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논란 빚은 교사 김OO씨, 10일 밤 '사퇴 의사' 표명동료 교사에게 "얼마나 비밀을 강조하는지, 질릴 정도" 메모 건네
  • 본격적으로 한국사를 가르친지 9개월 밖에 되지 않은 상업고 교사가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진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부담을 느낀 당사자가 10일 밤 국사편찬위원회 측에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기관지 '교육희망'은 이날 서울 대경상업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김OO 교사가 최근 같은 학교 동료 교사들에게 자신이 '국정교과서 집필진'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교사는 지난 8일 교내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내년 1월부터 13개월간 다른 집필진과 함께 국정 역사 교과서를 쓰게 됐는데, 다른 집필자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국편이 얼마나 비밀을 강조하는지 질릴 정도"라는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로 10년째 교편을 잡고 있는 김 교사는 9년 동안 '상업' 관련 교과를 가르치다 올해 3월부터 '한국사' 교과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교계에선 과연 김 교사에게 역사교과서를 집필할 자격이 있느냐는 논란이 일었던 게 사실.

    이와 관련, 국사편찬위원회는 "김OO 교사가 10일 오후 올바른 역사교과서 편찬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집필진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며 "이같은 의견을 존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사편찬위원회 측에 따르면 집필진 사퇴 의사를 밝힌 김 교사는 교육대학원에서 역사교육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한국고대사로 박사과정을 수료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