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북극 계획 상호 논의하는 정부간 정책협의회 추진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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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올라퓌르 라그나르 그림손(Olafur Ragnar Grimsson) 아이슬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극 항로 개척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양자회담을 계기로 북극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하고, 내년부터 북극 계획을 상호 논의하는 양국 정부간 정책협의회를 추진키로 했다.

    그림손 대통령은 8∼10일 2박3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실무방문했다. 아이슬란드 대통령의 방한은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처음이다. 아이슬란드는 '북극 이사회'의 이사국이자 '북극 써클' 창설국으로 북극 관련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 7월 우리 해양수산개발원과 아이슬란드 북극포탈(Arctic Portal) 간 교류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었다.

    올해 이어진 두 건의 합의에 따라 북극과 맞닿는 아이슬란드 항로는 과거에 비해 거리가 32% 줄고, 항해일수도 10일이 단축되는 북극 항로 개척 협력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정부는 북극 항로 상용화에 대비하기 위한 관련 교육 및 재정지원 정책들을 추진 중이다. 극지운항기술 등 관련 노하우 축적을 위한 극지운항 인력훈련을 지원하는 한편, 북극항로 경유 입항 선박에 항만시설사용료를 50% 깎아주고 물동량 실적에 따른 최대 5,000만원의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 ▲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을 실무방문 한 올라퓌르 라그나르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과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을 실무방문 한 올라퓌르 라그나르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과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러한 지원을 발판으로 현대글로비스는 2013년 북극 항로를 통해 스웨덴 스테나해운의 내빙선으로 나프타 3만7,000t을 운송한 바 있다. CJ대한통운도 지난 7∼9월 자사 선박을 이용해 4,000t짜리 극지용 해상하역시설을 북극항로로 운송했다.

    정부는 또 재생에너지로 전력 수요 100%를 충당하는 친환경에너지 선도국가인 아이슬란드와 경험 및 기술 교류를 통해 우리 에너지신산업 국제화를 위한 노하우를 축적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림손 대통령을 만나 "오늘 정상회담은 지난 62년 외교관계 수립이후 양국 정상 간의 최초 만남이라는 점에서 더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슬란드는 지속 가능한 북극 개발에 큰 기여를 해오고 있고 또 청정에너지를 통해서 에너지 자립을 달성하고 있는데, 오늘 회담이 이러한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포함해서 양국 간의 실질적 협력을 확대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아이슬란드는 북극 항로 개척 등을 통해 유럽과 아시아 대륙간 연계성 증진을 목표로 하는 우리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 실현에 협력 잠재력이 큰 국가이며, 아직 교역 규모는 크지는 않으나 한-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으로서 투자 확대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