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사회과학원 2016년 부동산 시장 “비관적” 전망했다 눈치보고 말 바꿔
  • ▲ 중국 부동산 시장을 '카드로 만든 집'에 비유한 한 경제전문 블로거의 그림. ⓒ블로그 '히스토리스 오브 씽즈 투 컴' 화면 캡쳐
    ▲ 중국 부동산 시장을 '카드로 만든 집'에 비유한 한 경제전문 블로거의 그림. ⓒ블로그 '히스토리스 오브 씽즈 투 컴' 화면 캡쳐

    세계 2대 ‘경제뉴스’가 될 것으로 꼽히는 주제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다. 이 가운데 중국 부동산 거품의 붕괴는 한국에서는 잘 논의되지 않는 주제다.

    중국 부동산 거품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최근 중국 내부에서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9일 中공산당 관영 CCTV는 공산당 산하 사회과학원이 최근 발표한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中사회과학원은 보고서에서 2016년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해 “내년 2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절벽’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기초가 불안정하고 변동 리스크가 크다”는 점.

    이셴룽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무위험 수익을 노린다면 후환이 매우 클 것”이라면서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의 반등세는 ‘회광반조(回光返照)’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보고서가 공개된 뒤 중국 내부에서 거센 반응이 일자 中사회과학원은 공산당의 지시를 받았는지 “아니다. 우리는 향후 5년 동안 중국 경제의 발전에 대해 충만한 믿음을 갖고 있다”며 말을 바꿨다고 한다.

    이 같은 중국 내 모습을 본 앤디 셰 前모건스탠리 아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더욱 쓴 소리를 했다고 한다. 중국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매년 7%씩 20년 동안 떨어질 것이며, 결과적으로 현재와 비교해 80%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앤디 셰는 “이제 중국에서 부동산으로 돈 벌 생각을 다시는 하면 안 된다”면서 “지금 집을 팔면 평생 즐거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의 부동산 재벌 런즈창 화위안 그룹 前회장은 “앞으로 중국 경제는 계속 성장할 것이고 부동산 가격도 분명 오를 것”이라면서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30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정반대의 주장을 펼쳤다.

    이처럼 중국 경제를 보는 극단적인 반대 시각은 10일에도 계속 드러났다.

    中뉴스포털 ‘신랑재경망’이 “중국 일반 가정의 평균 자산은 92만 위안(한화 약 1억 6,600만 원)으로 2013년보다 20.2% 증가했다”는 中가정금융조사연구센터의 이야기를 전하자 온라인 상에서는 격렬한 찬반 논쟁이 일어났다고 한다.

    中가정금융조사연구센터는 “중국 가정의 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62.9%로 미국의 2배이며, 자산 가운데 금융자산의 증가폭이 59.4%로 가장 많았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92만 위안이라면 매우 부유한 가정”이라면서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中가정금융조사연구센터 측은 “가구당 평균자산은 전체 가구의 자산 총액을 가구수로 나눈 것이어서 일반적인 가정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지는 못한다”면서 “전체 항목을 이등분한 중간 값이 오히려 실제 가구별 경제상황을 잘 반영하며, 이 수치는 33만 위안(한화 약 6,000만 원)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 네티즌들은 “정부나 학계의 경제통계 발표는 믿을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한다.

  • ▲ 美다트머스 대학이 집계한 최근 中주요도시의 주택가격 상승률 그래프. ⓒ다트머스 비즈니스 저널 보고서 캡쳐
    ▲ 美다트머스 대학이 집계한 최근 中주요도시의 주택가격 상승률 그래프. ⓒ다트머스 비즈니스 저널 보고서 캡쳐

    중국 경제, 특히 부동산 시장과 가구당 자산 현황은 중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관심을 갖는 뉴스다. 중국이 자랑하는, 3조 4,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 보유고나 中공산당 소유 대기업의 엄청난 자산 규모도 사실은 중국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고평가된 실물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끌어들여 벌어들인 돈이기 때문이다.

    장쩌민 집권 시절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던 중국 경제는 中공산당이 주도하는 건설경기 부양과 이를 떠받치기 위한 관치금융을 통한 것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가 수백조 위안이 소요되는 ‘징진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또한 이런 중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정부가 억지로 건설경기를 일으켜 내수 경제를 부양하는 정책은 한국 등 극히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 곳곳에서 실패한 사례가 많다는 것이 금융계의 지적이다.

    때문에 세계 금융계는 중국 부동산 가격의 폭락이 中공산당이 경기부양을 위해 펼친 부동산 및 인프라 개발 사업을 무너뜨릴 수 있고, 결과적으로 중국 경제의 파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세계 금융계에서는 중국 부동산 가격 폭락이 오느냐 안 오느냐가 아니라 ‘언제 오느냐’가 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