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라'할까봐 '책임진다'는 말도 못해… 이대로 가면 새누리당 좋은 일"
  • ▲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전남도당위원장은 4일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내년 4·13 총선도 비관적이라며, 현상 변경이 필요하다는 데 의원들 사이에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전남도당위원장은 4일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내년 4·13 총선도 비관적이라며, 현상 변경이 필요하다는 데 의원들 사이에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전남 장흥·강진·영암)은 문재인 대표 단일지도체제로는 내년 4·13 총선 전망이 비관적이라며, 상당수 의원들 사이에서 현상 변경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황주홍 의원은 4일 교통방송라디오 〈열린아침〉에 출연해 10·28 재·보궐선거에서 24곳 중 불과 2곳에서만 당선자를 낸 것과 관련 "선거마다 대패, 참패하고 있다"며 "누군가가 정치도의상으로라도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데, 당대표를 포함해 그 누구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없다. 정말 희한한 리더십"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불과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4·13 총선에 관해서도 "비관적인 여론조사와 전망들이 나오고 있는데, 지금 이렇게 가면 결국 새누리당 좋은 일 하고 만다"며 "문재인 원톱 체제로는 가망이 없다는 게 지금 증명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총선 전망이 어두운 이유에 대해서는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의 이반을 들면서,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당내에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에도 문재인 대표 혼자 모르고 있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내비쳤다.

    새정치연합의 전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주홍 의원은 "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호남 지역에서조차 문재인 대표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지지도가 뒤지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있었다"며 "호남 지역의 여론이 별로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어 "문재인 대표를 위시한 친노 일색의 단일 체제에 대한 국민의 신임이 없다는 걸 확인한 것"이라며 "뭔가 현상 변경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수 의원들이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난달 29일 권노갑 상임고문의 주선으로 비주류 의원들과 문재인 대표가 만났던 상황을 가리켜 "대화 중에 '이래서야 내년 총선을 이길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문재인 대표가) 퉁명스럽게 '모르겠다'더라"며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을 당대표만 모르고 있다는 것도 참 답답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은 10·28 재보선에서 당이 참패한 이튿날, 권노갑 고문의 주재로 여의도 모처에서 문재인 대표와 40여 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문재인 대표의 사퇴 △2선 후퇴 △조기 선대위 발족 △통합전당대회 실시 등 여러 가지 수습책을 제시했으나 문재인 대표는 이를 모두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문재인 대표가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문재인 대표는 "당에 내가 실패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며 "퇴진을 바라는 사람들은 소수"라고 발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를 중재한 권노갑 고문은 앞서 9월 30일 김원기·임채정 고문과 함께 문재인 대표를 만나 퇴진을 권유했고, 문재인 대표는 이에 "대안이 필요하다"고 답했었다. 이 때문에 권노갑 고문은 지난달 14일 본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비주류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문재인 대표와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당의 진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봤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와 만난 비주류 의원들이 다양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문재인 대표가 고집으로 일관해, 이 자리를 주선한 권노갑 고문의 희망대로 당이 일사불란하게 출구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황주홍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끝까지 재보선 책임을 지는 것을 거부하고 퇴진의 '퇴'자조차 입밖에 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유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황주홍 의원은 "(선거에서 졌으면 당대표가) '져야 할 책임을 결코 회피하지 않겠다'고 가야 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 구성원들이 '자리를 내려놓을 것까지는 있겠느냐'라고 나와야 하는 것"이라고 정치권의 관례를 설명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는) '그만 둔다'고 했는데 당의 구성원들이 선뜻 '오케이, 그만 둬라'라고 할까봐 차마 그 말은 하지 못하고 에둘러서 이렇게 저렇게 말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당 내부의 구성원들을 그만큼 신뢰하지 못하고 우습게 본다는 이야기"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