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로 입돌아간 최문순, 도의회서 실신 추태, 김진태-한기호, 대국민 사과 요구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정질문 중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이고 있다.ⓒ강원도의회 홈페이지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정질문 중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이고 있다.ⓒ강원도의회 홈페이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도정질문 중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과 관련, 조속히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신체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국회에서 나왔다. 

    최 지사가 도의회에서 실신 논란을 야기한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고 그 정도의 허약한 체질로 어떻게 도지사의 역할을 계속 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은 15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번 논란은 (최문순 지사의) 자기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일단 이런 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기호 의원은 "우선 최 지사는 병원에 가서 신체검사와 종합진단을 받아서 국민 앞에 자신이 건강한지를 그 결과에 대해 소상히 밝혀야 된다"며 "건강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 실신할 정도로 허약하면 앞으로 도지사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신체에 이상이 있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고, 이상이 없다면 실신 논란에 대해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며 최 지사의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최문순 지사는 지난 14일 오후 2시 30분쯤 제24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도정질문 내내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최 지사는 도의원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못하다 고개를 숙이며 쓰러졌다. 이후 측근들이 부축해 자리로 옮겨 앉았다가 본회의장을 빠져나갔고 도정질의는 중단됐다.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정질문 중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이고 있다.ⓒSBS뉴스화면 캡쳐
    ▲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정질문 중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이고 있다.ⓒSBS뉴스화면 캡쳐

    최 지사 측은 과로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새누리당 강원도의회 대표단은 최 지사가 쓰러진 것은 피로누적이 아니라 만취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도지사 행태를 두고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 대표단은 "최 지사의 행태는 도민과 도의회를 무시한 차원을 넘어서는 중차대한 사태"라며 최문순 지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 관계자는 "최 지사가 당일 오찬에서 인삼주 등 5∼6잔을 했으나 만취 상태는 아니었다"며 "최근 바쁜 일정을 소화하던 지사가 피로가 겹쳐 쓰러진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새벽 3시까지 도의원들의 도정질문에 대비한 답변을 준비하느라 숙면을 취하지 못했고, 당일 오찬에서는 중국 안후이성 인민대표회의 방문단과의 오찬에 참석해 건배하는 등 반주를 한 것이 실신 이유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최문순 지사에 대한 동정론마저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도정질문 영상을 보면, 초점이 풀린 최 지사의 눈빛,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 등을 미루어, 과로 보다는 만취로 인한 실신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강원도 지역 사정에 밝은 한 보좌관은 "솔직히 말해서 도지사 정도면 오찬이나 만찬에서 술을 마시는 일이 자주 있다"면서 "최 지사 측도 술을 마셨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는가. 당시 영상을 봐도 피로 누적과는 거리가 있고 술에 취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지사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술을 곧잘 마시는 편으로 알려져 있다. 
  •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뉴데일리DB
    ▲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뉴데일리DB

    실신 원인을 불문하고 이런 논란을 야기한 것 자체가 최문순 지사가 공직자로서의 자기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반증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한기호 의원은 "우리 국회의원들도 밥먹으면서 반주 한 잔 정도는 하지만, 중요한 일정, 예를 들어 국정감사라든지 회의가 있으면 술을 안 마신다. 저도 안 마시고 다른 국회의원들도 그런 날에는 안 마신다"고 했다.

    한기호 의원은 이어 "최 지사가 만취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날 도의회가 열렸는데 자기관리를 제대로 했어야 했다"며 "도정질의를 맑은 정신에 해야 하니까 과로할 것 같으면 전날 회식하더라도 일찍 자든지 사전에 질의 준비를 하든지, 원래 그렇게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업무 과중으로 이한 피로 누적"라는 최 지사의 주장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어떠한 직책에 있든지 공직에 있는 공직자가 자기관리하는 것은 기본"이라면서 "과로로 실신했다고 했다고 하더라도 자기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의원은 "
    한번 뒤집어 생각해보자. 국정감사하는데 장관이 졸았다면 가만히 놔두겠는가"라며 "예를 들어 총리나 장관이 대정부질문이나 국감에서 '질의 답변을 위해 밤새 공부해서 과로로 인해 졸았다'고 하면 정치인들은 어떻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최근 진행 중인 대정부질문에서 황교안 총리가 졸거나 실신했다면 '만취 추태, 즉각 사퇴'등을 외쳤을 것"이란 설명이다. 
    최 지사의 행태에는 일언반구도 없는 야당의 행태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김진태 의원실 제공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김진태 의원실 제공

    논란의 최 지사가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도 거세지는 상황이다.

    강원도 춘천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도민들에게 사죄와 용서를 구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냐"며 "사실을 호도하며 오히려 동정론으로 몰고가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한 자세"라고 지적했다.

    김진태 의원은 "물론 과로했을 수도 있지만, 도 의회 직전에 음주를 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사실을 호도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업무 수행 중에 조금 과음을 하게 돼서 체력에 부쳐서 이렇게 됐다'고 솔직히 밝혀야 한다"고 충고했다. 최 지사가 설득력 없는 변명으로 논란을 가중시키며 도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어 "어떻게 도정질의에 그런 상태로 참석할 수 있는가.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무슨 진실공방으로 끌고가며 우리 도민들에게 혼란과 부담을 떠넘기는 것은 아닌지 아쉬운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