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출석..5시간 가량 조사 받고 귀가

  • 국보급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검찰에 불려가 5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는 굴욕을 당했다.

    오승환은 9일 오전 7시경 변호인을 대동하고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를 방문, 관련 조사를 받고 정오 무렵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로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 받은 오승환은 최근 미국에서 급거 귀국, 국내 모처에 머물러왔다.

    이날 진술 조사에서 오승환은 폭력배 출신 이OO씨가 주장한 원정 도박 혐의 중 일부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부터 중국 마카오 모 호텔에서 정킷방을 운영해 온 혐으로 구속 기소된 이씨는 최근 검찰 진술 조사 과정에서 "야구 선수 오승환이 억대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고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같은 이씨의 진술과 오승환의 출입국 기록, 금전거래내역 등을 확보하고 오승환을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5시간 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한편, 오승환의 에이전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대표는 이날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1월 오승환이 혼자 마카오를 방문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오승환이 도박은 하지 않았다고 했으니, 그를 믿을 뿐"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여름 필리핀과 마카오 등지에서 거액의 원정도박을 한 기업인을 붙잡고 이들에게 '꽁지돈'을 대준 조직폭력배를 수사하기 시작한 검찰은 수년 전부터 호남 출신 조폭들이 해외에서 '정킷방'을 운영해온 사실을 포착, 도박에 가담한 기업인과 유명 인사들을 조사해왔다.

    현재까지 도박을 알선한 조직폭력배와 브로커, 도박 가담자 등 총 26명을 재판에 넘긴 검찰은 수사 대상을 기업인에서 야구 선수 등 저명 인사들로 확대해 이들 중 상습도박이나 외환관리법 위반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을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4일 오승환과 동일한 혐의로 검찰에 불려가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임창용은 "마카오에서 4천만원 상당의 도박은 했으나, '억대 도박'은 하지 않았다"고 일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