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만의 최악 가뭄, 16개 보에는 7억t이상 물 '출렁'
  • ▲ 금강의 백제보. ⓒ뉴시스
    ▲ 금강의 백제보. ⓒ뉴시스

     

    42년만의 극심한 가뭄이 민생 현안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렇다할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가뭄과 홍수를 대비하기위해 진행된 4대강 사업을 '국세 낭비'라며 반대한 만큼, 4대강 물 활용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최근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면서 야외 농성을 벌여왔다. 그러나 민생 현안을 저버린 채 정쟁을 일삼는다는 이유 등으로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오는 9일부터 국회 일정 정상화를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국회로 돌아오는 새정치연합이 가뭄 대책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은 4대강 사업으로 가둔 물을 활용해야 한다며 지류·지천 사업을 추진해 가뭄 지역으로 물을 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가뭄대채 등 민생현안대책회의'에서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전국의 논밭이 타들어가고 있고, 농심마저 타들어가고 있다"며 "농업용수, 공업용수는 물론이고 먹는 식수와 생활용수마저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정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고자 4대강을 정비했고, 현재 16개 보와 저수지에 팔당댐의 약 5배인 11.7억t의 물이 확보돼있는 상태"라며 "그럼에도 4대강이 정쟁에 휘말리며 물결을 연결하는 후속사업이 예산삭감으로 중단됐고, 그 결과 11.7억t의 물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 됐다"고 말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지난번 첫 번째 가뭄 극복 당정협의 이후 새누리당이 '4대강 댐이나 보의 물을 활용하겠다'고 발표를 하자, 야당은 '정부 여당이 2차 4대강사업을 시작하려한다'고 정치공세를 했다"며 "야당은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정부와 함께 보령댐 도수로 공사 이후에 긴급히 공사가 필요한 추가지역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며 새누리당은 4대강을 활용한 가뭄 대책을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한편 4대강 사업으로 지어진 16개 보와 저수지에서 확보할 수 있는 물은 약 11억 7000만t이다. 최악의 가뭄을 맞은 현재도 보에는 7억t 이상의 물이 저장돼있는 상태다.

    그러나 저장된 물은 '그림의 떡'으로 불린다. 정부가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지역으로 물을 보내는 수로 확충 공사를 완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보에선 5km 이상 떨어진 곳으로 물을 대려면 물탱크 차량으로 퍼날라야 하는 곳도 있다.

    이 때문에 4대강 후속 공사인 지류·지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하천 정비를 마무리하기 위해 예산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있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공사에 적극 반대하던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난 정치적 쟁점을 가지고 다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 측근이던 안 지사는 여론으로 부터 '입장을 바꾼 게 아니냐'는 추궁을 받자 "금강∼보령댐 연결 공사는 4대강 사업과 거의 연관성이 없는 일"이라며 사실상 4대강 사업의 효과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야당으로선 가뭄 해결을 위해 4대강 물을 사용해야 하지만, 그럴듯한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정치권 관계자는 "4대강을 줄 곧 비난해오던 새정치연합이 한 순간에 입장을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필요 없는 고집과 자존심을 버리고 민심이 원하는 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