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저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단호한 메시지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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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의 한미동맹(韓美同盟) 외교가 시작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訪美) 길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 동쪽에 위치한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오후 5시쯤 비를 맞으며 전용기에서 내린 박 대통령은 직접 우산을 들고 도열한 미국 장병들 사이를 통과해 차량으로 이동했다. 환영식에는 미국 측에서 피터 셀프리지 의전장, 다니엘 크리텐브린크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 안호영 주미대사, 임소정 워싱턴 D.C 한인연합회장, 황원균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장, 한연성 워싱턴 통합한글학교협의회장 등이 참석해 박 대통령을 영접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 머물게 될 숙소는 부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반세기 전 묵었던 곳과 같은 미국 백악관 부속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Blair House)다.

    블레어 하우스는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가 지난 1965년 4월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의 초청으로 2박3일간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머물렀던 곳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곳에 머물며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자유주의 수호와 과학기술 도입, 경제원조 등에 대해 논의했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2013년 5월 방미 때 이 곳에서 묵은 바 있다. 이전에는 김영삼(1993년 11월, 1995년 7월), 김대중(1998년 6월, 1999년 7월, 2001년 3월), 노무현(2003년 5월, 2005년 6월, 2006년 9월), 이명박(2008년 4월, 2009년 6월, 2011년 10월) 등 역대 대통령들의 미국 워싱턴 DC 방문 때 블레어 하우스에 머물렀다.

    박 대통령은 14일 오전 한미동맹의 상징인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간다.

    오후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 항공우주 분야의 양국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계획이다. 이어 한-미 첨단산업 파트너십 포럼에 참석해 양국 간 실질적인 비즈니스 협력 증진을 도모한다. '한-미 우호의 밤' 행사에도 참석해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미국 각계 인사와 우리 동포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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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오전 2013년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국방부 펜타곤을 방문한다. 펜타곤 방문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으로 출범한 한미군사동맹의 굳건한 현주소를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특히 강력한 한-미 연합전력을 통한 대북(對北) 억지력과 한반도 안보을 위한 한-미 공조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2011년 10월 펜타곤을 방문한 바 있다.

    오후에는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미국 전·현직 고위인사들과 학계 등 미국의 각계 여론 주도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우리 외교안보정책에 대해 연설한다. 미국 민주당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조 바이든(Joe Biden) 부통령의 초청에 따라 관저에서 오찬을 하는 일정도 예정돼 있다.

    16일에는 방미 일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열린다.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Rebalancing toward the Asia-Pacific) 전략을 둘러싼 논의도 빠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4차 핵(核)실험 등 도발 가능성이 상존한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북한에 대한 단호한 메시지를 끌어낼 수 있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밖에도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문제와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을 위한 기술 이전 문제가 논의될 지도 주목된다. 미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의 경우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에는 166명 규모의 사상 최대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 이 중 84%는 중소·중견기업들로 구성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2013년 5월 방미 당시 51명의 사절단이 동행했던 점을 고려하면 3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사절단에는 지난 8월 사면복권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