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벙커' 靑 국가위기관리상황실서 회의 주재 "북한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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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20일 서부전선에서 남쪽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하고 우리 군(軍)이 포탄 수십발을 대응 사격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 도발에 대해 "북한군이 오후 3시 52분쯤 로켓포로 추정되는 포탄 1발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지역으로 발사한 것을 감지 장비로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군은 북한군이 로켓포를 발사한 원점 지역으로 155㎜ 포탄 수십여발을 대응사격했다"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이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중이며 북한군 포탄이 군 부대가 아닌 야산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격으로 우리 군은 오후 5시 40분부터 전군 최고 수준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오후 6시 현재 우리 군의 인적·물적 피해는 없으며 우리 군의 대응 사격 이후 북한군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아 교전상태는 아니라고 군은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과 관련,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직접 주재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도발이 있은지 한 시간 여만인 오후 5시쯤 관련 상황을 보고 받고 오후 6시에 긴급 NSC를 소집, '지하벙커'로 불리는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약 40분 간 회의를 주재했다.

    당초 회의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의 NSC 상임위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박 대통령이 직접 NSC로 회의체를 격상시켜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도발이 그만큼 심각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NSC 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고 주민안전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최윤희 합참 의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김관진 실장으로부터 차례로 사건 개요를 보고 받았다"고 했다.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북한의 도발 배경을 분석하고 피해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우리 측의 대응사격에 대한 북한군의 동향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조만간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0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북한이 극적인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10월 노동당 창건일을 계기로 미사일 발사나 핵 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당 창건일 닷새 뒤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기간에 북한이 존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돌출 행동을 할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국제분석국장도 "북한이 '벼랑 끝 전술'로 방향을 바꾼다면 무기체계 시험과 함께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무력시위, 사이버 공격 등 다양한 도발로 한반도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수미 테리 콜럼비아 대학 선임연구원은 "최근 북한의 호전적 수사는 1976년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된 이후 주기적으로 반복된 '허세'이지만 북한의 대남 도발은 계속될 것이며 북한 도발을 되갚는 비례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