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동맹·UN, 대한민국 안보 뒷받침하는 두 개의 축
  • (사)건국이념보급회(사무총장 김효선)가 주최하고 뉴데일리(회장 인보길)와 대한민국사랑회(회장 김길자)가 후원하는 54회 이승만포럼이, 20일 서울 중구 정동 정동제일감리교회 아펜젤러홀에서 열렸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사)건국이념보급회(사무총장 김효선)가 주최하고 뉴데일리(회장 인보길)와 대한민국사랑회(회장 김길자)가 후원하는 54회 이승만포럼이, 20일 서울 중구 정동 정동제일감리교회 아펜젤러홀에서 열렸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6.25 전쟁이 소련 스탈린과 중국 모택동, 그리고 북한 김일성의 계획에 의한 남침전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북한의 침략을 저지할 수 있었던 것은, 군사작전권을 유엔군사령관에게 이양하면서도, 사실상 군 최고결정권자의 역할을 수행한 이승만 대통령의 전략적 판단이 크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건국이념보급회(사무총장 김효선)가 주최하고 뉴데일리(회장 인보길)와 대한민국사랑회(회장 김길자)가 후원하는 54회 이승만포럼이, 20일 서울 중구 정동 정동제일감리교회 아펜젤러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의 발제자로 나선 정일화 한미안보연구회 이사(백석대 교수,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정치학 박사)는 강연에 들어가기에 앞서,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의 공식행사 등에서 사라지기 시작한 ‘유엔기(旗)’에 대해 언급했다.

    정일화 이사는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함께, 대외안보체계로서 대한민국 안보를 뒷받침하고 있는 유엔이라는 기구를, 우리가 최근 망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 정부는 과거 30여년간 매년 10월 24일 ‘유엔의 날’에 기념행사을 거행하고 유엔기를 게양해 왔으나 지금은 사라졌다.

    북한은 입만 벌리면 유엔을 외세의 침략이라며 유엔군사령부를 없애야 한다고 떠들었고, 남한의 반정부세력도 유엔이 실체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유엔이 우리와 멀어지고 있다.”


    정일화 이사는 ‘세계를 바꾼 철학’이라는 표현을 통해 유엔의 출범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유엔이 출범하면서 오랫동안 외교적 수단의 하나로 인정돼 온 전쟁이 범죄로 규정되고, 전쟁으로 얻은 국토나 재산 등을 국제법 상 무효로 보는, 위대한 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 ▲ 김일성의 6.25 남침을 적극 지원한 중국 마오쩌둥(왼쪽), 소련 스탈린(오른쪽). ⓒ 뉴데일리DB
    ▲ ▲ 김일성의 6.25 남침을 적극 지원한 중국 마오쩌둥(왼쪽), 소련 스탈린(오른쪽). ⓒ 뉴데일리DB

    정일화 이사는 유엔이 이런 철학을 관철하기 위해 안보리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집단안보권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정 이사는 “유엔은 해상봉쇄와 경제제재 등의 방법으로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전쟁이 일어난 뒤에는 조기 종식을 위해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전쟁을 막기 위한 유엔의 역할을 설명했다.

    특히 정일화 이사는 6.25 당시 유엔의 역할을 강조했다.

    1950년대 대한민국의 안보 상황은 매우 열악했다. 당시 국민들의 70% 이상이 반미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미군정을 책임지고 있었던 하지 중장은 대한민국 정부가 구성된 이듬해, 전차 등의 미군 무기를 거의 대부분 한반도에서 철수시켰다.

    설상가상으로 1950년 11월 에치슨 미국 국무장관은, 한반도를 대(對)공산주의 방어선에서 제외했다.

    당시 미국은 원자폭탄이 전쟁 발발을 막아 줄 것이라는 지나친 기대감에 의존해 군비를 크게 삭감한 상태였다.

    정일화 이사는 6.25 당시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을 방어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3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3명은 무초 주한미국대사, 에치슨 미 국무장관, 그리고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다.

  • ▲ [이승만 포럼]은 대한민국의 건국 과정과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를 연구하는 포럼으로 (사)건국이념보급회(사무총장 김효선)가 주최하고, 뉴데일리(회장 인보길)와 대한민국사랑회(회장 김길자)가 후원한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 [이승만 포럼]은 대한민국의 건국 과정과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를 연구하는 포럼으로 (사)건국이념보급회(사무총장 김효선)가 주최하고, 뉴데일리(회장 인보길)와 대한민국사랑회(회장 김길자)가 후원한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정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무초 대사는 당시 외교가에서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반면 아주 냉철한 사람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었다. 에치슨 장관도 무초대사를 매우 신뢰했다고 한다.

