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F-16, DF-21D, DF-26, DF-31A 등 공개…최신 ICBM ‘DF-41’은 미공개
  • ▲ 中공산당은 3일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70분 동안 전승 열병식을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中공산당은 3일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70분 동안 전승 열병식을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3일 오전 10시(현지시간) 中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 열병식은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서방 국가들은 시진핑이 이끄는 中공산당 인민해방군의 ‘군사굴기’를 눈여겨봤다.

    中공산당의 전승 열병식에는 인민해방군 1만 2,000여 명과 27개 부대에서 차출된 500여 대의 전력 장비, 200여 대의 군용기가 동원됐다. 이날 동원된 장비 가운데 84%는 中인민해방군이 처음 공개하는 것이었다.

    70분 동안 진행된 中공산당의 전승 열병식에는 ‘제2포병’이 운용하는 대륙간 탄도탄(ICBM)과 중거리 탄도탄(IRBM), 일명 ‘항모 킬러’라 불리는 지대함 탄도탄 등이 대거 등장했다.

    이날 열병식에 참석한 中인민해방군 ‘제2포병’의 미사일은 ‘DF-16’, ‘DF-21D’, ‘DF-26’, ‘DF-31A’ 100여 기였다.

    中인민해방군 ‘제2포병’은 핵무기를 관리하는 부대다. 15만여 명의 병력이 잠수함 발사 탄도탄(SLBM)과 폭격기 발사 탄도탄(ALBM), 지상에서 발사하는 대륙간 탄도탄(ICBM)과 중거리 탄도탄(IRBM), 그리고 핵탄두 250여 기를 관리한다.

    中인민해방군은 자국 탄도탄에 ‘둥펑(東風)’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영어로는 이니셜인 DF로 표시한다.

    ‘DF-16’은 고체연료를 추진체로 쓰는 중단거리 지대지 탄도탄이다. 이전에 사용하던 사정거리 600km의 ‘DF-15’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탄도탄이다. ‘중·단거리’라고는 하지만 사정거리는 800~1,000km에 달한다.

    이 정도의 사정거리를 가진 서방 국가나 舊소련제 지대지 탄도탄은 폭탄을 싣는 탄두가 1개인 반면, 중국 ‘DF-16’은 옵션에 따라 최대 3개의 탄두를 실을 수 있다. 물론 핵탄두도 실을 수 있다.

    이 ‘DF-16’은 사실 대만 점령을 위한 무기다. 대만 정부는 中인민해방군이 ‘DF-16’의 실험을 마치고 2011년부터 ‘양안(兩岸)’ 지역에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군사매체에 따르면, 中인민해방군은 ‘DF-16’의 정밀유도를 위해 2009년부터 중국판 GPS인 ‘바이두’와 러시아의 ‘글로나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유도장치를 시험했으며, 2013년 이를 모두 적용해 실전배치했다고 한다.

  • ▲ DF-21D 시험 발사에 대한 中공산당 관영 CCTV 보도화면. ⓒ中CCTV 보도화면 캡쳐
    ▲ DF-21D 시험 발사에 대한 中공산당 관영 CCTV 보도화면. ⓒ中CCTV 보도화면 캡쳐


    ‘DF-21D’은 2단 고체로켓을 사용하는 ‘중거리 탄도탄(IRBM)’이다. 여기서 말하는 ‘중거리’란 대양을 넘어 다른 대륙을 공격할 수는 없지만, 같은 대륙의 웬만한 곳은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보통 사정거리 1,000~3,500km 내외를 말한다.

    ‘DF-21D’는 길이 10.7m, 직경 1.4m, 무게 14.7톤, 사정거리 1,700km인, 기존의 ‘DF-21’을 개량한 탄도탄이다. 1970년대 처음 만들어진 ‘DF-21’은 개량을 거듭했다. 처음에 개발한 ‘DF-21’은 사정거리 1,700km에 500kt(히로시마 원폭의 25배 위력) 핵탄두 1발을 장착한, ‘무식한 핵미사일’이었다.

    하지만 다음에 개발한 ‘DF-21A’는 90kt(히로시마 원폭의 4.5배 위력) 핵탄두를 장착, 위력은 크게 줄었지만 정밀유도가 가능한 탄도탄이었다. 정확도를 나타내는 ‘표준공산오차(CEP)’가 300m 내외라는 소문도 있었다. 이후 中인민해방군은 개량에 개량을 거듭, CEP 30m 수준으로 순항미사일 같은 정확도를 가진 ‘DF-21C’도 만들어 냈다.

  • ▲ 中인민해방군이 DF-21D로 美해군 항모전단을 공격하는 개념도. ⓒ英노팅엄 대학 블로그 캡쳐
    ▲ 中인민해방군이 DF-21D로 美해군 항모전단을 공격하는 개념도. ⓒ英노팅엄 대학 블로그 캡쳐


    오늘 등장한 ‘DF-21D’는 사정거리가 2,700km에 달한다. 용도는 ‘美해군 항모전단 척살용’이다. 영어로는 ‘ASBM(Anti-Ship Ballastic Missle, 대함 탄도탄)’이라고 표현한다. 美항모전단 파괴를 위해 대기권 밖으로 날아갔다가 재진입하는 과정을 거치며, 탄두는 유도 비행이 가능한 ‘MaRV(유도가능 재돌입 비행체)’이다. 탄두 유도는 전용 정찰위성이 맡는다.

