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진정한 동반자 관계 구축, 동북아 평화·협력 질서 세워야"
  • ▲ 1일 청와대에서 모인 한-일-중 정상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 1일 청와대에서 모인 한-일-중 정상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복잡한 정치적 변수를 떠나 3국 협력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있어서는 다들 공감하는 모습이다.

    제6차 한-일-중(韓日中) 3국 정상회의가 1일 오후 2시 3분부터 3시 30분까지 청와대에서 진행됐다.

    3국 정상회의는 2012년 5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5차 회의 이후 3년 6개월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그동안 센카쿠 열도 분쟁와 과거사 문제 등을 둘러싼 중-일(中日) 간 갈등이 커지면서 회의 자체를 두고 부정적인 시각까지 제기됐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주선으로 3국 협력체제가 복원되는 발판이 만들어지면서 이번 정상회의는 올해 동북아 외교전의 최대 이벤트로 떠오르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에서 3국 협력체제를 정상화하고 실질적 협력을 보다 강화하자고 뜻을 모았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협력을 정상화해서 협력의 장애물과 도전 요소를 함께 극복하고,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동북아에서 평화와 협력의 질서를 세워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라고 할 수 있는 동북아에서 경제적 상호의존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지만 정치·안보 측면의 갈등과 반목을 가져오는 문제들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어 무한한 협력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경제적 상호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정치와 안보 면에 있어선 갈등이 커지는 '아시아 패러독스(Asia Paradox)'를 지적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세 나라 국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도록 3국간 실질협력 강화에 많은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 1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 1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특히 "3국은 지난 2010년 제주에서 채택한 '3국 협력 비전 2020'을 통해 경제통합 가속화를 비롯한 협력의 10년 후 미래상과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제 그 목표시점인 2020년까지 중간지점에 온 만큼 3국 공동번영의 로드맵인 비전 2020의 정신을 되새기고 3국 국민 모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협력시대를 함께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런 의미에서 경제·사회 지속가능한 개발, 인적·문화 교류와 같은 여러 분야에서 국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성과사업에 합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기후 변화, 지속가능한 개발, 보건·안보와 같은 분야에서 건설적인 기여방안과 최근 국제경제 상황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도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지역과 국제정세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해 3국의 공조를 더 심화할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도해 3년 반 만에 정상회의가 개최된 것을 아주 좋은 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3국은 지역의 평화와 번영의 큰 책임을 공유하고 있고, 따라서 모든 차원에서의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로 한-중-일 (정상회의) 프로세스는 정상적으로 돌아갔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한-중-일 정상회의의 정례적 개최 회귀를 지지하며, 오늘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 3국과 지역을 위한 커다란 성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및 국제 정세에 관해서도 솔직하게 의견 교환을 하며 3국의 공조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모두발언을 하는 동안 주로 박 대통령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큰 표정 변화 없이 아베 총리의 발언을 종종 메모하곤 했다.

    리커창 총리는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한-일-중 정상회의 재개를 위해 기울인 노력을 평가한 뒤 "3국은 한마음 한뜻으로 손을 잡고 함께 전진해 나가 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나아가 세계평화 안정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리커창 총리는 "3국이 잘 협력하면 더 큰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협력은 타당하게 역사를 비롯한 민감한 문제를 처리하는 토대 위에서, 동아시아 지역이 서로 이해를 증진하는 토대 위에서 이루는 것"이라며 아베 총리를 압박했다.

    일본의 역사 인식과 관련한 태도 변화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리커창 총리는 "불행히도 우리는 이렇게 가까운 세 나라인데 일부 국가들 간에 더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해를 증진시키고 진정한 포용, 관용을 실현하고 지역의 지속적인 발전과 번영을 위해 기여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커창 총리의 발언이 진행되는 동안, 아베 총리는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리커창 총리를 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