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소외론에도…"총선 승리하려면 충청·영남 목소리 커져야"
  • 새정치연합의 당 내 계파갈등이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2파전으로 치닫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문재인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대표.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연합의 당 내 계파갈등이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2파전으로 치닫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문재인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대표.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내 갈등구도가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2파전을 치닫는 모양새다. 친노로 분류되는 새정치연합 노영민 의원과 비노로 분류되는 송호창, 문병호 의원이 각각 라디오에 출연해 치열한 공방을 치고 받았다.

    친노(親盧)계인 노영민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 연대' 제안을 안철수 전 대표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비노(非盧)계인 송호창, 문병호 의원은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새정치연합 노영민 의원은 30일 KBS라디오〈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MBC라디오〈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재인 대표측의 입장을 전했다.

    노 의원은 "분열과 갈등을 끝내자고 문·안·박을 제안했던 것인데 더 큰 혼란을 가져온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안철수 전 대표가 문 대표의 제안을) 거부하기보다는 기존의 혁신안에 대해서 좀 더 보완적이고 구체성 있는 대안을 내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당대회 자체가 혁신일 수 없다"면서 "지금은 확정된 혁신안을 실천하기 위해서 당략을 모아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전당대회는 축제가 아닌 줄세우기가 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혁신안에 대한 실천을 해야 할 시점에 사생결단식 전당대회를 하는 것은 오히려 총선서 당력 결집을 막는다는 설명이다.

    노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가 과거에도 다 1월 전당대회를 하고 총선을 치른 바 있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면서 "당시엔 대표 선출과 관련된 룰 등이 다 정해진 상황이지만, 지금은 어떠한 지도부를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된다"고 했다.

    특히 노 의원은 지난 달 30일, 대전과 충북·충남 의원 9명(박범계, 박병석, 이상민, 노영민, 변재일, 오제세, 박수현, 박완주, 양승조)과 조찬모임을 가졌을 당시 전반적 의견이 '조기전당대회는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면서 안철수 의원의 제안이 현실성이 없다고 못박았다.

    노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의 안을 거절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쯤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당 내에서 문·안·박 제의할 거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었느냐"면서 "안 전 대표가 탈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노 의원은 충청 역할론을 꺼내놨다. 호남과 수도권에서는 의석수를 얻을 만큼 얻었기 때문에 제1 당이 되기 위해서는 충청과 영남에서 추가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 의원은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이 호남을 근거로 하고 호남이 없이는 당이 존립할 수 없는 특수관계라는 것은 맞지만 호남만 가지고는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이 전국정당으로 전환할 수가 없다"면서 "충청권과 영남권은 +10석을 더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지역인데, 이 지역에 대한 민심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한 당 내의 고려라든지 인식이 있어야 한다"면서 충청과 영남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온 송호창 의원은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혁신위의 혁신안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영민 의원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송호창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역제안은 더 본질적인 것을 더 근본적으로 체질을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취지이지 혁신안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구체적으로 현 새정치연합의 문제점에 대해 "우리 당 자체가 우리 당이 어떤 변화에 대한 기대에 부흥하는 그 답과 정책과 사람들을 내세우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국민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스스로 엄격하게 배제를 해내고 정말 필요한 인재들을 제대로 충분하게 수렴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서 경제·통일·외교·안보·과학·기술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된 국가정책과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적임자를 영입해야 하는데 낡은 과거의 행태에 머물러 있다"면서  "정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사람들을 배제해주는 게 인적 혁신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 제안이 마지막 방법이다. 다른 방법은 없다"면서 "지난 18대 총선 때 총 48석이 걸린 서울지역에서 우리 당이 7석 밖에 차지하지 못 했는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 어려운 시기"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2.8 전당대회 때 도운 것으로 알려진 새정치연합 문병호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안박 연대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문재인 대표의 대표직 유지 돌파용 제안"이라며 "그래서 안철수 전 대표로서도 사실 선뜻 참여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문 의원은 "이런 식의 제안이 무슨 진정성이 있고 절실함이 있고 실질적으로 뭘 하자는 것이냐"면서 "결국은 안철수 대표가 들러리를 서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안철수 전 의원이 제시한 혁신전당대회에 대해 "당내 모든 계파나 지도자들이 전당대회에 나와서 혁신안을 가지고 경쟁을 하고, 거기서 뽑힌 지도부를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자는 주장"이라며 "예를 들어서 혁신위안은 기소됐으면 심사해서 구제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안철수 전 대표는 기소만 되면 공천 배제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에서 추가 의석을 확보해 제1정당이 되겠다는 친노의 플랜은 기본적으로 탄탄한 호남 민심이 전제된 상태에서 시작될 수 있는 이야기"이라면서 "호남민심이 돌아서고 있다는 경고가 계속 되고 있음에도 이 플랜을 계속 내세우는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