    中인민해방군이 美태평양 함대의 항모전단을 파괴하기 위해 ‘ASBM’을 만들어 배치했다는 ‘소문’은 2005년부터 있었지만, 대중들 앞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핵탄두 장착도 가능하기 때문에 위력적이다.

  • ▲ DF-21D의 원형인 DF-21A 탄도탄과 이동형 차량 발사대. 中베이징 군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DF-21D의 원형인 DF-21A 탄도탄과 이동형 차량 발사대. 中베이징 군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참고로 中인민해방군이 ‘인공위성 요격용’ 또는 ‘대기권 밖 탄도탄 요격용’이라고 자랑하는 ‘KT’ 시리즈도 이 ‘DF-21’ 시리즈를 개조해 만든 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DF-26’은 이 같은 ‘D-21D’를 더욱 개량한 탄도탄이라고 한다. ‘DF-21D’가 美해군 항모전단을 주로 노린다면, ‘DF-26’은 사정거리를 ‘3,500km 이상’으로 대폭 늘이고, 탄두는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동식 차량 발사대(TEL)은 물론 지하 사일로(Silo)나 지상 고정식 발사대 등에서 쏠 수 있도록 범용성을 크게 높였다.

    美군사 잡지들은 ‘DF-26’이 美해군 항모전단은 물론 괌, 오키나와 등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타격할 용도로 개발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中인민해방군과 日자위대가 ‘센카쿠 열도’를 놓고 남중국해에서 충돌하게 되면, 이 ‘DF-26’이 일본 오키나와 일대의 섬을 향해 날아갈 수도 있다.

  • ▲ 美해군 항모전단 공격용 미사일 DF-26의 탄두부 내부. DF-21D를 더욱 개량한 탄도탄이라고 한다. ⓒ유튜브 공개 영상 캡쳐
    ▲ 美해군 항모전단 공격용 미사일 DF-26의 탄두부 내부. DF-21D를 더욱 개량한 탄도탄이라고 한다. ⓒ유튜브 공개 영상 캡쳐


    ‘DF-31A’은 가장 최근에 개발돼 실전 배치된 미사일로 대륙간 탄도탄(ICBM)이다. ‘DF-31A’가 서방 국가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사정거리보다는 추진연료와 발사 방식 때문이다.

    과거 중국이 만든 핵탄두 탑재 ICBM은 액체 연료를 사용해 관리가 힘들고, 발사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반면 ‘DF-31A’는 고체 연료 로켓을 사용하고, 이동형 차량 발사대(TEL)에 탑재할 수 있어 기존의 단점을 해결한 미사일이다.

    ‘DF-31A’는 길이 13m, 폭 2.25m, 무게 42톤으로 사정거리는 1만 1,200km 내외로 추정된다. 이 정도 사정거리면 美본토의 서부 일대까지 공격할 수 있다.

    ‘DF-31A’는 1발의 1Mt(히로시마 원폭의 50배 위력) 핵탄두 또는 150kt(히로시마 원폭의 5.5배 위력) 핵탄두 3발을 탑재할 수 있다. 각각의 탄두가 미리 입력한 목표를 향해 날아가는 ‘MIRV(다탄두 각개목표 설정 재돌입 비행체)’ 미사일이어서 작은 국가는 ‘DF-31A’ 한 발로도 쑥대밭이 될 수 있다고 한다.

  • ▲ 과거 열병식에 등장한 DF-31A 대륙간 탄도탄(ICBM).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화면 캡쳐
    ▲ 과거 열병식에 등장한 DF-31A 대륙간 탄도탄(ICBM).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화면 캡쳐


    中공산당은 이번 열병식에 이 같은 최신형 대륙간 탄도탄과 항공모함 공격용 신형 탄도탄을 공개함으로써 ‘군사굴기’를 제대로 드러낸 것이다.

    中인민해방군이 이런 핵탄두 장착 탄도탄들을 대거 공개한 것은 미국을 제외하면, 동아시아에서 中공산당을 막을 세력은 없으며, 서방 진영에게는 “중공이 아시아 지역의 패권국가임을 인정하라”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무력시위’로 보인다.

    한편 서방 국가들이 이날 전승 열병식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DF-31B’와 ‘DF-41’은 나타나지 않았다.

    ‘DF-31B’는 핵탄두의 기동성과 유도 성능을 높이고, 이동형 차량 발사대를 사용해 탐지가 어려운 미사일로 이미 일부가 실전배치 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 상태다.

  • ▲ 중국 시민이 도로에서 포착, 휴대전화로 찍어 온라인에 올린 DF-41의 사진. ⓒ글로벌 디펜스 포럼 블로그 캡쳐
    ▲ 중국 시민이 도로에서 포착, 휴대전화로 찍어 온라인에 올린 DF-41의 사진. ⓒ글로벌 디펜스 포럼 블로그 캡쳐


    ‘DF-41’은 3단 고체연료 로켓을 사용하는 ICBM으로 주로 이동형 차량 발사대를 사용하며, ‘DF-31’보다 폭이 더욱 두꺼워 MIRV 탄두 10개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정거리 또한 러시아의 신형 ICBM인 ‘토폴 M’을 능가하는 1만 5,000km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최신형 탄도탄이다.

    DF-31B와 DF-41은 과거 미국과 소련이 START 조약을 시작으로 핵무기 감축 노력을 시작할 때 그 대상에서 빠진 中공산당 정권은 줄기차게 핵군비 증강을 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