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두 차례에 걸친 자살폭탄테러로 최소 43명 사망, 230여 명 부상
  • 레바논 베이루트 테러 이후 질서유지를 위해 한 군인이 공포사격을 하는 모습. ⓒ레바논 매체 '데일리 스타' 화면캡쳐
    ▲ 레바논 베이루트 테러 이후 질서유지를 위해 한 군인이 공포사격을 하는 모습. ⓒ레바논 매체 '데일리 스타' 화면캡쳐


    이라크와 시리아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테러조직 ISIS가 이제는 레바논까지 폐허로 만들려는 걸까.

    지난 12일 저녁(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두 차례의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이 테러로 43명 이상이 숨지고 230여 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자살폭탄테러는 베이루트 남부 부르즈 알 바라즈네에 있는 시민회관과 빵집에서 거의 동시에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보안 관계자들은 같은 지역의 시아파 모스크와 인근 빵가게에서 폭탄이 터졌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자폭테러도 있을 뻔 했지만, 두 번째 폭발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베이루트에서 자폭테러가 일어난 직후, 테러조직 ISIS는 SNS에서 “우리가 했다”고 주장했다. ISIS는 “우리 전사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시아파가 모여 있는 곳에 다가가 먼저 오토바이에 실은 폭탄을 터뜨린 뒤 폭탄조끼를 터뜨렸다”면서 “선지자의 이름으로 복수할 때까지 우리에게 휴식은 없다는 사실을 시아파 배교자들을 기억하라”고 협박했다.

    ISIS가 자폭테러를 일으킨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지역은 시아파 테러조직인 헤즈볼라의 본거지로 알려져 있다. 수니파 테러조직인 ISIS는 시아파 무슬림을 ‘배교자’로 본다. ISIS는 같은 시아파라도 자신들의 명령을 듣지 않으면 ‘배교자’라고 주장한다.

    테러조직 ISIS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자폭테러를 감행한 이유는 시아파 테러조직 헤즈볼라가 시리아와 이라크 등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아 ISIS를 공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헤즈볼라 조직원들은 이라크에서는 쿠르드 자치정부 민병대, 시리아에서는 알 아사드 정권 정부군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ISIS가 시아파 무슬림을 노려 자폭테러를 벌였다고 주장하자 헤즈볼라 측은 “비무장 민간인, 여성, 노약자를 가리지 않고 공격한, 악마적인 테러”라고 맹비난하며 복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헤즈볼라 측이 거센 분노를 표하자 외신들은 “ISIS와 헤즈볼라 간의 싸움으로 레바논이 다시 내전 상황에 돌입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 외교부 또한 성명을 내고 ISIS의 자폭테러를 비난하는 한편 레바논 정부와 국민에게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