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지사 "도정질의 참석못할 정도 음주 안했다" 주장, 與 "대체 얼마나 더 망가져야 하나"
  •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정질문 중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이고 있다.ⓒ뉴데일리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정질문 중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이고 있다.ⓒ뉴데일리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만취 추태 논란을 빚은지 이틀 만에 '사과 아닌 사과'를 했다. 최 지사는 16일 "만취해서 공직자의 품위를 손상하거나 도정질의에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음주를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도민을 위한 본회의장에서 음주로 인한 졸도 직전의 인사불성 행태를 보여 도정질의를 중단시켰음에도, 
    진정성 없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놨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최문순 지사는 16일 강원도의회 본회의에 참석, 신상발언을 통해 "이틀 전 보여 드려서는 안 될 장면을 보이고 의회 일정에 차질을 드린 데 대해 사과드리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난생처음 겪는 일이라 당혹스럽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어떤 연유든 공직자의 가장 큰 책무 중 하나인 자기관리에 허점을 보인 점에서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최 지사는 그러면서도 "도정질문을 받지 못할 정도로, 또 공직자의 품위를 손상할 정도로 음주하지는 않았다"며 "외국 손님들 환영 식사를 마치고 귀청하는 중 갑자기 처음 겪는 현기증과 구토 증세가 일어나 이미 몸을 가누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변명했다.

    최 지사가 사건 당일 52도의 고량주와 인삼주 등 총 10잔 이상 마셨다는 주장이 나왔고, 당시 본회의장에 있던 도의원들이 "최 지사가 만취 상태였다"고 증언하고 있음에도 공직자의 품위를 손상할 정도로 술을 마지시 않았다고 황당한 주장을 것이다.

    특히 최 지사가 본회의장에 입장할 당시 술냄새가 진동을 했고, 도의원의 질의에 아무런 대답도 못한 채 정신줄을 놓은 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도대체 어느 정도의 추태를 더 부렸어야 공직자의 품위가 손상됐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의아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최 지사는 사퇴론이 불거진 것에 대해 "자기 관리를 하지 않은 오만의 결과다. 앞으로 저 자신과 도청 실·국장, 직원들의 건강을 살피면서 모든 것이 부족한 강원도 발전에 더욱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 지사의 이 같은 입장 발표로 인해 '음주 도지사' 논란 파장은 오히려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만취 파문에 걸맞는 진정성 있는 사과나 책임지는 모습이 전혀 없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강원도의회 의장단은 성명을 내고 최 지사의 사과에 대해 "의사당에 취중상태로 입장해 물의를 일으킨 사실은 인정하지 않은 채 음주보다는 과로에 초점을 맞춰 진정한 사과보다는 변명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지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일련의 사태는 도지사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며 도지사의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 줄 것을 촉구했다.

  •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최 지사의 사과 태도를 놓고 중앙 정치권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강원도 춘천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최문순 지사의 입장 발표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최문순 지사가 사과하면서도 품위를 손상할 정도의 음주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며 "눈이 풀리고 제대로 서있지도 못했는데 품위손상이 아니면 대체 얼마나 더 망가져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김진태 의원은 이어 "만약 술 때문이 아니라면 이건 더 큰 문제다"며 "직에서 물러나 요양부터 하는 게 맞다"고 일침을 날렸다.

    새누리당도 최문순 지사를 향해 "150만 강원도민의 명예를 위해 지사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장우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과음으로 쓰러진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오늘 사과문을 발표했다. 최 지사는 사과문을 통해 만취상태였음을 인정하면서도 '공직자의 품위를 손상하거나 도정질의에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음주를 하지는 않았다'고 변명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술에 완전히 취한 것이라면 추태 중의 추태인 것이고, 건강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면 강원도민의 수장으로서 자격박탈 돼야 할 심각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게다가 도회의 본회의장에 몸도 가누질 못할 만취상태로 등장했다면 신성한 민의의 전당을 모욕하는 부끄러운 행위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장우 대변인은 도지사의 이번 사태에 대해 "강원도를 전국적인 웃음거리로 만든 도지사의 행태는 비난 받아 마땅하고 지방자치사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도지사직에서 내려와야 할 것"이라고 최 지사의 자진사퇴를 거듭 압박했다. 

    최 지사가 변명섞인 짧은
     사과문 한 장으로 자신의 만취 추태 논란을 일단락지었지만, '음주 도지사' 행태로 입은 150만 도민들이 상처는 오래도록 아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기사:

    본회의장에 술냄새 진동..."과로-뇌졸중? 국민 우롱!"

