벌여왔던 시위 방식을 선보이는 모습이다.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노동 5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은 물론, 10여년 째 발이 묶인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을 올해 안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새누리당 회의에서는 원유철 원내대표 등 지도부 참석자들이 각자의 자리에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와 '노동법 입법을 촉구'하는 손피켓을 놓고 회의를 진행하는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날에는 김무성 대표 등 당 소속 의원들이 "새정치민주연합의 비협조로 각종 입법안의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며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여당은 결의안에서 경제활성화법 처리에 적극 동참,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전을 위한 노동 5법 처리, 북한인권법·테러방지법 처리 협력 등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쟁점법안 직권상정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정의화 의장과 관련, 의장 해임건의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역풍을 우려한 당 지도부의 만류로 일단 탄핵 카드를 접은 상태다. 

    하지만 야당의 비협조로 민생경제법안 처리를 기약할 수 없음에도, 의장이 끝까지 직권상정에 나서지 않을 경우 특단의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새해를 2주 남짓 앞두고 여당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 어떤 행동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