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 대사, 유엔 북한대표부 등 동원해 세계 곳곳에서 대남비방 기자회견
  • "서울에 전화해서 '이번 딱 한 번만 봐달라고 하라니까" 김정은이 부하들을 모아놓고 열심히 자신의 주장을 펴고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서울에 전화해서 '이번 딱 한 번만 봐달라고 하라니까" 김정은이 부하들을 모아놓고 열심히 자신의 주장을 펴고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북한이 외무성은 물론 해외에 있는 주요 공관을 통해 한국과 미국을 비난하는 여론전을 펴고 있다. 특히 외무성은 “전면전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北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인민이 선택한 제도를 목숨으로 지키기 위해 전면전도 불사할 것”이라는 북한 외무성의 성명을 보도했다.

    북한 외무성은 성명을 통해 “전쟁 접경에 이른 정세를 더 이상 되돌릴 수 없게 됐다”면서 자신들의 포격도발을 부정하며, “정치적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군사분계선 상의 사건을 조작해 출구를 찾으려 하는 것은 남조선의 상투적 수법”이라고 한국을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어 성명에서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자제할 대로 자제해왔다”면서 “지금에 와서 누구의 자제 타령도 정세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없게 됐다”며 남북한 모두의 책임으로 몰아간 러시아와 중국 당국을 향해서도 비난을 퍼부었다.

    북한 외무성의 이 같은 대남, 대미 협박 성명은 해외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있었다.

    21일(현지시간) 유엔 북한대표부의 안명훈 차석 대사는 美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조선이 최후통첩 시한까지 대북 선전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강력한 무력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안명훈 유엔 북한대표부 차석 대사는 “현재 조선 반도에서 조성된 긴장은 남조선과 남조선 군 당국이 만들었다”면서 “목함지뢰 폭발과 공화국의 대남 선제포격은 사실이 아니라 남조선이 조작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안명훈 유엔 북한대표부 차석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남조선의 도발과 심리전 재개, UFG 훈련을 다룰 긴급회의를 개최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해당 서한의 내용도 설명했다.

    북한대표부가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는 ‘목함지뢰는 남조선의 조작’, ‘남조선의 심리전 방송 재개는 기존의 합의를 위반한 전쟁행위’ ‘남조선이 북한으로 포 사격을 한 것은 전쟁 도발 행위’ 등이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베이징의 북한 대사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면전에서 무모하게 벌어지는 남조선 괴뢰 군부 깡패의 정치, 군사도발은 조선 반도 정세를 위기일발의 폭발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남조선이 최후통첩에 응하지 않으면 초강경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협박했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는 또한 “남조선의 대북 심리전은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고 군대가 목숨을 걸고 지키는 사상와 이념 체제를 허물고 정권을 찬탈하려는 악랄한 군사도발이자 노골적 침략 전쟁”이라면서 “이미 용인할 수 있는 한계선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는 “이 시각 이미 조선 인민군 부대들은 완전무장하고 언제든 작전 가능한 전시상태로 진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도 김현준 주러시아 북한 대사가 기자회견을 갖고 “남조선이 확성기를 통해 합법적인 북한 정부의 축출을 선동하고 있다”며 “남조선이 심리전을 수행하는 모든 수단을 제거하지 않으면, 거칠고 신속한 대응이 불가피하다”며 협박했다.

    이밖에도 일본의 조총련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재미종북 단체들이 현지 곳곳에서 기자회견과 시위를 벌이며, 한국과 미국을 비방하고 있다.

    김정은이 북한 외무성과 재외 북한 대사들은 물론 일본, 미국, 유럽 등의 종북 단체들까지 동원해 전쟁 협박을 하며 ‘최후통첩’을 받아들이라는 여론전을 펼치는 것은, 만에 하나 자신들의 도발이 한국과 미국 정부에 먹히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명분’을 쌓기 위한 명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