    6.25가 발발하고 무초대사는 미 국무부에 북한의 남침내용을 담은 전문을 보냈다. 에치슨 장관은 무초대사의 전문을 읽고, 국지전이 아닌 전면전임을 즉각적으로 판단했다. 에치슨은 이후 유엔이 한국에 들어올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했다.

    당시 트루먼 대통령은 북한의 남침이 전면전이라는 보고를 받고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군”이라고 혼잣말을 했다고 한다. 냉전상황에서 6.25 전쟁에 개입한다는 것은 곧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루먼 대통령은 한국에 군대를 보냈다.

    6.25 전쟁이 발발하고 불과 이틀 뒤인 1950년 6월 27일 유엔안보리가 소집됐다. 이 자리에서 미국은 2차 결의를 통해 남한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결정했고, 맥아더를 주한 UN군 사령관으로 임명해 해군과 공군에 대한 지휘권을 부여했다.

    정일화 이사는 “국회의 동의도 받지 않았고, 국방비도 크게 감축됐던 상황에서 타국에 대규모 군대를 파병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은 보통일이 아니었다”며, 당시 트루먼 정부의 결단을 높이 평가했다.

    이승만 대통령의 판단도 주효했다. 이 대통령은 대구로 피신을 가 있던 7월 2일 신성모 국무총리서리와 정일권 육군 대장을 불러 직접 작성한 문서를 보여주면서, 유엔군사령관에게 작전통제권을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는 이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은 작전통제권을 유엔사령관에게 넘기는 시점부터 국제무대의 주연배우가 됐다”고 평가했다.

    7월 7일 한국전선에 처음 발을 들인 미 8군 사령관 월튼 워커 장군은 처음에 이승만 정부를 무시했지만, 작전권을 넘겨받은 뒤로는 유엔군사령관으로서 대한민국 군대의 원수에게 경례는 물론, 전황에 대한 보고도 해야 했다.


  • ▲ [제54회 이승만 포럼] 발제자로 나선 정일화 한미안보연구회 이사.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 [제54회 이승만 포럼] 발제자로 나선 정일화 한미안보연구회 이사.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승만 대통령은 비록 작전권은 유엔군에 이양했지만, 최고결정권자는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정일화 이사는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맥아더 장군은 이승만 대통령을 참 존경했는데, 서울을 수복하고 나서 ‘이승만 대통령은 나라를 사랑하는 분이니 온 국민의 박수를 받아야 한다’며 헬기를 타고 오게 하지 않고 한강을 잇는 부교를 설치해 자동차를 타고 건너도록 했다.

    미 국무부는 서울수복행사를 반대했지만 맥아더 장군은 자신의 직권으로 행사도 개최했다. 기록에 의하면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장군은 이 행사에서 서로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승만 대통령은 맥아더 장군을 불러 3.8선을 넘어 북으로 진격하라고 지시했다. 맥아더 장군이 받아들이기에 매우 모진 말이 아닐 수 없다.

    이후 이승만 대통령은 정일권, 백선엽 장군을 불러 3.8선을 넘어 진격하라고 지시하는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이 사건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의 주구(走狗)가 아니라는 사실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 정일화 한미안보연구회 이사(백석대 교수)


    이승만 대통령이 강경한 북진통일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었던 미국입장에선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로버트슨 미 국무부 차관보와 10번이 넘는 회담을 가지면서 미국으로부터 얻어낼 것을 최대한 얻어내면서,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어갔고, 결국 한미상호방호조약 체결이라는 외교적 성과를 거둔다.

    정일화 이사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군사적으로 대단한 경지에 와 있었던 분이라고 생각된다”며 “이 대통령은 작전권을 유엔에 넘기면서 얻을 수 있는 국군의 활동범위를 계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정 이사는 10월 24일 ‘유엔의 날’을 대대적으로 기념하고, 유엔기를 게양하는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를 알아야 나아갈 길도 안다”고 강조하면서, 전국의 공공기관부터 유엔기를 게양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