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홍 부장판사 “피고인 의견 존중”, 감정위한 특위 구성 등 언급
  • ▲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의 유력증거인 주신씨 명의 엑스레이 사진. 왼쪽부터 공군훈련소(2011년 8월)-자생병원(2011년 12월)-비자발급용 엑스레이(2014년 7월). ⓒ 뉴데일리DB
    ▲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의 유력증거인 주신씨 명의 엑스레이 사진. 왼쪽부터 공군훈련소(2011년 8월)-자생병원(2011년 12월)-비자발급용 엑스레이(2014년 7월). ⓒ 뉴데일리DB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핵심쟁점으로 하는 ‘양승오 박사(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 재판’ 6차 공판에서, 재판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결정적 변수로 떠오른 박주신씨 명의의 영상자료(엑스레이·MRI·CT) 감정을 맡을 외부기관 선정이, 원점에서 다시 이뤄질 전망이다.

    24일 오전 재판장인 심규홍 부장판사(형사 합의 27부)는 “감정과 관련돼 피고인 측 견해를 존중해 (대한영상의학회)감정을 중지하고, 특별위원회 구성 또는 피고인 측 추천 의사를 포함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심 부장판사는, 박주신씨 명의의 영상자료 감정을 위한 (대한의사협회의) 특별위원회 구성이나 피고인 측 추전 의사를 감정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병행할 수 있다면 그 방법을 채택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박주신씨 명의의 영상자료 외부감정에 관한 재판장의 소송지휘에 차기환 변호사는 저명학자나 의사를 추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재판장은 “(피고인 측의) 의견을 반영해 저쪽(대한의사협회)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신씨 명의의 영상자료는, 주신씨가 대리신검 혹은 영상자료 바꿔치기 등의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했을 것으로 보고 있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유력한 증거다.

    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한 영상자료에 대한 비교판독 결과, 피사체를 동일인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차이점이 발견된다면, 이는 곧 피고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매우 유력한 증거가 된다. 반면 피사체를 동일인으로 볼 수 있다는 감정결과가 나온다면 피고인들은 유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특히 감정결과는 피고인이나 변호인 측의 의사와 관계없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치적 위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피고인 측이 박주신씨 명의의 영상자료 외부감정기관 선정을 둘러싸고, 박원순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해외학회나, 저명한 학자 혹은 의사에게 감정을 맡길 것을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DB
    ▲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DB

    피고인들은 국내 학회의 경우, 감정결과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 학연이나 지연·혈연 기타 박원순 시장과의 친소관계에 따라 감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감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양승오 박사의 변호인인 차기환 변호사는 22일, 주신씨 명의의 영상자료 감정기관이 피고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한영상의학회로 결정된 사실을 확인하고, 그 부당함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만약 재판부가 피고인들의 의견을 끝내 외면한다면, 재판부 기피신청도 불사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차기환 변호사는 22일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감정을 의뢰한 자생(병원)엑스레이와 공군 엑스레이·비자발급 엑스레이 피사체가 다를 경우, 세브란스병원은 그 신뢰도와 명성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는 등 심각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다”며, “주신씨의 공개신검에 참여한 교수가 임원으로 있는 대한영상의학회에 감정을 맡긴다는 것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 변호사는 “해외 유명학회에 감정을 촉탁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대한의사협회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근골격·영상의학 분야의 실력 있고 인품을 인정받는 교수나 의사를 참여시켜 주시길 바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 차기환 변호사. ⓒ 뉴데일리DB
    ▲ 차기환 변호사. ⓒ 뉴데일리DB

    앞서 차기환 변호사는 21일 열린 5차 공판에서 피고인과 변호인들이 대한영상의학회를 기피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차 변호사는 “영상의학회 임원 가운데 세브란스병원 이승구 교수가 있다. 그 분이 임원으로 있는 영상의학회는 감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있어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2012년 2월 22일 박주신씨에 대한 공개신검을 진행한 곳으로, 이승구 교수는 박주신 공개신검 당시 그의 허리 MRI 판독에 참여한 의료진 중 한명이다.

  • ▲ 2012년 2월22일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박주신씨 공개신검’ 장면. ⓒ 서울시 제공
    ▲ 2012년 2월22일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박주신씨 공개신검’ 장면. ⓒ 서울시 제공

    양승오 박사와 치과의사 김우현씨 등 이 사건 피고인들이 제기하고 있는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의 출발점은, 2012년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이뤄진 ‘박주신씨 공개신검’이다.