    [단독] "최문순 만취, 고량주+인삼주 10잔 이상"

    실신 추태에 할말 잃은 진기엽 도의원 "도민위한 자리에서 만취라니.."
    김현중 기자 프로필 보기| 최종편집 2015.10.15 17:59:23

  •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진기엽 도의원의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채 졸고 있다. ⓒYTN방송화면 캡쳐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진기엽 도의원의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채 졸고 있다. ⓒYTN방송화면 캡쳐

    도정질의에서 만취 추태 논란을 빚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사건 당일 52도의 고량주와 30도의 인삼주 등 총 10잔 이상 마셨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삼주 등 5∼6잔만 마셨기 때문에 음주가 아닌 과로 때문에 실신했다"는 최문순 지사 측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증언이어서 최 지사의 행태를 놓고 진실공방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최문순 지사에게 도정 현안과 관련한 질의에 나섰다가 황당한 장면을 목격한 진기엽 도의원(강원 횡성)은 15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최문순 지사는 당일 오찬에서 인삼주 5~6잔과 52도의 고량주 5~6잔 등 모두 10여 잔 이상의 술을 마셨다는 얘기를 당시 오찬에 참석했던 한 참석자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당시 중국 측은 식당에서 52도의 고량주를 5병 꺼내놓았고, 오찬 장소인 한식집에서는 주전자에 담긴 인삼주 6개를 내놓았다"며 "예전에 저도 그 고량주를 마셔본 적이 있는데 세 잔만 마시니 완전히 취해버릴 만큼 도수가 높았다"고 전했다. 

    본회의 현장에 있었던 도의원들도 최 지사의 평소 주량에 비추어 "10잔 이상을 마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도의원은 "최 지사는 평소 폭탄주를 좋아한다. 주량도 상당하다"며 "인삼주나 고량주 몇 잔으로 만취할 분이 아니다. 제가 봤을 땐 최소 폭탄주 10잔 이상을 마셨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술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도정질의하는 과정에서 술을 드시고 왔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그만큼 최문순 지사의 도정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증거다. 도의회를 너무 경시하는 부분 있다는 점이 과음보다 더 심각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최문순 지사는 전날 오전 도정질문 일정을 마치고, 중국 안후이성 인민대표회의 방문단과의 오찬을 위해 춘천시내 모 한정식집으로 이동했다. 

    진기엽 의원에 따르면 최 지사는 12시 30분쯤 한정식집에 도착했고, 오찬 자리에는 도에서 최 지사와 안후이성인민대표회의 왕추이펑 부주임, 의정관,통역 등 모두 15~16명이 참석했다. 

    진 의원은 "고량주와 인삼주 등 10여잔을 마시고 오후 도정질의시간을 맞추기 위해 급하게 본회의장으로 올라왔을 것"이라며 "그러다보니 본회의 도중 취기가 확 달아올라 몸을 주체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진기엽 도의원의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채 졸고 있다. ⓒYTN방송화면 캡쳐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진기엽 도의원의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채 졸고 있다. ⓒYTN방송화면 캡쳐


    최문순 지사는 이날 오후 2시 10분쯤 제24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진기엽 의원의 도정질문 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채 졸거나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최 지사의 인사불성 행태는 20여분 간 계속됐고, 정신을 잃은 듯한 모습마저 보였다. 결국 최 지사는 2시35분쯤 측근들이 부축해 자리로 옮겨 앉았다가 본회의장을 빠져나갔고, 이로 인해 도정질의는 중단됐다. 

    이 장면을 본회의장 단상에서 앞에서 생생하게 지켜본 진기엽 의원은 당시 심경에 대해 "황당 그 자체였다"고 개탄했다. 

    진 의원은 "지사가 본회의장에 들어올 때부터 다들 지사의 상태를 알고 있었다"며 "들어오면서부터 몇명과 악수 했는데 술냄새가 곳곳에 확 풍겼다"고 했다. 

    그는 "최 지사의 얼굴이 시뻘겋고, 의장석에는 부의장이 앉았었는데, 의장석까지 술냄새가 났을 정도였다"며 "곳곳에서 '지사가 술취했다. 만취했다'는 소리가 터져나왔다"고 전했다.

