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韓美동맹 해체를 조건으로 中立化 통일을 제의한다면?

    아데나워는 미국과 헤어져 중립화하면 독일을 통일시켜주겠다는 스탈린의 제의를 거부하였다.

  • 趙甲濟   

1945년 5월 연합군에 항복, 美英佛蘇의 4대국 지배하에 들어간 독일은,
소련 점령하의 東獨과 美英佛 점령하의 西獨으로 나눠졌다.
冷戰이 격화되면서 한반도처럼 동서독은 통합이 어렵게 되었다.
美英佛 점령하의 서독 지역에서 지도자로 등장한 아데나워 수상은 한국의 李承晩 대통령처럼
서독을 자유진영의 일원으로 독립시키려 한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아데나워는 主權 회복 과정에서 서독을 재무장,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시키고, 프랑스 등 서구와 유럽 공동체를 구성하는 노선을 추진하였다. 
  
  소련의 스탈린은 이를 구경만 하지 않았다. 서독의 주권회복에 즈음하여 유럽방위공동체(EDC) 조약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던 1952년 3월10일 스탈린은 서독을 관할하던 미영불에 '스탈린 노트'로 유명해진 覺書를 보냈다. 동서독을 통합한 통일정부를 구성하고, 평화조약을 체결하자는 제안이었다. 이 제안의 핵심은 통일된 독일이 중립국으로 남아야 하며 그렇게 하면 국방에 필요한 정도의 재무장도 허용한다는 것이었다. 중립화를 약속하면 동서독 통일을 지지할 뿐 아니라 재무장도 허용하겠다는 소련의 제안은 파격적인 것이었지만 아데나워는 스탈린의 음모를 간파하였다. 
  
  그는 미영불 정부에 <서독은 스탈린의 제의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으니 美英佛蘇 4대국이 서독을 무시하고 무엇을 결정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천명하였다. 서독 안에선 스탈린의 제의에 찬동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집권 기독교 민주당 안에서도 검토할 가치가 있는 제안이라는 여론이 일어났다. 스탈린의 제안은 통일을 중시하는 민족주의 파와 중립지향의 평화주의 파를 다 같이 노린 승부수였던 것이다. 
  
  아데나워는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독일의 중립화는 미군을 유럽에서 철수시키기 위한 것이며, 그렇게 되면 유럽은 소련의 막강한 군사력에 종속되어 기독교 문명이 無神論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유럽과 독일은 일체가 되어야 자유를 지킬 수 있다고 확신하고 이를 위하여는 통일의 꿈도 잠시 유보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李承晩이 좌우합작론을 거부한 논리와 비슷하다. 李承晩은 스탈린의 조종을 받는 남북한 공산주의자들과 합작하여 통일정부를 구성하는 과정은 한반도 공산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었다. 李承晩은 공산주의를 상종할 수 없는 反문명 세력으로 보았고 아데나워도 소련 공산주의를 反유럽, 反기독교적 세력으로 규정하였다. 
  
  아데나워는 통일 지향의 민족주의 세력을 설득하기 위하여 소련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오델-나이세 선 以東의 舊독일 영토를 포기하는 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동독은 소련의 압박에 따라 오델 나이세 線을 동독과 폴란드의 국경선으로 인정하는 조약을 폴란드와 맺었던 것이다.
  
  스탈린 노트는 다른 모습으로 한반도에서 등장할 수 있다. 중국이 親中化한 한국을 상대로 이런 제안을 하는 경우이다. 
  
  "우리는 한국 주도의 통일을 지지한다. 단, 통일된 한반도는 韓美동맹에서 탈퇴, 중립국이 되어야 한다."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통일된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에서 벗어나 핵무장 국가 및 준핵무장 국가들 사이에서 외톨이가 된다. 뻐에 사무친 親中사대주의의 역사적 유전자가 發顯되어, 더욱 중국에 예속되는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중국이 공산독재국가로 남아 있다면 이는 親공산독재화를 뜻한다. 한국의 자유와 번영을 보장하였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위협 받는다. 한반도 중립화 제안은 자유냐 통일이냐의 선택을 한국인들에게 강요할 것이다. 
  
  아데나워는 자유를 통일보다 더 높은 가치로 수용하였지만 통일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서독이 경제적 군사적 외교적 國力을 충실히해가는 과정에서 東獨을 자연스럽게 牽引, 흡수하는 장기적 전략을 썼다. 아데나워는 서독을 서방세계로부터 떼어놓으려는 음모에 말려들지 않았다. 중국은 韓美日 동맹의 가장 약한 고리가 한국이라고 판단, 통일과 핵문제 해결을 미끼로 한국을 유혹, 동맹체제에서 탈퇴시키려 할 가능성이 있다. 
  
  박근혜 정부로 하여금 親中反日 노선으로 기울게 하는 데 성공하였다고 판단한 중국은 그만큼 韓美동맹도 약해졌다고 계산할 것이다. 중국은 핵무장한 북한정권과 친중화한 박근혜 정부라는 두 개의 카드를 쥐고 미국을 견제하려 들 것이다. 
  
  한국의 친북좌파 세력은 자동적으로 한미동맹을 포기한 중립화 통일을 지지할 것이다.
일본을 중국보다 더 싫어하는 일부 보수층도 동조할 것이다.
'중립화 통일'이 자유와 번영의 毒이 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리느냐가 중요한데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韓美동맹이냐, 중립화 통일이냐가 아니다. 자유냐 억압이냐이다.
한반도의 중립화냐, 중국의 민주화냐이다. 韓美동맹은 통일 이후에도 유지되어야 한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