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야당탄압" 주장에, 양승오 등 피고인들 "MRI 재촬영으로 해결될 일"
  • ▲ 양승오 박사(왼쪽)와 차기환 변호사(오른쪽)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양승오 박사(왼쪽)와 차기환 변호사(오른쪽)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돼,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다는 뉴데일리-MBC 등의 언론보도에 대해, 3년 전부터 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해 온 양승오 박사(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와 치과의사 김우현씨가, “이 사건을 정쟁의 도구로 삼아 본질을 호도하지 말라”며 공개 성명을 발표했다.

    양승오 박사와 김우현씨는 7일 <문재인 대표와 오영식 의원은 시민들의 3년간의 진실 추적을 정쟁으로 매도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이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를 “총선을 앞둔 야당 탄압, 박원순 죽이기”라고 비난한 사실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앞서 문재인 대표는 지난 4일 열린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원순 시장의 아들 (병역)문제를 다시 수사한다는 검찰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2013년 5월 검찰 자신이 무혐의 처분을 했는데 또 무슨 수사를 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하면서, 검찰 수사를 비난했다. 문재인 대표는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총선을 앞두고 노골화되는 박원순 죽이기와 야당탄압”이라고 정의하면서, 검찰을 압박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가 대리신검 혹은 영상자료 바꿔치기 등의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했다는 의혹은, 2011년 말 당시 무소속 강용석 전 의원이 처음 제기했으나, 2012년 2월22일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이른바 ‘공개신검’을 끝으로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 ▲ ▲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돼, 주신씨가 허리 MRI를 촬영한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진상규명에 앞장서 줄 것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돼,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병원 측의 행태를 비판하는 손 피켓을 들고 있다. ⓒ 엄마부대봉사단 사진 제공
    ▲ ▲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돼, 주신씨가 허리 MRI를 촬영한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진상규명에 앞장서 줄 것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돼,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병원 측의 행태를 비판하는 손 피켓을 들고 있다. ⓒ 엄마부대봉사단 사진 제공

    당시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공개신검 당일 촬영한 박주신씨 명의의 허리 MRI와 주신씨가 2011년 12월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자생병원 MRI와의 비교를 통해, 두 MRI 속 피사체가 동일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언론에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공개신검은 피검자에 대한 신원확인절차 없이 진행됐고, MRI 촬영 역시 공개신검이란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철저하게 통제된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이 그 뒤에 밝혀졌다.
    양승오 박사는 공개신검 직후인 같은 해 2월26일부터 지금까지,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양승오 박사는 공개신검 뒤 언론을 통해 공개된 주신씨 명의의 MRI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골수 패턴’(이하 골수신호강도)을 분석한 결과, “MRI 속 피사체의 나이는 최소 35세 이상”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양승오 박사가 병역비리 의혹의 근거로 내세운 ‘골수신호강도’는, 국체축구연맹(FIFA)이 청소년 축구대회 참가 선수들의 연령대를 판별할 때 사용하는 지표로, 그만큼 정확도가 높다.

    대구에서 개원의로 활동하고 있는 치과의사 김우현씨는 박주신씨의 치아가 나오는 자생병원 엑스레이 분석 결과 “수은증기 발생·변색 등의 문제로 치과의사들이 사용을 꺼리는 아말감 치료를 받은 치아가 14개에 이르고, 발치한 뒤 3년이 넘게 방치된 치아가 있는 등, 도저히 중산층 가정에서 생활하는 20대 청년의 치아로 볼 수 없다”며, 주신씨가 대리신검 혹은 영상자료 바꿔치기 등의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한 것으로 보고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 ▲ (왼쪽부터) 박주신씨 명의의 공군훈련소, 자생병원, 비자발급용 엑스레이.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왼쪽부터) 박주신씨 명의의 공군훈련소, 자생병원, 비자발급용 엑스레이.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박원순 시장은 양승오 박사 등의 의혹제기에 일체 답변을 하지 않다가, 지난해 5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양승오 박사와 김우현씨 등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시민 7명을 공직선거법 상 낙선목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양승오 박사 등 시민 7명에 대한 재판은 지난해 12월 시작돼 지금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열렸다.

    공판을 통해 피고인과 변호인들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박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가  두 개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새로 입수한 두 개의 엑스레이를 기존에 알려진 박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와 비교·판독한 결과를 법정에 증거로 제출했다.

    피고인과 변호인들이 새롭게 찾아낸 박주신씨 명의 엑스레이는, 2011년 8월 주신씨가 공군에 입소하면서 찍은 엑스레이(이하 공군 엑스레이)와 주신씨가 지난해 7월 영국 출구에 앞서 비자발급을 위해 찍은 엑스레이(이하 비자발급용 엑스레이) 등 두 개다.

    피고인과 변호인들은 이 두 개의 새로운 엑스레이를,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박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2011년 12월 촬영)와 비교·판독한 결과, ‘석회화 현상의 존재 여부’와 ‘극상돌기 방향성’에 있어, 뚜렷한 차이가 발견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박주신씨 명의로 알려진 3개의 엑스레이에 대한 비교·판독 결과, 이들 엑스레이 속 피사체를 동일인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차이가 발견된다는 사실은, 피고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라 할 수 있다.

