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대공 미사일 달라”는 반군 연합 요구도 거절…美언론 “아직 충돌 우려”
  • ▲ 러시아 공군 소속 Su-34 전폭기가 시리아 반군 지역을 공습하는 모습. ⓒ러시아 국방부-이란 프레스TV 보도화면 캡쳐
    ▲ 러시아 공군 소속 Su-34 전폭기가 시리아 반군 지역을 공습하는 모습. ⓒ러시아 국방부-이란 프레스TV 보도화면 캡쳐


    시리아 내전에 개입, 공습을 펼치면서 유럽 영공까지 침범해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갈등을 빚던 러시아가 미국과 시리아 영공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美현지 언론들은 피터 쿡 美국방부 대변인을 인용, 이 같은 내용을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터 쿡 美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의 요청에 따라 (양해각서의 세부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공격목표에 대한 정보 공유, 협력 지역을 설정하는 내용은 이번 양해각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美현지 언론들은 시리아 영공에서의 충돌 상황에 대비해 핫라인을 설치, 양측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국을 포함한 나토 측 공군과 러시아 공군이 지켜야할 규약 등을 담았다고 전했다.

    美현지 언론들은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공중충돌’은 피하자고 합의했지만 양측 항공기 간의 안전거리 확보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나토 공군과 러시아 공군 간의 충돌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美현지 언론들은 우려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간의 양해각서 체결을 본 나토 회원국과 주변국들은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시리아 영공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의 우발적 충돌이 일어나면 시리아 내전은 강대국 간의 대리전을 넘어 제3차 세계대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돼서다.

    반군인 ‘자유시리아군’과 알 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 누스라 전선, 알 아사드 정권, 테러조직 ISIS 간의 4파전 양상을 보이던 시리아 내전은 러시아 공군이 지난 9월 말부터 시리아에 공군을 파견, 반군 공습에 나선 뒤부터 서방 진영이 지원하는 ‘반군 연합’과 러시아와 이란이 지원하는 알 아사드 정권 간의 대결 양상으로 비화하는 듯 했다.

    반군 연합은 서방 진영에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MANPADS)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반군이 러시아 공군기를 공격할 것으로 생각한 미국의 만류로 이를 제공하지 않았다.

    러시아 공군은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테러조직 ISIS가 점령하고 있는 북동부 지역이 아니라 ‘반군 연합’의 본거지인 북서부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습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