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서 '급소' 맞고 휘청..3라운드엔 '소나기 펀치' 상대 압도

  • '파이터' 추성훈(40)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지난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대회에서 7살 연하의 알베르토 미나(33)와 맞붙은 추성훈은 2라운드에서 '급소'를 맞고도 일어나는 기적(?)을 연출한 뒤 3라운드에서 소나기 펀치로 미나를 그라운드에 때려 눕히는 화끈한 경기를 선보였다.

    상대적으로 유효 타가 많았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임팩트가 강했던 만큼, 추성훈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네티즌들은 실시간 댓글을 통해 "사랑이 아빠가 나이를 초월한 '미친' 파운딩을 선보였다"며 추성훈의 완벽한 승리를 예감하는 관전평을 올렸다.



  • 그러나 UFC 심판진은 마지막 '승자' 호명에서 추성훈이 아닌 '알베르토 미나'의 이름을 외쳤다. 2-1 판정승. 1~2라운드에서 열세를 보였던 추성훈에게 보다 많은 감점이 매겨진 게 패인이었다. 3명의 부심 중 2명이 미나에게 표를 던졌다. 3라운드는 사실상 추성훈이 지배한 경기였지만, 앞선 라운드에서의 '감점'을 뒤집기엔 다소 힘이 부족했다.

    추성훈의 승리를 확신했던 관중들은 알베르토 미나의 이름이 장내에 울려 퍼지자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실시간으로 경기를 관전하던 네티즌들도 "믿을 수 없는 결과"라며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추성훈이 경기에서 진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댓글을 올렸다.



  • 하지만 아쉬운 패배를 당한 추성훈은 이같은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자신을 적극적으로 응원해준 팬들을 '위로'하는 대인배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2라운드 때 다운되자마자 '이제는 못 일어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순간 팬들의 함성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가 내게 큰 힘이 됐다"고 당시의 순간을 떠올렸다.

  • 순간 팬들의 함성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게 제가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됐습니다. 3라운드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팬들의 응원 속에 경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2라운드 막판 추성훈은 남자에겐 치명적인 급소를 얻어 맞고 자리에 주저 앉았다. 2라운드 내내 레그킥으로 상대를 압도하던 추성훈은 이 한 방으로 엄청난 데미지를 입고 말았다. 자칫 TKO패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추성훈은 이내 자세를 고쳐 잡고 다시 파이팅 포즈를 취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자신의 말대로 위기의 순간,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을 받고 초인적인 정신력을 발휘한 추성훈은 마지막 라운드에선 오히려 상대 선수를 압도하는 믿기 힘든 장면을 연출했다.

    이날 패배로 추성훈은 MMA 통산 전적 14승 6패를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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