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우리 군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 테이블에 올려놓고 가능한 것 검토할 것”
  •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북전단을 날리는 모습. 앞으로는 국군이 날리는 대북전단을 보게 될 수도 있다. ⓒ뉴데일리 DB
    ▲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북전단을 날리는 모습. 앞으로는 국군이 날리는 대북전단을 보게 될 수도 있다. ⓒ뉴데일리 DB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전 국민이 들끓는 가운데 정부가 10년 넘게 중단했던 대북전단 살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1일 국방부는 북한군의 목함지뢰 도발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비무장지대(DMZ) 내의 수색·매복 작전 및 교전수칙 강화, 잡목 제거 등의 대책을 내놓으면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금 우리 군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 중에서 가능한 것이 무엇인가를 검토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대북전단 살포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한다.

    국방부의 대북전단 살포 검토가 눈길을 끄는 것은 전방 DMZ 지역 일대에서 실시하는 대북 심리전 방송과는 파급력이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국방부의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은 민간단체들이 쓰는 수소 풍선과는 차원이 다르다.

    2004년 6월 4일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상호비방을 금지하기로 합의한 뒤 한국군은 6월 15일을 기점으로 대북전단 살포와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했다. 이때 북한은 장비는 그대로 두고 방송만 중단한 반면, 한국군은 방송시설까지 모조리 철거하고, 국군심리전단의 병력도 대폭 축소했다. 이때 대북 심리전을 담당하던 전문 인력들도 대거 전역했다.

    2010년 3월, 북한군의 천안함 폭침과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한국 정부는 대북 심리전 재개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이후 대북 심리전 방송을 위한 확성기와 대북 전단 살포를 위한 장비 등은 다시 갖췄지만, 실제 방송을 하거나 전단을 살포하지는 않았다.

    반면 북한군은 이때부터 대남 전단(삐라)을 뿌리기 시작했다. 전방 지역에서는 2010년 이후 대남 전단이 종종 발견되고 있다.

    이에 한국군은 2011년 1월, 국군심리전단 조직을 확대 개편, 합동참모본부 산하에 소장 급 장성이 지휘하는 '민군 심리전부'를 만들고, 대북 심리전을 준비해 왔다.

    군 당국이 이번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한 데 이어 대북전단 살포까지 재개하면,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민간단체들이 살포하는 대북전단보다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의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은 헬륨을 담아 매우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으며, GPS(지구위치정보시스템)와 타이머 등을 갖춘 데다 인공위성을 통한 기상정보까지 활용할 수 있어, 원하는 지역에다 전단을 살포할 수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전단의 내용이 김정은 일가의 치부와 북한 내부의 진실 등을 담게 되면, 북한군은 물론 북한 주민들의 민심 이반이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군 당국이 대북전단을 살포하게 되면, 항상 비용 문제로 고민하는 민간단체와는 달리, 대규모로 조직적인 전단 살포가 가능해 북한 정권에 주는 타격이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