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기 전 수석이 어떻게든 살려보려는 노력 하느라 보고 늦어져..."
  • ▲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뉴데일리 DB
    ▲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뉴데일리 DB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3일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과 관련, 미국 측의 핵심기술을 이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訪美) 전 별도의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김관진 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 출석, '미국이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한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통보를 하기 전부터 핵심기술 이전이 불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그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지난해 1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분과위원회 회의가 열렸을 때 KF-X 기종 변경을 주도한 김관진 실장(당시 국방부 장관)이 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분과위는 방위사업청 실무자들이 하는 것으로 (당시) 그 내용을 보고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같은 해 9월 F35A로 기종이 결정돼 계약이 이뤄지고 양해각서(MOU)가 작성됐을 때 핵심기술에 대한 결론은 (이전 불가로) 거의 난 상태였으며 제게 보고된 건 장관을 마치고 안보실장으로 와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6월 8일 국방비서관 주관 토의를 마친 다음 그(KF-X 기술 이전 불가)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안보수석실에서는 전반적인 사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추진할 것인가, 사업단 구성 등 종합적으로 (대통령 보고를) 준비하고 있던 중"이라고 부연했다.

    김관진 실장은 또 "그 문제와 관련해 별도로 대통령에게 보고를 드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 측의 기술이전 불가 방침을 알게 된 이후 어떤 조치를 취했냐'는 물음에는 "(KF-X 관련) 4가지 기술은 자체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기술을 (미국 측으로부터) 못 받는다고 해서 항공기 사업을 할 수 없는 게 아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반면,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KF-X 문제를 박근혜 대통령에 최초 보고한 시점이 올해 9월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국방비서관실은 관련 보고를 지난 6월 8일 받았지만, 3개월이나 늦게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핵심 기술 이전과 관련돼 문제가 있다는 것이 대통령께 보고된 시점이 언제인가'라는 질의에 이병기 실장은 "최초로 보고된 것은 지난 9월 22일"이라고 답했다.

    이병기 실장은 "저는 최근에 (KF-X) 관련 상황을 파악했는데, 미국에서 기술 이전이 안된다는 대목에 대해 주철기 전 수석이 나름대로 관계자들과 협의해 가면서 어떻게든 살려보려는 노력을 하느라 보고가 다소 늦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병기 실장은 주철기 수석 교체 이유를 묻는 질의에 "한국형 전투기(KF-X)의 4가지 핵심기술 이전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고 보고 과정에서 조금 미흡했던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철기 전 수석은 이 정부 들어 처음부터 지금까지 대통령을 모셔왔고 저와는 외교부에서 같이 시작한 사람이지만 상당히 피곤해 했다. 제가 비서실장으로 간 이후에도 교체해줬으면 하는 이야기를 저한테 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