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특수부대 이어 ‘드론’ 투입해 공습…佛 15일 의회 표결 따라 시리아 공습 개시
  • ▲ 요르단 국경지대에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설치한 시리아 난민촌. ⓒ美펜실베니아 주립대 블로그 캡쳐
    ▲ 요르단 국경지대에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설치한 시리아 난민촌. ⓒ美펜실베니아 주립대 블로그 캡쳐

    서유럽으로 몰려드는 시리아 난민의 수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EU 집행부가 16만 명의 난민을 회원국에 강제 할당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가 테러조직 ISIS 섬멸에 대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EU의 난민 수용 강제할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영국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 7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영국 국적의 ISIS 조직원 2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지난 8월 21일, 영국 공군은 시리아 락까에서 이동 중인, 영국 카디프 출신의 레야드 칸, 애버딘 출신 루훌 아민에 대해 드론 공습을 감행, 사살했으며, 8월 24일에는 미군의 공습으로 주나이드 후사인도 사살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英 ‘텔레그라프’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 이들이 지난 8월 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전승 행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꾸미던 중이었다고 전했다.

    英 ‘가디언’은 “사살된 ISIS 조직원들은 5월 8일 유럽의 전승기념일 또는 6월 27일 국군의 날 행사 때 테러를 저지르려 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야당인 노동당은 전쟁 중도 아닌데 자국민을 공격했다는 점을 들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를 공격했지만, 캐머런 총리는 “국가안보를 위해 자위권을 발동한 것”이라며 “법무장관의 승인에 따라 급박하게 이뤄진 조치”라고 반박했다. 

    이미 시리아와 이라크 일대에 테러조직 ISIS의 수뇌부를 암살하기 위해 육군 SAS와 SRR, 해병대 SBS 등을 투입한 영국 정부는 최근의 난민 유입 문제가 국내 정치문제로 번지자, 본격적으로 ISIS 공격에 나서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난민 4만여 명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프랑스 또한 테러조직 ISIS에 대한 공습을 개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테러리즘과 전쟁이 시리아 난민들의 대탈출을 불렀다”면서 “오는 8일부터 시리아 지역에서 ISIS 공습을 위한 정찰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 8월부터 시작된 테러조직 ISIS에 대한 공습에 처음부터 참가한 프랑스는 이라크 북부 지역에 대해서는 200여 차례의 공습을 실시했다. 하지만 시리아 지역에 대해서는 알 아사드 정권을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공습을 하지 않았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발표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국회에 ‘시리아 지역 ISIS 공습’에 대한 안건을 제출했다. 프랑스 국회가 이 안건을 승인하면 프랑스는 시리아의 ISIS 근거지에 대한 본격적인 공습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난민들을 대폭 수용하겠다는 독일은 테러조직 ISIS를 공격, 섬멸하겠다는 뜻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대서양 건너 미국도 테러조직 ISIS와 알 아사드 독재정권 때문에 생긴 시리아 난민들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영국처럼 테러조직 ISIS로 인해 발생한 난민 문제를 ‘국가안보’로 본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美현지 언론들은 “오바마 행정부는 시리아 난민이 유럽으로 대거 유입될 경우 동맹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이는 곧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美현지 언론들은 오바마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일은 시리아를 떠난 대규모 난민들 사이에 ISIS의 조직원들이 섞여 들어 전 세계로 퍼지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유럽의 경우에는 난민들에 대한 통제가 비교적 약한 편이어서 동맹국은 물론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관련 시설들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바마 정부는 이와 함께 러시아 푸틴 정권이 알 아사드 독재정권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확대하려는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해서도 상당히 분노한 상태라고 한다.

    이처럼 현재 시리아 난민과 이들이 고향을 떠나도록 만든 테러조직 ISIS 사태는 시간이 흐를수록 서방 진영 전체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재스민 혁명’ 이후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4년 넘게 계속되면서, 2,300만 명의 국민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고향을 떠나 시리아를 떠돌고 있다고 한다. 이 중에서 200만 명은 터키 동남부 국경 지대, 200만 명은 레바논, 요르단 일대에 난민촌을 짓고 생활하고 있다.

    테러조직 ISIS는 2014년 8월 당시에는 약 2만 5,000여 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세계 각국에서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현재는 그 수가 3~4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