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여론 전면전으로 가져간다 해도 쉽지 않아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장외투쟁으로 대응하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문 대표가 승부수를 띄울지 주목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장외투쟁으로 대응하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문 대표가 승부수를 띄울지 주목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정치적 승부수를 띄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새정치연합이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장외 투쟁을 시작했지만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새정치연합은 서울시 여의도역 부근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에 처음 나선 자리에서 "앞으로 20일 간 서명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행정고시는 예고한 후 20일 간의 여론을 수렴한 뒤 확정고시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문재인 대표가 남은 20일 동안 얼마나 여론을 뒤집느냐에 따라 정치적 입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현재까지 교육부의 행정 고시 사항인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문 대표가 자칫 '쇼맨십'으로 끝날 수 있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장외투쟁까지 나서는 이유에 대해 정치권은 당 내홍을 멈추고 당 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덤으로 세 결집 효과와 지지율 상승도 문 대표의 복안 중 하나다.

    그러나 문 대표가 여론을 극단적으로 돌려놓지 않는다면 정부가 국정교과서를 그만둘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야당이 내년 예산안 등 각종 정치적 현안과 연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이 역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막는 근본적인 방안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문재인 대표가 20일 간 여론전을 전면전으로 가져갈 수 있을까.

    만일 문 대표가 20일간의 여론전에서 이기면 그간 부족하다고 평가됐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을 줄일 수 있다는 이익이 있다. 나아가 '해결사'이미지 구축하며 대권후보로서 존재감도 뽐낼 수 있다.

    반면 20일간 전면전을 벌이고도 큰 실익 없다면 용두사미(龍頭蛇尾·용의 머리와 뱀의 꼬리라는 뜻으로 크게 떠벌려 시작했다가 보잘것 없는 결말로 끝나는 것)라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카리스마와 리더십의 부재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이번에도 노출했다는 볼멘소리도 예상된다. 새누리당의 "중립적 교과서를 만들자"는 주장에 "친일과 독재를 미화했다"고 대응한 부분도 중도층을 잃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여론전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서둘러 출구전략 찾을 필요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분간 일정과 연계해서 보이콧 할 수는 있어도 끝까지 갈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퇴로가 필요한데 사실상 그 퇴로는 김무성 대표가 쥐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한편,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서명운동 다음 날인 14일에도 '120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 집회'가 열린 주한일본대사관을 찾아가 "반드시 친일 독재 국정교과서를 막아내겠다"면서 "저와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부의 역사왜곡을 막고 우리 할머니들의 명예를 찾아드리겠다"고 여론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