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극계의 두 거장 임영웅과 이강백의 만남
  • 손봉숙의 모노드라마 <'챙' 어느 교향악단의 심벌즈 연주자 이야기>는 어느 교향악단의 심벌즈 연주가였던 '함석진'이 주인공인 이야기다.

    연극 '챙!'은 관객들에게 예술과 인생에 대한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함석진의 죽음 혹은 실종에 대해 덤덤하게 추억한다.

    하지만 '함석진'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함석진의 아내가 교향악단 지휘자와 단원들이 전부 모인 자리에서 그를 기억하며, 그와의 만나부터 회상하는 형식으로 그려낸다.  이 연극의 가장 큰 묘미이다.

    함석진의 음악대학생 시절부터 교향악단 입단과 결혼 그리고 연주자로서의 인생에 대해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함석진이 늘 말해왔듯 오래 기다린 후에 절정의 순간이 오듯이 인생과 예술도 침묵 속에 큰 울림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2인극으로 선보였던 초연과 달리 모노드라마로 선보이는 2015년 '챙!'은 탄탄한 스토리와 변화된 모습이다.  

    모노드라마 연출에 대해 이강백 극작은 "연출가 임영웅의 '모노드라마' 제안으로 올 2월에 원고를 새롭게 썼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산울림 임영웅 대표는 그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와 함께 한국 연극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높이 평가 받은 한국 연극계의 거목이다.

    극작가이자 이강백 전 교수는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다섯'이 등단한 이후 꾸준한 창작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배우 손봉숙은 이해랑 연극상, 백상예술대상, 연기상 (3회 수상)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 국제극예예술협회 영희연극상을 수상했다.

    주요작품 으로는 <상자속의 사랑이야기>, <아가씨와 건달들>, <피의 결혼>, <19그리고 80>, <햄릿>, <따라지의 향연>, <한번만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아름다운 꿈 깨어나서>, <마리아 칼라스>, <쇼팽과 죠르쥬상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 <엘리펀트 맨>, <그린벤치>, <피고지고 피고지고>, <시련> 외 다수 1977년 데뷔작 <상자속의 사랑 이야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배우생활을 시작한 손봉숙은 오로지 무대를 지켜온 배우다. 그녀의 이름을 들으면 <백양 섬의 욕망>, <피의 결혼>, <수탉이 울지 않으면 암탉이라도>, <베르나르다알바의 집>, <햄릿>, <시련> 같은 작품들이 얼른 떠오를 정도이다. 특히 1993년 국립극단의 <피고지고 피고지고>라는 창작극에서 그의 진면목을 다시 한 번 발견했다. 그에게서 한국 여인의 끈끈한 정서와 절박한 멋, 가락과 풍류가 배어 나온 것이다. 큰 키에 가냘픈 몸매, 아름다운 얼굴과 정확한 발음으로 압도하는 그녀의 연기는 관객들의 심리를 사로 잡을만 하다.

    연극 '챙!'은 9월 1일 부터 20일까지 산울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