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반도 지도를 거꾸로 놓고 봅시다"

제주해군기지는 '최후방' 아닌 '최전방'

좌편향 시민단체 여전히 공사 방해...다음 과제는 '제주 공군기지' 구축

순정우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5.12.01 12:23:08
▲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시범 입항하는 서애류성룡함.ⓒ해군

지난 2010년 10월 첫삽을 뜬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하 제주해군기지)이 내년 1월 말이면 완공된다.

제주민군복합항은 1993년 소요제기 이후,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정부예산 1조231억원을 투입해 제주 강정해안에 함정 20여척과 15만톤급 크루즈선박 2척이 동시에 계류할 수 있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을 건설하는 국책사업으로 추진됐다.

뉴데일리는 지난 11월 25일,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제주해군기지 현장을 찾았다. 이날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강조했다.

변남석 제주민군복합항건설사업단장(준장)은 “11월 25일 기준으로 공사는 계류부두 및 방파제를 건설하는 항만공사 96.5%, 장병들이 사용할 건물과 복합문화센터 등 민군공동시설을 짓는 육상공사 87% 등 전체 공정률이 94%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해군기지는 미국의 하와이항을 롤 모델로 삼고, 15만톤급 크루선 2척을 계류시킬 수 있는 부두를 가지고 있다. 이미 크루즈 계류장은 거의 완공된 상태다. 크루즈선이 본격적으로 기항한다면, 중국에서 제주로 오는 크루즈 관광객이 최대 3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25일 찾은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입구. 아직 공사가 덜 끝난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전체 공사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속칭 진보를 자처하는 시민단체의 반발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공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크루즈선 유치를 위한 터미널 시설은, 이들 시민단체의 반발로 착공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터미널 시설은 건설하는데만 2년여의 기간이 필요하다. 결국 터미널 시설이 완공되기까지는 정상적인 민군복합항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제주해군기지는 건설초기부터 현재까지 일부 반대세력에 의해 매일 공사방해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날도 천주교 신자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공사장 진입 방해 활동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시범 입항하는 서애류성룡함.ⓒ해군

해군 관계자는 “(건설을) 반대한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22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들여 완공되는 공사인만큼, 민과 군이 상생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민군복합항 건설을 위해 공사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제주 민군 복합항 해군기지는 12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해군 함정을 위한 부두 지원시설(급전, 급유, 급수 설비 등)도 모두 완공된 상태다.

민군복합항 해군기지가 본격 운영됨에 따라, 대한민국 해군의 최강 전투함으로 꼽히는 세종대왕급(7600톤, DDG) 이지스함이 소속된 7전단, 93잠수함전대, 새로 창설되는 9해병여단 등이 이곳에 배치된다. 취재진이 찾은 날에는 214, 209급 잠수함과 이지스함인 서애 류성룡함, DDH-II급 대조영함이 해군기지에 정박했다.

서애 류성룡함 함장 김성환 대령은 “함정 입ㆍ출항 및 계류, 항만 내에서의 선회, 부두 안정성 등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항만으로서의 정상적인 기능과 함정 안전에 전혀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기동전단의 모항이자 작전기지로서의 큰 역할이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시범 입항한 (우측부터) 서애류성룡함, 대조영함.ⓒ해군

해군기지가 제주 남방에 위치하면서 해군의 작전환경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지스 구축함과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으로 구성된 7기동전단과 잠수함 전력이 연평도와 이어도 등 작전구역으로 이동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지스함 운항속도(20노트)를 기준으로 할 때, 해군 함정이 부산에 있는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연평도 인근 NLL까지 이동하려면 21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제주해군기지에서 출발하면 15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이어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는 부산에서 이어도 해역까지 가는데 13시간이 소요됐지만, 제주해군기지에서 출발하면 4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제주해군기지는 남방 해상교통로 보호와 해양주권 수호를 위한 전초기지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미 해군의 항공모함도 접안이 가능해, 한반도 유사시 항모강습단의 전개도 한 단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 제주기지 내 함정 계류장 모습. 이지스급 서애 류성룡함이 접안해 있다. ⓒ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제주기지 내 잠수함 계류장 모습. 214급, 209급 잠수함이 동시접안해 있다. ⓒ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최근 남중국해 한 가운데에 있는 인공섬을 둘러싼 미·중간 갈등이 무력충돌위기로 비화되면서, 동아시아 전체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제주해군기지의 중요성은 역설적으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북한만 염두하면서 남방 방어에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바다를 끼고 있는 반도국가임에도 제주도를 최후방으로만 인식했던 탓이다.

그러나 일본이나 태평양에서 바라보면 제주도는 최후방이 아닌 최전방이다. 제주해군기지 계획을 추진한지 22년이 지나서 비로소 해군은 남방전초기지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것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공군기지의 제주 전개다.지난 2007년 추진되다 좌절된 '제주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계획을 되살릴 시점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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