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14명, 부상 21명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용의자 1명, 파키스탄 출신 무슬림
  • 지난 2일 오전 11시경(현지시간) LA 동부 샌버나디노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 당시 범인과 대치 중인 현지 경찰들. ⓒ러시아 투데이 보도화면 캡쳐
    ▲ 지난 2일 오전 11시경(현지시간) LA 동부 샌버나디노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 당시 범인과 대치 중인 현지 경찰들. ⓒ러시아 투데이 보도화면 캡쳐


    지난 2일 오전 11시 11분(현지시간) LA 동부 샌버나디노 시에 있는 ‘인랜드 리저널’ 발달장애인 복지센터에서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 부부가 무슬림으로 밝혀짐에 따라 현지 경찰 사이에서는 이번 총기난사 사건이 ‘테러’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지난 3일(현지시간) LA 경찰과 FBI 등 수사당국은 총기난사를 벌인 용의자 사이드 파룩(28세)과 타시민 말리크(27세, 여) 부부의 집에서 실탄 3,000여 발, 파이프 폭탄 12개, 수백여 개의 폭발물장치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사이드 파룩과 타시민 말리크 부부가 총기난사 이후 도주할 때 쓴 SUV 차량에서 발견된 자동소총 2정과 권총 2정, 실탄 1,600여 발과 자택에 있던 무기들을 합하면, 이들이 ‘대량살상’을 준비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제러드 버건 샌버나디노 경찰국장은 언론에 “범인들은 총기난사 현장에서 65~75발을 발사했으며, 경찰과의 총격전에서도 최소 70발 이상을 발사했다. 총기난사 현장에서는 원격조종할 수 있는 파이프 폭탄 3개가 발견됐다”면서 “이들이 총기, 실탄 등을 다량 준비한 것으로 보아 이번 총기 난사는 사건에 기획한 범행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FBI는 사이드 파룩이 전화, SNS 등을 통해 테러조직 관련자들과 접촉했고,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다녀온 뒤부터 행동이 이상해졌다는 주변 인물들의 증언에 따라 이번 사건이 ‘테러’일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이드 파룩은 美일리노이州에서 태어난 시민권자이지만, 그의 아내 타시민 말리크는 파키스탄 출신으로 미국에 오기 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살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부부는 독실한 무슬림이었다고 한다.

    美CNN은 경찰 관계자들을 인용해 “사이드 파룩이 무슬림 근본주의자로 변했으며, 이것이 총기난사 사건을 벌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이드 파룩이 테러 연관자로 수사를 받아온 1명 이상과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여기다 테러조직 '대쉬(ISIS)'가 SNS를 통해 "우리의 사자들이 용기있는 행동을 했다"고 선전하면서 LA 동부 샌버나디노 총기난사가 '무슬림 테러'일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처럼 '무슬림 테러' 가능성의 증거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지만 美정부는 “현재로서는 정확한 범행 동기를 알지 못한다”면서 “FBI와 LA 경찰이 이번 총기난사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한편 일부 언론들은 “사이드 파룩이 총기난사가 벌어진 복지센터에서 다른 사람과 종교에 관한 논쟁을 벌이다 나간 뒤 다시 돌아와 총기난사를 했다”는 목격자들과 “평소 그에게 이슬람 광신도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는 주변 지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번 총기난사가 ‘테러’가 아니라 직장 내 갈등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 언론은 美연방 총기마약단속국(ATF)의 조사 결과 사이드 파룩과 타시민 말리크가 소유하고 있던 총기들이 모두 합법적으로 취득한 것이며 당국에 신고된 상태였다는 점도 이번 총기난사가 ‘테러’가 아닌 직장 내 갈등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LA 동부 샌버나디노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로 지금까지 14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