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核) 포기와 인권문제 개선 촉구, "한반도 통일이 근본해결책" 거듭 강조
  •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MBC 방송화면
    ▲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MBC 방송화면

     

    박근혜 대통령이 전 세계 정상들 앞에서 통일(統一)을 외쳤다.

    박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冷戰) 잔재인 한반도 분단 70년의 역사를 끝내는 것이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핵(核) 포기와 인권문제 개선을 촉구하면서 한반도 통일이 근본해결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 北核 도발은 인류평화 가치 훼손

    "현재 역내 국가들 사이에 원자력 안전, 재난관리, 보건을 비롯한 다양한 협력 분야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의 축적은 세계 평화와 협력 증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우리의 노력은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核)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북핵은 국제 핵비확산 체제의 보존과 인류가 바라는 핵무기 없는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지난 7월 이란 핵협상이 최종 타결됐는데, 이제 마지막 남은 비확산 과제인 북한 핵문제 해결에 국제사회의 노력을 집중해야 하겠다.

    최근에도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추가적인 도발을 공언한 바 있다. 이는 어렵게 형성된 남북 대화 분위기를 해칠 뿐 아니라 6자회담 당사국들의 비핵화 대화 재개 노력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다.

    북한은 추가도발보다는 개혁과 개방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핵개발을 비롯한 도발을 강행하는 것은 세계와 유엔이 추구하는 인류평화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될 것이다.

    북한이 과감하게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북한이 경제를 개발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다.

    지난 1년간 인권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큰 이목을 끈 사안의 하나는 바로 북한 인권문제이다. 작년에 발표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 바 있다.

    이어 유엔 인권이사회와 총회의 결의채택뿐만 아니라 안보리에서도 논의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했다. 북한이 이러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서 인권 개선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가 정치·군사적 이유로 더 이상 외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8.25 합의에 따라 당국간 대화와 다양한 교류를 통해 민족 동질성 회복의 길로 나가기를 기대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어 "저는 유엔이 1948년 대한민국 탄생을 축복해줬던 것처럼 통일된 한반도를 전 세계가 축하해 주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간절히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 대표부 자리에는 2명의 인사가 앉아 있었다. 이 가운데 박명국 외무부상은 박 대통령의 연설을 주의 깊게 듣는 모습이었다. 북한의 대표격으로 참석한 리수용 외무상은 TV 화면상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2차 대전 당시 혹독한 여성폭력을 경험한 피해자들이 이제 몇분 남아있지 않다"고 전제하면서 "이분들이 살아계실 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해결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법제화에 대해선 "이번에 통과된 일본의 방위안보법률은 역내국가간 선린우호 관계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투명성있게 이행되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MBC 방송화면
    ▲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MBC 방송화면

     

    박근혜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주최 오찬에 각국 정상들과 함께 참석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오찬에서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같은 테이블에는 반기문 총장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 정상들이 자리했다. 박 대통령은 주변에 위치한 오바마 대통령과 환담을 나눈 것으로 젼해졌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과 가진 대화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반기문 총장은 오찬에서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SDGs) 채택을 계기로 역사적인 자리에 모인 정상들이 훗날을 돌이켜보면, SDGs가 인류 삶을 향상시킨 점이 자랑스러울 것"이란 취지로 건배 제의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찬 답사에서 "이번 총회가 각국 정상들이 기후변화와 인도적 위기 등에 대한 공동 대처 의지를 다지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오전 유엔총회 연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현 시리아 정부와 강력한 '배후 지원자'로 꼽히는 러시아와 이란 정부를 강력 비판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을 '폭탄을 투하해 민간인을 살해한 독재자'라고 지목한 뒤 "그런 폭력은 대다수의 시리아 국민들로 하여금 아사드를 지도자로 받아들일 수 없도록 만든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사드 정부와의 협력을 거부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면서 대립각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