    당시 공개신검은 피검자에 대한 본인 여부 확인도 없이 졸속으로 진행됐으며, 그마저도 서울시공무원과 병원 보안요원들의 철저한 통제 속에 이뤄져, 공개신검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세브란스병원의 부실한 공개신검이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증폭시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 엄마부대봉사단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 해소를 위해, 3년 전 공개신검을 진행한 병원이 진상규명에 앞장서 줄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엄마부대봉사단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 해소를 위해, 3년 전 공개신검을 진행한 병원이 진상규명에 앞장서 줄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런 사실을 고려할 때, 당시 공개신검에 참여했던 이 병원 의료진이 주요 임원으로 있는 학회가, 박주신씨 명의의 영상자료에 대한 감정을 맡는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양승오 박사 등 이 사건 피고인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날 공판에서는 박주신씨 증인소환의 전제조건인 영국소재지 파악과 관련된 문제도 다시 다뤄졌다.

    박주신씨는 지난해 결혼해 부인과 함께 영국으로 출국했다. 재판부는 앞서 검찰과 변호인 측에 박주신씨 증인소환을 위해, 주신씨에게 소환장을 보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박주신씨의 부친인 박원순 시장 측은, 주신씨의 영국 거주지 파악에 협조해 달라는 재판부의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재판부는 주신씨를 증인으로 채택하고도 아직까지 소환장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박주신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증인출석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재판부에 전달했다.

    지난 공판에서 차기환 변호사는, 주신씨가 영국 출국에 앞서 비자발급용 엑스레이를 촬영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주신씨의 영국 체류지 정보가 담긴 문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병원에 해당 자료의 제출을 요청했으나, 두 달이 지나도록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기환 변호사는 “검찰이 직접 연세의료원에 연락해 협조를 받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으나, 검찰은 “법원이 (문서제출명령을) 했으니 하겠죠”라며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재판부는 “(주신씨 소재 파악을 위해)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보라”고 지시했다.

    이날 심규홍 부장판사는 “박주신씨 소재파악은 언제(되느냐)”고 물으며, 다시 한 번 이 문제를 거론했다.

    재판부의 질문에 검찰은 “세브란스(병원)에 확인 해보니 비자발급 받을 때 (영국)체류 예정 주소를 적은 게 있다고 한다”고 답했다.

    반면 차기환 변호사는 “(세브란스병원이) 아직 회신을 하지 않고 있다”며, 검찰의 소극적인 태도를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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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의 핵심 증거, 
    의문의 엑스레이 속 피사체는 누구?


    2011년 박주신씨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이 처음 불거진 뒤 지금까지 박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엑스레이는 모두 3개가 있다.

    이 가운데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자생병원 엑스레이(촬영일자 2011년 12월 9일)는, 박주신씨 본인이 아닌 제3자의 신체를 촬영한, 이른바 ‘대리신검자 엑스레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 ▲ 박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 박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반면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양승오 박사 등 시민 7명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한 공판을 통해 새롭게 밝혀진, 박주신씨의 ‘공군훈련소 입소 당시 엑스레이’(촬영일자 2011년 8월 30일, 이하 공군 엑스레이)와, 주신씨가 ‘비자발급을 위해 촬영한 세브란스병원 엑스레이’(촬영일자 2014년 7월 31일, 이하 비자발급용 엑스레이)는 각각 박주신씨 본인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 박주신씨 공군훈련소 입소 당시 촬영된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 박주신씨 공군훈련소 입소 당시 촬영된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 ▲ 박주신씨가 지난해 7월 비자발급을 위해 촬영한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 박주신씨가 지난해 7월 비자발급을 위해 촬영한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이들 세 개의 엑스레이는 모두 박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들 엑스레이에 대한 판독결과 피사체를 동일인으로 볼 수 없는 유의미한 차이점이 발견된다면, 이는 박주신씨의 대리신검 혹은 영상자료 바꿔치기 의혹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은 영상의학 전문의인 양승오 박사(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와 치과의사 김우현씨 등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주장해 온 시민들은, 위에서 언급한 세 개의 엑스레이에 대한 비교 판독 결과, 이들 엑스레이를 같은 사람의 것으로 볼 수 없는 차이점을 발견하고 이를 재판부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석회화’와 ‘극상돌기’