  •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진기엽 도의원의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채 졸고 있다. ⓒYTN방송화면 캡쳐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진기엽 도의원의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채 졸고 있다. ⓒYTN방송화면 캡쳐


    진 의원은 "최 지사는 질의 도중 계속 졸았다. 처음에는 만취한 상태인지 모르고 질의했는데, 질의하다보니 점점 지사의 답변이 이상했고, 요지 파악도 못하고 재차 묻게 만들었다"며 "황당했다. 그런 행동과 표정을 보니 완전히 만취 상태여서 좀 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지사는 오후 답변을 제대로 못하고 나중에는 거의 잤다"며 "그래서 제가 '지사님!'이라고 소리를 질렀더니 잠깐 깨는 듯 싶더니 다시 정신을 못차렸고 결국 관계자들이 부축해서 나갔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전 도정 질의 상황에 대해서는 "오전에는 두 명의 도의원이 최 지사에게 질의했는데, 최 지사는 평소 모습과 똑같다"며 "오찬을 다녀온 뒤 오후에 완전히 바뀐 것"이라고 부연했다. 

    진 의원은 그러면서 "물론 업무과중으로 인한 과로도 있을 수 있겠으나 이번 상황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이유 불문, 가장 중요한 도민을 위한 도정질의에서, 본회의 단상 답변대에 서서 그런 행태를 보인다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진기엽 도의원의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채 졸고 있다. ⓒYTN방송화면 캡쳐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진기엽 도의원의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채 졸고 있다. ⓒYTN방송화면 캡쳐


    만취 논란에 대한 강원도 집행부의 설득력 없는 해명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진기엽 의원은, 최문순 지사 측이 "새벽 3시까지 도의원들의 도정질문에 대비한 답변을 준비하느라 숙면을 취하지 못한 것이 실신 이유"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 "말도 안되는 변명"이라고 일축했다. 

    진기엽 의원은 "그런 변명은 설득력이 없다"며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건강상태를 본인이 잘 컨트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강원도 집행부가 "공관에서 의료진의 진찰을 받은 결과 최 지사에게 가벼운 뇌졸중 증상이 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MRI도 안찍고 공관에서 어떻게 아느냐.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면서 "이런 발언들이 오히려 혼란과 논란만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한 도의원도 "도지사가 도정 질의 답변 준비를 새벽 3시까지 했다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질의를 하는 저희들은 도정질의를 하기 위해 최소 1개월~2개월 전부터 준비하고 있다. 도 집행부에서 자료를 잘 주지않아 자료수집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도지사는 직원들이 다 해준다. 우리가 미리 질의서도 다 보내주기 때문에 준비할 것도 많지 않다. 지사가 '밤새 준비했다'는 얘기듣고 어이가 없었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이 의원은 이어 "당시 본회의장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지사가 만취상태였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다"며 "지사는 관계자들의 부축을 받긴 했지만 비틀거리며 본인 발로 걸어나갔다. 과로로 쓰러지는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로로 실신했다면 최 지사처럼 풀린 눈으로 횡설수설 하지 않고 순간에 쓰러졌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만취 상태라고 볼 수밖에 없는 근거에 대해 술냄새가 많이 풍겼고, 일그러진 얼굴 상태에서 눈이 풀렸다는 점, 비틀비틀 휘청거렸다는 점을 들었다. 

    또 "최 지사는 과거 도정질의 때 90도로 절하듯이 인사한 적이 없다. 그런데 어제(14일) 오후 본회의장에 들어오면서 의원들에게 90도로 절했다"며 "특히 최 지사는 본회의장에서 퇴장할 당시 걸어나오면서 몇몇 사람들과 악수를 하며 웃으면서 '미안합니다. 먼저 갑니다'라고 말하면서 나갔다. 만취했다는 증거"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언론들이 '과로로 실신했을 수도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적어도 의학적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과로로 쓰러질 때 술취한 사람처럼 그렇게 비틀거리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진기엽 의원은 지사의 만취 논란에 대해 최문순 지사가 솔직하지 못한 태도로 오히려 논란을 더 키운 셈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제가 집행부 입장이라면, '관례적으로 손님이 와서 오찬에서 술을 먹다보니 절제를 못해서 음주가 과했다. 이런 상황이니 부지사가 대신 답변하겠다'고 말하면 누가 양해를 안 해주겠느냐"며 "지사로서 솔직해야 하는데, 솔직하게 해명하지 못한 부분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진실공방으로 갈 상황이 전혀 아닌데 집행부가 지사를 보호하려고 둘러대다 보니 일이 더 커졌다"며 "변명으로 의원들과 도민들을 기만한 중대 실수를 범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의원은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이미 엎어진 물이니 주워담을 수는 없다"며 "내일 본회의에서 최 지사가 입장을 발표할 텐데. 그에 따라 최 지사의 거취 문제나 이런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보좌진들에 대한 사퇴 촉구 등의 조치들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