     

  • ▲ ▲ 의료혁신투쟁위원회가 박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 판독을 위해 아시아근골격학회에 보낸 질의서. ⓒ 의료혁신투쟁위원회
    ▲ ▲ 의료혁신투쟁위원회가 박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 판독을 위해 아시아근골격학회에 보낸 질의서. ⓒ 의료혁신투쟁위원회



    양승오 박사의 변호인인 차기환 변호사는 공판을 통해 드러난 증거를 바탕으로, 지난달 시민 1,021명의 위임을 받아, 박주신씨를 병역법 위반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런 사실은 양승오 박사 재판을 심층 취재하고 있는 뉴데일리의 관련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졌으며, 지난 1일 MBC 뉴스데스크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서울시 임종석 정무부시장은 2일 오후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보도한 MBC 경영진 및 편집데스크, 담당 기자 등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하고, 이들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뉴데일리에 이어 공중파 방송까지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에 관심을 가지자, ‘박원순 죽이기’, ‘총선을 앞둔 야당 탄압’, ‘권력차원의 기획수사’ 등의 주장을 펼치면서,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사건 핵심피고인인 양승오 박사와 치과의사 김우현씨는, 성명을 통해 “총선을 앞둔 야당 탄압”이라는 문재인 대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양승오 박사와 김우현씨는 이 사건을 정쟁의 도구로 인식하는 문재인 대표 등 야당 의원들의 현실인식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 ▲ ▲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영상의학 전문의 양승오 박사(사진 왼쪽). ⓒ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 ▲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영상의학 전문의 양승오 박사(사진 왼쪽). ⓒ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양 박사 등은 “수 십 년간 쌓아온 의학적 지식과 임상경험에 비춰 2012년 공개신검 직후부터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해왔다”며, 자신들의 의혹 제기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행태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오영식 의원이,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최근 검찰의 수사를 ‘박원순 죽이기’, ‘야당 탄압’이라고 하면서, 이 사건의 본질을 정쟁으로 호도하는 있는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본인들은 박주신씨가 2012. 2. 22. 세브란스 병원에서 MRI를 촬영하고...(중략)...자생병원  MRI 피사체와 동일한 인물이라는 발표가 있었던 직후부터, 수 십 년간 쌓아온 의학적 지식과 임상경험에 비추어 (중략) 의혹을 제기하여 왔습니다.”

    “일반인들은 세브란스 병원에서의 MRI 촬영으로 의혹이 해소되었다고 생각했겠지만, 의학을 전공한 본인들이 판단하기에 많은 의문점이 있었기에 계속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양승오 박사와 김우현씨는 이어 “의학적, 과학적 지식과 경험에 비춰 의문을 제기하였으므로, 박주신씨가 투명하고 공정한 신체 재검을 하면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2012년 2월 열린 박주신씨 공개신검을 이완구 전 총리 아들의 그것과 비교하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2012년 2월22일의 신검은 검사 직전에 언론에 공표하여 일반 기자들이 자유로이 취재할 수 없었고...(중략)...이완구 총리후보의 아들이 신체검사를 할 때처럼 피사체의 특정을 위한 마커(marker)를 부착하지도 않았습니다.”

  • ▲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DB
    ▲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DB


    양승오 박사와 김우현씨는,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의 핵심 증거인 3개의 엑스레이를 비교·판독한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 사건의 목적은 정쟁이 아닌 실체적 진실규명에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본인들은 법원의 증거수집 절차를 통하여 박주신씨가 2011년 8월 30일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찍은 엑스레이, 2014년 7월 31일 세브란스 병원에서 영국비자 발급을 위해 찍은 엑스레이를 입수하였고, (중략) 본인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에 대하여 재판장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여 박주신씨를 증인으로 채택하였습니다.”


    양승오 박사와 김우현씨는, 시민 1,021명이 박주신씨를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사실에 대해서도, “고발 주체는 시민단체가 아닌, 자발적으로 참여한 1,021명의 시민들이며, 이것은 여당의 사주도, 연락도, 도움도 없는 자연발생적인 것“이라며, ‘권력차원의 기획수사’라는 새정치연합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오히려 이들은 “지난 3년 가까이 투쟁하고 수사 받고 고난당하는 가운데, 여당으로부터 도움은커녕 따뜻한 눈길 한번 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양승오 박사와 김우현씨는 ‘검찰이 2년 전 무혐의 처분한 사건을 다시 수사한다’는 문재인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2년 전 불기소결정은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무혐의결정으로, 진위가 완전히 가려진 것이 아니었다”며, “새로이 드러난 엑스레이 상 차이점, 귀 모양의 차이점은 특별한 의학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숨은그림찾기 수준일 정도로 명백하다”고 맞받았다.

    양승오 박사와 김우현씨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갈등과 논쟁은 박주신씨가 귀국해 1시간 남짓 엑스레이 등을 찍으면 과학적으로 완전히 해소될 일”이라며, “박주신씨가 귀국하기 힘들다면  법원과 검찰에 요청해 영국이나 다른 외국에서 촬영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양승오 박사와 김우현씨는 “박주신씨가 신체 재검에 응하는 것이 이 사건을 과학적·의학적으로 해결하는 길”이라며,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치권은 이 사건의 진행 경위를 왜곡하여 이 문제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지 말고 과학적· 의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박주신씨로 하여금 엑스레이(척추, 요추 및 치아 파노라마 엑스레이) 및 MRI 촬영에 응하도록 협조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