    ‘석회화’란 나이가 들어 뼈에 발생하는 퇴행성 증상의 하나로 질병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한 번 생기면 없어지지 않으며, X-Ray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 ▲박주신의 자생병원 X-Ray(왼쪽)과 공군 X-Ray(오른쪽). 자생병원의 엑스레이에서는 오른쪽 제1늑골부위에 '석회화'현상이 보이지만 공군엑스레이에선 보이지 않는다. ⓒ 뉴데일리DB
    ▲ ▲박주신의 자생병원 X-Ray(왼쪽)과 공군 X-Ray(오른쪽). 자생병원의 엑스레이에서는 오른쪽 제1늑골부위에 '석회화'현상이 보이지만 공군엑스레이에선 보이지 않는다. ⓒ 뉴데일리DB

    박주신씨의 자생병원 X-Ray를 보면, 오른쪽 제1 늑골부위에 ‘석회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주신씨가 공군 입대 당시 찍은 X-Ray에는 이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차이에 대해 양승오 박사의 변호인인 차기환 변호사 등은 "각각의 X-Ray를 찍은 사람이 동일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극상돌기’의 경우에도 차이점은 명확히 드러난다.

    변호인 측은 “공군에서 찍은 엑스레이와 비자발급을 위해 찍은 엑스레이에서는 피사체의 제 1흉추 극상돌기가 오른쪽으로 휘어있지만, 자생병원에서 찍은 영상에서는 정방향으로 나온다”며, “박주신씨가 공군에 입대해 찍은 엑스레이와 세브란스 공개신검에서 나타난 피사체의 의학적 차이가 명확해 동일인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흔히 등을 만지면, 가운데 뾰족하게 솟아난 부분이 바로 ‘극상돌기’다.

    흉추를 비롯해 모든 척추에 존재하며, 흉추에 외상이나 수술, 질병 등이 없었던 근접한 기간 동안 촬영된 엑스레이에서 극상돌기의 형태가 명확하게 다를 경우, 다른 개체라고 판단할 의학적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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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씨 병역의혹 관련 
    3~5차 공판 및 사건 주요기사 모음


    다음은 뉴데일리가 3차 공판을 3회로 나눠, 3일 연속 톱으로 보도한 내용입니다.

    [병역의혹 3차 공판 ①] 
    [단독] 박원순, 아들 치과치료에 유령건강보험 사용 
    경기고 웅변반 1년 선배 손명세 교수, 연대 공개身檢 전날 밤 통화 
    선배(손명세)가 원장인 건보심평원 발부 허위공문서 제출...사법방해죄? 


    [병역의혹 3차 공판 ②] 
    [단독] 연대의사들도 "박원순 아들 X선 이상하다!" 
    핵심증거 ‘석회화’·‘극상돌기’ 차이점 인정 
    연대 공개신검 당시 MRI 판독 의사들 증인 출석..주신씨 X-Ray 소견 밝혀 


    [병역의혹 3차 공판 ③] 
    [단독] “박주신 소환장, 아버지(박원순)에게 송달” 
    재판부, 변호인에게 “소환방법 찾아봐라” 
    박주신, 대리인 통해 ‘출석 거부’ 통보...변호인 “증인신청 유지” 


    [병역의혹 4차 공판 ①] 
    [단독] 박원순 아들 병역의혹, 새 변수 ‘병역브로커’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사 A씨의 수상한 행적
    검찰 수사 6개월간, 대포폰 의심 휴대폰 번호로 1천 번 넘게 통화


    [병역의혹 4차 공판 ②]
    [단독]박원순 아들 병역의혹, 증인은 왜 말을 바꿨을까?
    세브란스 방사선사 A씨의 석연치 않은 행적
    검찰 진술과정서 입장 번복..증인 신문 통해 허위진술 정황 드러나


    [병역의혹 5차 공판]
    박주신 증인출석 거부, ‘수상한 검찰’ 소환의지도 없어
    검찰 무성의한 태도 논란
    박주신씨 영국 소재지 파악 놓고 검찰 소극적 자세로 일관


    ※ 이 사건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박원순 아들 병역의혹, 7대 미스터리 ①

     박원순 아들 병역의혹, 7대 미스터리 ②

     박원순 아들, 판사 주관 MRI재촬영-치아검사 한다!

     “병원 직원은 박원순 아들을 어떻게 알아봤을까?”

     박원순 子 박주신 병역비리 의혹, 새 증거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