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러시아 전승 퍼레이드 다음날 방러한 메르켈처럼 묘수(妙手)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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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0월 1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미국을 방문해 한-미(韓美) 정상회담을 한다고 청와대가 13일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동맹 발전, 북핵 문제 등 대북공조, 동북아 평화·안정·번영을 위한 협력,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실질협력 증진 등 다양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강력하고 역동적이며, 진화하는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양국 간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네 번째다. 한-미 정상회담은 당초 지난 6월 16일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우리 정부가 메르스(MERS) 사태로 연기를 요청해 이번에 일정이 재조정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은 양국 간 발표 시점 협의에 따라 이날 새벽(미국시간 12일 오후) 동시에 발표됐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한미 양국 파트너십의 강도와 폭을 강조하는 동시에 한미 양국 국민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두 정상이 안보와 경제는 물론 한-미 동맹과 역내 안정 및 안보 강화를 위한 역할을 포함해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논의할 것이며, 환경과 에너지, 우주·보건, 사이버안보 등 21세기에 양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협력 확대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지속적인 위협에 맞서 한반도의 현 안보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방미(訪美) 일정은 한-미 양국이 평소 20여일 정도를 앞두고 발표했던 것과는 달리, 2개월이나 앞서 이뤄졌다.

    이를 두고 박 대통령이 9월 3일 중국 '항일전쟁 승리 및 제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 참석 발표에 앞서 미국을 배려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한-미 정상회담 일정 합의에 따라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과 관련, "제반사항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광복절 이후인 내주 후반께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6.25전쟁 중 장진호 전투에서 얼어죽은 美해병들. 美해병들이 이렇게 희생된 것은 中공산당이 김일성을 도와 30만 명을 파병했기 때문이다. ⓒ6.25전쟁 60주년 블로그 캡쳐
    ▲ 6.25전쟁 중 장진호 전투에서 얼어죽은 美해병들. 美해병들이 이렇게 희생된 것은 中공산당이 김일성을 도와 30만 명을 파병했기 때문이다. ⓒ6.25전쟁 60주년 블로그 캡쳐

     

    문제는 박 대통령이 어떠한 형태로 중국 전승절에 참석하느냐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6.25 전쟁 당시 우리 국군과 유엔 연합군을 학살한 중국 공산당의 열병식(閱兵式)에 참석할 경우, 국내에선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공산군은 북한 김일성이 패망하기 직전, 유엔(UN)의 결의를 무시하고 압록강을 넘어와 대한민국을 공격했다. 중국 공산군이 북한을 돕지 않았다면 남북(南北) 분단의 아픔을 겪을 일도 없었다.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도 지난 5월 9일 러시아가 개최한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식을 앞두고 비슷한 고민을 했다.

    고심을 거듭한 끝에 메르켈 총리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묘수를 뒀다. 전승 퍼레이드가 열린 '다음날' 모스크바를 방문해 무명용사 묘에 헌화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이다.

    '전승 퍼레이드 참석'의 부담을 내려놓으면서, 시기를 조율해 푸틴 대통령과 만났으니.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라는 원죄에 매인 독일 수장으로서는 할 일을 다 한 셈이다. 아울러 메르켈 총리는 이번에도 중국 전승절 무렵 방중하지만 열병식에는 참석하지 않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 러시아 전승 퍼레이드가 열린 다음날 방러한 독일 메르켈 총리처럼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묘수(妙手)를 낼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불리는 보수진영 내에선 "박 대통령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우리 국군을 무자비하게 학살한 중국 공산군 열병식에 참석해 박수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